‘수입이 불규칙해서…’ 공인중개사 부부가 딴 자격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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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김진덕, 여수정씨 부부
주택관리사 시험 동시 합격 화제
전기기사 자격증도 도전…100세시대 준비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는 말이 있다. 아내와 남편이 합심해서 한마음 한뜻이 된 걸 의미한다. 7년간 함께 공인중개사를 운영하고 2019년에는 주택관리사 자격증 시험에 동시 합격해 일심동체임을 보여준 부부가 있다. 대전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김진덕(50)씨, 여수정(42)씨 부부다.

주택관리사 자격증은 40대~60대에게 인기가 많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통계를 보면 2019년 22회 주택관리사 자격시험 합격자 중 50대가 1659명으로 가장 많았다. 40대 1414명, 60대 이상이 51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아파트·빌딩 관리소장, 공사·건설업체 운영 책임자 등으로 활동할 수 있어 은퇴 후 노후 준비하는 사람이 응시한다. 나란히 주택관리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인 남편 김진덕씨에게 아내와 함께 공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진덕, 여수정씨 부부./본인 제공

◇아내와 함께 학원 등록

김진덕씨는 2008년부터 대전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했다. 아내 여수정씨와 함께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쯤이다. 김씨는 이미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2018년 주택관리사 자격증에 도전했다고 한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저는 토지, 아내는 아파트를 담당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토지 쪽 수입이 불규칙했어요. 부수입을 내는 다른 일을 고민하던 차에 아파트 관리실에서 일하는 지인이 관리실 기사를 제안했습니다. 기사는 격일로 일해서 부동산 일과 겸업할 수 있어 시작했죠. 기사는 업무가 단순해서 일반인도 할 수 있습니다. 4년 조금 넘게 병행하다 관리소장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소장을 하려면 주택관리사 자격증이 필요했습니다. 공인중개사 공부를 했었고 또 과목이 겹쳐서 문제집만 봤는데 따로 공부하지 않고는 풀 수 없겠더군요. 2018년 10월부터 학원(에듀윌 대전)에 등록하면서 제대로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내가 같이 도전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둘 다 노는 걸 좋아합니다. 혼자 학원에 다니고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공부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도 같은 생각이었죠. 서로 믿고 의지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같이 등록했어요.”


부부 사이가 좋고 함께 놀러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진덕씨. 슬하에 자녀 3명이 있다. 군복무 중이고 기숙사에 살아서 공부 중 크게 신경쓸 일은 없었다고 한다. 중학생인 막내 역시 부모 자식간 서로 하는 일을 묵묵히 응원해주기 때문에 마음 편히 할 수 있었다고 한다./본인 제공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어떻게 공부했나요.

“오후반이라 낮에는 일하고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는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나중에는 아내는 오전반, 저는 오후반 수업을 들었습니다. 예습은 일 때문에 어려웠지만 복습은 철저히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학원에서 하기도 하고 집에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물어보고 알려주면서 확실히 익혔죠. 아내는 다른 학생들이 물어볼 정도로 회계를 잘합니다. 회계 쪽에서는 아내 도움을 많이 받았고 기술이나 시설 쪽에서는 제가 아내를 알려줬습니다.”

-일과 병행하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힘들었지만 생계 때문에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수업에 늦을 때도 있었고 밀리는 부분도 있었어요. 그러나 저뿐 아니라 강의를 듣는 대부분의 사람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룹 스터디도 했나요.

“처음 학원에 등록할 때 모임과 술을 좋아하니까 아무리 공부라도 모임에 나가지 말자고 아내와 약속했습니다. 공부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더라도 사적인 자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오직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모임은 만들지도 말고 나가지도 말자고 했습니다.”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본인 제공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공부해

주택관리사 자격시험은 1차·2차로 나뉘어있다. 1차는 민법, 회계 원리, 공동주택 시설개론 등 3과목을 평가한다. 2차는 주택관리 관계법규와 공동주택 관리실무 두 과목이다. 1차는 전부 객관식이고 2차는 객관식과 주관식이다. 1, 2차 모두 과목당 40문제를 출제한다. 100점 만점에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1차 시험 유효기간은 1년이다. 1차에 합격한 다음 해까지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김진덕씨 부부는 2019년 7월 1차, 같은 해 12월 2차에 합격했다.

-당시 기분이 어땠나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1년 동안 공부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2차 합격보다 1차 때가 더 좋았죠. 1차에 합격을 해야 2차 시험도 볼 수 있는거니까요.”

-공부하기 까다로운 과목은?

“특정 과목보다는 주관식이 있는 2차가 어려웠습니다. 주관식은 법 조항 빈칸 채우기입니다. 빈칸을 정확히 채워야 하기 때문에 법을 통째로 외워야 하죠. 예를 들어 조항 하나에 3개의 괄호가 있고 한 개라도 못 쓴다면 그 문제는 틀린 겁니다. 이 부분이 많이 부족해서 2차 시험 20일 남겨놓고 독서실에 들어갔습니다. 아침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공부했어요. 조항을 달달 외웠고 결국 합격할 수 있었죠.”

-공부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시작할 때는 경제적으로 구애받지 말고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니 경제적으로 부족할 때도 있었습니다. 또 사회생활을 다 끊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아 짜증이 늘었어요. 혼자였으면 포기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내의 도움이 컸습니다. 가장으로서 수입이 줄어도 이해해줬고 워낙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라 많이 다독였습니다. 참 감사하죠.”

◇공부 팁 ‘한 우물만 파기’

올해부터는 아내 여수정씨가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전담해서 운영한다. 김진덕씨는 현재 사무소 일을 도우면서 이력서를 넣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주춤하지만 관리소장으로 취업하기 위해 교육도 받고 이력서도 넣었어요. 취업준비생인 셈입니다. 학원에서도 메신저를 통해 채용 공고 공유, 면접 정보 제공 등 시험 후에도 꼼꼼하게 챙겨주고 있어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주택관리사 자격시험 공부 팁이 있다면?

“이곳저곳 다른 인터넷 강의나 문제집이 아닌 오직 학원 강의와 문제집으로만 공부했습니다. 요즘에는 조금만 찾아봐도 자료가 많아요. 문제집 10개를 한 번씩 보기보다 제대로 된 한 권을 10번 보는 게 낫다고 판단했어요. 그렇게 공부하다 모르는 건 무조건 선생님께 가서 물어봤습니다. 아내는 학원 선생님이 귀찮아할 정도로 따라다녔죠. 시험이 다가올수록 불안해서 여러 가지를 보게 되는데, 마음 단단히 먹고 한 우물만 팠습니다.”

-앞으로 또 도전하고 싶은 자격증이 있는지.

“전기 기사 자격시험도 볼 예정입니다. 관리소장으로서 일할 때 메리트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년도 길어지고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도 늘어나 일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또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에 이어 계속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도전해서 얻는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으니까요.”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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