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이 대머리라니!” 충격 드라마의 원작, 누가 그렸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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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내과 박원장’ 포스터. /티빙 

“이서진이 대머리라니!” 이 드라마, 포스터부터 심상치 않다. 훈훈한 미중년으로 유명한 배우 이서진이 양쪽 머리만 조금씩 남긴채 가운데 머리가 모두 벗겨진 중년의 의사 역할을 맡다니. 도대체 어떤 드라마이길래 매력적인 주인공을 앞세우는 드라마계의 오랜 공식을 깬 것일까.

‘내과 박원장’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드라마는 OTT 플랫폼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이 드라마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환상을 철저히 깨부순다. 의사만 됐다 하면 누구든 억대 연봉에 높은 사회적 대우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 박원장은 개원 후 엄청난 적자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웹툰 ‘내과 박원장’ 속 고통받는 박원장. /네이버웹툰

그 역시도 어린시절 TV 속 의사의 모습을 보고 삼수 끝에 의대에 진학했다. 온 청춘을 다바쳐 고통의 세월 끝에 의사가 됐지만 수없이 많은 병원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것은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요하는 일이었다. 환자들은 드셌고, 때로는 그를 협박했으며 돈 안 되는 일들을 서비스로 강요하곤 했다. 

박원장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익히 보고 들어왔던 의사의 삶과는 몹시 다르다. 의사는 고수입에 만족도가 높은 직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1년 4월 발표한 ‘2019 한국의 직업정보(2019 KNOW 연구보고서)’에도 의사에 대한 직업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직업 만족도 조사 결과 상위 30개 직업 가운데 11개가 의사였고, 이 가운데서도 치과의사는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성형외과 의사는 높은 연봉을 받는 의사들 가운데서도 연평균 1억3130만원을 기록해 전체 3위에 해당하는 고액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의사의 평균 소득은 906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통계 속에 박원장 같은 의사도 있었다니. 정말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다. 드라마의 원작 웹툰인 ‘내과 박원장’은 실제로 개원 경험이 있는 현직 의사 장봉수(필명)씨가 자신이 보고 듣고 겪은 일들 토대로 그렸다. 처음 만화를 올린 곳도 의사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였다. 연습 삼아 가볍게 그렸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네이버와 다음 웹툰에도 도전했다.

그곳에서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의사의 실상을 파헤친 ‘파격’ 덕에 많은 응원을 받았다. 그는 이를 발판삼아 2021년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정식 연재를 시작했고, 결국 작품이 드라마화로 이어지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자신만의 전문화된 경험을 웹툰으로 그려 이름을 알린 작가들은 장봉수 작가 이외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툰 ‘메리지 레드’./ 최유나 변호사 인스타그램

내밀하고 적나라한 이혼의 과정을 웹툰으로 그려내 인기를 끈 인스타툰 ‘메리지 레드(marriage red)’는 이혼전문 변호사 최유나씨가 스토리 작가로 만든 작품이다. 그림은 김현원 웹툰 작가가 그렸다.

최 변호사가 10년 가까이 1000여건의 다양한 이혼 소송을 진행하면서 지켜봤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와 개인적 소회를 담은 이 웹툰에 17만명의 팔로어가 관심을 보였다. 이중에는 만화 속 사례가 마치 내 사례와 같다며 공감을 표하거나 내 일처럼 눈물을 흘렸다며 댓글을 다는 이들도 있었다.

만화 속에는 수십 년간 부인 몰래 도박을 해온 남편, 외도로 깨진 젊은 부부,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아온 노년 부부의 황혼 등의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실려 있다. 최 변호사는 2019년 이 작품들을 모은 책 <우리 이만 헤어져요>를 펴내기도 했다. 출판 이후에도 최 변호사는 계속해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메리지 레드를 연재하고 있다. 현재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6만명으로 늘어났다.

루나파크 다이어리(왼쪽 사진)와 만화를 그리고 있는 홍인혜 작가. /홍인혜 작가 제공

귀여운 그림체에 일상이 뚝뚝 묻어나는 웹툰으로 유명한 ‘루나파크’를 그린 홍인혜 작가는 원래 카피라이터였다. 대형 광고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자신의 홈페이지 ‘루나파크’에 그림을 그려 올리기 시작한 것이 시작이었다.

만화의 스토리는 대개 그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그래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 자취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현실적인 내용과 달리 앙증맞고 귀여운 그림과 손으로 한 글자씩 눌러쓴 글자들은 독자들에게 명랑한 기분을 안겼다.

그가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창작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광고 역시 극한의 창작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어디까지나 광고는 광고주가 있고,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했기에 개인의 자유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자신의 일상을 만화로 그려 홈페이지에 연재하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그의 만화는 사람들의 이목을 더 끌었다. 홍 작가는 “인상적인 사건을 겪으면 메모를 해뒀다가 퇴근 후 그림 작업을 했다”며 “신기하게도 많은 분이 만화를 봐주셨고, 그 덕분에 제가 만화가라는 타이틀을 얻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만화가 유명해지면서 그는 벌써 <루나파크>, <루나파크 옷걸이 통신>, <루나파크 사춘기 직장인>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연말이면 다이어리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굿즈도 판매할 정도로 팬덤도 갖췄다.

그는 15년 경력의 카피라이터로서도 굵직굵직한 성과들을 올렸다. ‘즐거움엔 끝이 없다(tvN)’를 비롯, ‘의자가 인생을 바꾼다(시디즈)’, ‘교촌은 이런 치킨입니다(교촌치킨)’ 등 익숙한 광고 카피들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홍 작가는 광고 회사를 그만둔 지금 프리랜서 만화가이자 시인, 수필가, 삽화가로 다양한 방면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닥터앤닥터 육아일기의 한 장면./ 네이버웹툰

2021년말 연재를 종료한 네이버 웹툰 ‘닥터앤닥터 육아일기’의 작가 닥터베르는 웹툰 작업을 시작할 당시 대학원생이었다. 그는 박사 학위 과정을 밟던 중 산부인과 전문의인 아내가 아이를 낳자 학업을 중단하고 육아에 뛰어든 자신의 경험을 만화로 그렸다. 

‘공학박사 아빠의 논문을 기반으로 한 육아’라는 타이틀에 많은 이들이 호기심을 가졌고, 딱딱할 것만 같은 느낌과는 전혀 다른 유쾌하고도 심도깊은 그의 육아와 일상에 많은 이들이 팬을 자처했다. 2년 이상 이어진 연재에도 늘 팬의 사랑을 받던 그의 웹툰은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네이버 인기웹툰 ‘외모지상주의’를 그린 박태준 작가는 원래 쇼핑몰을 운영하는 대표이자 피팅 모델, 방송인이었다. 그는 얼짱 출신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10~20대를 겨냥한 남성 의류 쇼핑몰 아보키를 운영하던 그는 웹툰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2018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글 CCBB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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