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2000원에, 연봉도 후려쳐…“왜? 난 유튜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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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브 채널 운영자의 갑질 논란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유명 유튜버가 편집·촬영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에게 처우와 관련해 갑질을 한 것인데요. 일부 유튜버는 가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피해 직원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채널 커뮤니티에 공개해 더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9개월 일하고 300만원도 못 받아

지난 2021년 12월14일 구독자 10만명 규모의 게임 유튜브 채널 자빱TV 콘텐츠를 제작하던 스태프들은 SNS를 통해 짧게는 8개월, 길게는 1년 3개월 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들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일을 시작했고, 평균 주 6일 하루 6~8시간 근무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방송 2주 전부터는 매일 10시간 이상 콘텐츠를 만들고, 하루에 5시간도 못 자는 날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자빱TV 유튜브 캡처

문제는 업무 시간뿐이 아니었습니다. 스태프들은 일한 만큼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A씨는 15개월 동안 3번의 급여 정산을 통해 597만원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한 달에 39만원을 받고 일한 것입니다.

폭로에 동참한 다른 직원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B씨는 9개월 넘게 일하고 정산을 단 한 번 받았습니다. 정산금은 288만원으로, 월급으로 따지면 30만원 수준입니다. 시급으로 따지면 약 2000원인데요. 2021년 최저임금인 8720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8개월 일하고 314만원(월급 39만원)을 받았다는 C씨의 상황은 그나마 B씨보다 나은 편이었습니다.

자빱은 갑질 피해 폭로 다음 날 채널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는 “하루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참담한 심정으로 지난 과거를 돌아봤다”며 “상처받은 해당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습니다. 자빱은 스태프들이 콘텐츠를 만들면서 과도한 업무량에 건강에 무리가 갈 정도로 일한 걸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건 편집자를 제외한 다른 스태프들이 모두 프리랜서였고, 일부 직원이 본업과 채널 업무를 겸직했기 때문”이라며 일부 지적에 대해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갑질 폭로에 대한 후폭풍은 컸습니다. 폭로 이후 채널 구독자들이 빠지기 시작했고, 14만명이 넘었던 구독자는 1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자빱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며 평생 뉘우치며 살겠다”고 했습니다. 

자빱이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린 사과문. /자빱TV 유튜브 캡처

◇“대리·과장도 이직하면 사원 아닌가요?”

2021년 12월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출근 전날 제안 연봉을 500만원 낮춰 부르는 기업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경력 6년 차 PD라고 본인을 소개한 D씨는 “구독자 60만명 정도인 클래식 음악 관련 유튜브 회사와 면접을 봤다”라며 1차 면접에서 회사 측에 연봉 4200만~4500만원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D씨는 2차 면접에서 회사 대표로부터 연봉 4000만원을 제안받았다고 했는데요. 성과급과 인센티브가 있어 열심히 하면 벌충이 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는 D씨는 대표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D씨는 2021년 12월 6일 입사할 예정이었습니다.

D씨는 첫 출근을 하루 앞둔 작년 12월 5일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한테 전화를 받았습니다. D씨는 CFO한테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3500만원의 연봉이 책정됐는데 괜찮겠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CFO는 D씨한테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데 리스크가 있다”, “당신이 그러리라고 보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업무 태만 등의 케이스를 봐왔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D씨는 폭로 글에서 “예상했던 연봉보다 500만원이 깎인 채로 출근하게 생겼는데, 괜찮을 수가 없었다”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D씨가 면접을 본 회사는 구독자 60만여명을 보유한 클래식 음악 유튜브 채널 또모(TOWMOO)입니다. D씨가 블라인드에 쓴 글은 SNS를 타고 빠르게 퍼졌습니다. D씨는 “글을 올린 뒤 대표한테 연락이 왔는데, 대표는 당사자의 반응을 보기 위해 연봉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 설명했다”라고 했습니다. 연봉 삭감을 통보한 게 아니라, 연봉이 줄어든 걸 당사자가 받아들일 지를 물어본 것이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D씨는 또모 대표가 “대리, 과장급 직원이 다른 회사로 넘어가면 그대로 대리, 과장으로 시작하느냐. 사원부터 시작하지 않으냐. 저희 회사에서는 처음 근무하는 거라 초봉 기준으로 책정했다”라고 답변했다고 폭로했습니다.

D씨가 올린 폭로글. /블라인드 캡처

경력직은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 이직할 때 보통 이전 경력을 인정받습니다. 이전 직장에서 대리급 연차였으면 이직하는 회사에서 전 직장 연봉을 최소한 보전받는 식입니다. 하지만 또모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 대리∙과장급이었어도 이직하면 사원부터 시작하는 거라 말했다고 합니다. 또모 대표를 향한 비난이 커진 이유입니다.

사실 유튜브 채널 또모를 만든 백승준 대표는 음대 19학번입니다.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는데, 채널이 인기를 끌면서 유명해진 사례입니다. 백 대표의 배경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취업 준비도 해본 적 없는 20대 초반 대학생이 6년 차 PD의 경력을 무시한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대리·과장급에서 이직한다고 사원부터 시작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과 함께였습니다.

백 대표를 향한 비난이 커지자 그는 결국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는 논란이 생긴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6년 차 경력직이라 기술한 D씨는 알고 보니 전 직장에서 3개월 계약직이었던 프리랜서”라 말했습니다. 또 “11개월 근무한 두 직장을 빼면 1년 이상 일한 기업이 없다”며 폭로한 피해자의 이력을 문제 삼았습니다. 백 대표는 또 “정식으로 출근하기 전 회사에서 주최한 공연에 초대받아 참석한 D씨가 공연 현장에서 보여준 태도가 면접 때와 달라 팀원들이 아쉬움을 보였다”라며 D씨를 깎아내리기도 했습니다. 백 대표가 올린 사과문은 도리어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백승준 대표는 또모 대표직을 내려놨습니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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