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수 출신에 남자 프로 리그 진출까지, 유리천장 깬 스포츠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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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깬 스포츠 스타들
남자 프로 리그 진출하고, 비선수 출신으로 데뷔도
“끈질기게 목표를 추구했다” 

2022년 1월 8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멜버른 에이시스’와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의 멜버른 챌린지 시리즈 2차전이 열렸습니다. 멜버른 에이시스가 0대4로 뒤지고 있던 6회 초. 금발의 여성이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는 1이닝 동안 안타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볼넷 1개만 내주며 실점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왔죠. 1이닝이었지만 쉽지 않은 상대 팀의 타선을 막은 주인공은 바로 제너비브 비컴(Genevieve Beacom·17)입니다.

제너비브 비컴

비컴은 호주 프로 야구(Australian Baseball League·ABL) 최초의 여성 선수입니다. 그가 이날 치른 경기는 정규시즌이 아닌 이벤트성 경기였지만, 프로 야구 사상 여성 선수가 등판한 건 처음입니다. 첫 등판에서 비컴은 직구과 커브를 구사했습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0km를 기록했죠. 비컴의 프로 야구 데뷔는 호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화제였습니다. 미국 주요 스포츠 매체인 MLB.com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비컴의 소식을 전하며 ‘새 역사’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야구장은 ‘금녀(禁女)’ 공간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제네비브 비컴이 이를 깬 셈입니다. 사실 비컴은 이미 16세 이하 호주 야구 리그에 합류한 첫 여자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19년부터 2022년 시즌까지 VSBL 디비전1 시니어리그(ABL의 하위리그 격)에 출전했죠. 2022년 1월 비컴은 멜버른 구단과 2022-2023시즌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습니다.

메이저리그 출신 피터 모일런(Peter Moylan) 멜버른 감독은 “비컴이 야구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우리가 비컴을 이벤트성으로 영입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비컴은 멜버른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는 투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멜버른 에이시는 경기에서 패했지만,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제네비브 비컴이었습니다. 비컴은 경기를 마치고 멜버른 구단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하며 “팀의 추가 실점을 막는 게 오늘 목표였고, 다행히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야구에 도전하는 여자 선수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는데요, 그는 “나도 ‘소프트볼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누군가가 당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해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당신이 간절하게 원하고, 노력하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 당신도 할 수 있다”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제네비브 비컴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꾸준히 노력해 유리천장을 깨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회에 큰 귀감이 된 선수들은 또 있습니다.

레이첼 볼코벡./ 볼코벡 SNS 캡처

미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여성 야구 감독

2022년 1월 10일에는 미국 프로야구리그(Major League Baseball·MLB)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팀 탬파 타폰즈가 신임 감독으로 레이첼 볼코벡(Rachel Balkovec) 타격 코치를 선임했습니다. 마이너리그이긴 하지만, 미국 프로야구 사상 최로로 여성 야구 감독이 탄생한 것입니다.

볼코벡은 과거 소프트볼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 201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시간제 컨디셔닝 코치로 처음 프로 야구 세계에 발을 들였다고 합니다. 컨디셔닝 코치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부상 방지에 힘 쓰는 사람입니다. 이후 휴스턴 애스트로스 마이너리그를 거친 뒤, 2020시즌에는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타격 코치로 선임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감독까지 오른 것이죠.

2020년에는 MLB 사상 최초의 여성 단장도 탄생했습니다. 당시 마이애미 말린스는 킴 응(51) MLB 사무국 수석부사장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죠. 중국계 여성인 킴 응 단장은 북미 남성 스포츠 구단 최초의 여성 단장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시아계로는 역대 두 번째입니다.

킴 응 단장은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에 인턴으로 입사해 야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화이트삭스 운영부국장을 지낸 뒤 불과 29살의 나이로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부단장에 올랐죠. 양키스에서 1998∼2000년 월드시리즈 3연패를 이끈 후  2002년 서부지구 또 다른 명문 구단인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부단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는 2005년 다저스를 시작으로 최소 7개 구단에서 단장직에 도전했지만, 첫 여성 단장에 이르는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2011년부터 MLB 수석부사장을 지내면서도 그는 단장의 꿈을 버리지 않았죠. 결국 그는 야구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30년 만에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킴 응 단장은 “야구계에 처음 들어왔을 때, 여성이 메이저리그 팀을 이끈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지만 끈질기게 나의 목표를 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선태 선수./ 방송화면 캡처

비선수 출신 유리천장 깬 야구선수

2019년 6월엔 한국 야구 프로 리그 사상 최초로 비선수 출신이 1군 선수로 데뷔했습니다. 주인공은 LG 트윈스 한선태 선수입니다. 비선수 출신이라는 건, 고교 시절이나 대학 시절 선수로 활동하지 않은 선수를 말합니다. 보통 프로 리그에 데뷔하는 선수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야구팀에서 선수로 활동합니다. 학생 선수로 활약하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야구협회(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하는 것이죠. 드래프트는 10개 구단이 순서대로 원하는 신인 선수를 지명하는 제도입니다.

한선태 선수는 이런 과정을 밟지 않았습니다. 그가 야구를 처음 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통해서입니다. 또래보다 많이 늦은 시기였죠. 또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야구부를 찾아 기초 테스트를 받았지만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도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국내 사회인 야구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동했습니다.

2018년 1월 KBO가 드래프트 규약을 개정했습니다. 2017년까지는 드래프트에 학생 야구선수만 참여할 수 있었는데, 2018년부터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학생 선수가 아니라도 프로로 데뷔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로 한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한선태 선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2019 신인 드래프트 해외파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95순위로 LG트윈스의 지명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LG트윈스 2군에서 활약하다 2019년 정식 선수 등록을 하고 1군 무대를 밟았습니다. 당시 그는 “즐기는 게 먼저”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부담을 느끼면 되는 일도 잘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즐기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금 무언가를 꿈꾸고 있나요? 높은 벽에 막혀 힘이 드나요? 목표가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해 보세요. 언젠가 그 벽은 당신 앞에서 무너질 겁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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