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오늘까진데…” 거짓말하는 착한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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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돕는 따뜻한 마음의 자영업자 사연들
코로나19로 힘들어도 가진 것 나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선행 이어져

유통기한이 오늘까지인 부리또가 많은데…너희가 같이 먹어줄래?

한 카페 사장님이 매장에 들어온 한 어린 남매에게 건낸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 당시 부리또(Burrito·토르티야에 콩, 고기, 밥 등을 넣어 말아낸 멕시코 요리)는 유통기한이 많이 남은 상태였습니다. 이 사장님이 처음 본 남매에게 거짓말한 사연은 무엇일까요.

이 사장님은 1월7일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아이 두 명이 매장에 들어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글을 보면 카페에 15살쯤 돼 보이는 여학생과 8세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남매는 한참을 디저트 진열대 앞에서 쭈뼛쭈뼛 서 있다가 초코머핀을 주문하면서 2370원을 내밀었습니다. 여학생이 내민 손에는 10원, 50원, 100원짜리 동전 여러 개가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아이가 내미는 돈을 받고 “결식아동인 걸 눈치챘다. 이때 아이들이 최대한 부끄럽지 않게 뭐라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 잘 됐다. 유통기한이 오늘까지인 부리또가 엄청 많은데, 아까워서 혼자 먹기 그랬다. 너희가 같이 먹어줄래?”라며 치킨 부리또와 불고기 부리또 6개를 구워줬습니다. 남매를 생각한 사장님의 착한 거짓말이었던 것입니다.

남동생은 부리또를 받자마자 허겁지겁 먹었다고 하는데요. 이 모습을 본 사장님은 ‘요즘도 이런 (결식) 아이들이 있구나’라며 놀랐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부모님이나 집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여학생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여학생은 집으로 돌아간 후 사장님에게 문자로 감사 인사를 남겼다고 합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뭉클하다”, “아직도 굶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가슴 아프다”, “사장님이 전에 올리신 글 보니, 코로나로 매출도 50%나 줄고 신용대출로 살아가는 환경인데도 자기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돕는다는 마음이 너무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사장님은 “제가 한 건 아이들에게 음식을 준 것뿐인데, 칭찬해주시니 쑥스럽기도, 뿌듯하기도 하다”며 글을 남겼습니다. 이어 “여자아이는 저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켜줄 생각이다. 그냥 돈을 주는 것보다 아이가 직접 돈을 벌게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아이들 원룸 월세, 가스비, 전기세도 지원해줄 생각이다. 훗날 아이들이 성인이 돼 또 다른 선행을 베푼다면 그거로 만족할 것 같다”며 글을 마쳤습니다.

이 사연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더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한 자영업자의 선행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것입니다. 이 카페 사장님처럼 따뜻한 선행으로 사회에 귀감이 된 사장님이 또 있습니다.

주문자가 보육원에 기부한 치킨과 리뷰. /배달앱 캡처

◇선행과 선행의 만남

보육원에 치킨 30마리를 후원했다는 손님이 배달 어플에 남긴 후기와 여기에 댓글을 단 치킨 사장님의 훈훈한 대화가 화제입니다.

한 손님이 2021년 12월 26일 한 치킨집에서 치킨 30마리를 주문하고 리뷰를 남겼습니다. 그는 “12월 26일 보육원에 개인 후원으로 평점 보고 연락드렸다. 일찍 연락 드렸는데, 오후 2시까지 30마리를 깨끗한 기름에 맛있게 해주셔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며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 “좋은 일 하신다고 끝자리 6만원 정도 할인해주셨다. 저도 직접 먹어보니 너무 맛있다. 앞으로 자주 시키겠다. 천사 같은 마음 너무 감사드린다. 올 한해 대박 나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댓글에 치킨집 사장님이 댓글을 남겼습니다. 사장님은 “처음 연락을 받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별, 직업 등 모든 걸 다 떠나서 지금 모두 다 힘든 시기에 개인 후원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저도 뭔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해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선에서 도와드리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먹는다고 하니 기존에 남아있던 기름은 싹 폐유 처분하고 새 기름으로 튀겼다. 더 많은 걸 도와드릴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면서 “나이가 어리신 것 같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을 한다는 것에 존경심까지 들었다”고 했다.

이어 치킨집 사장은 “앞으로는 저희도 좋은 날, 좋은 마음으로 조금씩이라도 후원이나 기부를 해보려고 한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고객님으로 인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글을 마쳤습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후원하신 분도, 사장님도 다 멋있다”, “세상은 점점 더 살아가기 힘들어져도 이런 분들 덕분에 아직 살 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더 큰 시너지를 낸 셈입니다.

돈쭐난 피자집 사장 황진성씨와 그가 부녀에게 보내준 피자. /방송화면 캡처

◇선행이 또 다른 선행을 낳는다

“7살 딸을 혼자 키우는데, 당장 돈이 없다. 기초생활급여를 받는 20일에 바로 돈을 드리겠다.”

2021년 8월 인천에 있는 한 피자집으로 긴 요청 사항과 함께 배달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사별 후 혼자 딸을 키우는 아빠가 주문한 배달이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다니던 식당 일을 그만두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어린 딸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또 설상가상으로 딸이 피부병까지 앓으면서 큰 지출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딸의 7번째 생일을 맞이한 것입니다. 딸은 케이크와 치킨, 피자가 먹고 싶다고 했지만 그의 수중에 남은 돈은 단 571원뿐이었습니다. 3시간 고민 끝에, 가끔 딸을 위해 피자를 주문하던 동네 피자집에 주문을 넣으면서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해당 요청 사항을 본 피자집 사장 황진성 씨는 한 치의 고민 없이 결제 완료를 누르고 피자를 만들었습니다. 황씨는 “우리 형도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고민하지 않고 바로 피자를 만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피자를 다 만든 후에는 피자 상자에 ‘부담 갖지 마시고 또 따님이 피자 먹고 싶다고 하면 연락 주세요’라고 적었다.

이후 황진성씨의 사연이 널리 퍼졌고 ‘돈쭐(돈으로 혼쭐 내준다)’을 내는 주문이 이어졌습니다. 계산만 하고 피자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주문자 요청사항에는 ‘그 가족한테 전달해주세요’, ‘어려운 이웃이 요청할 때, 그때 무료로 주세요’ 등이 적혀있었습니다.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사연을 처음으로 보도한 SBS에는 부녀를 위해 써달라며 각종 생활 물품과 800만원 규모의 후원금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SBS측은 이를 부녀에게 전달했습니다. 끊긴 가스비와 통신비를 냈고, 1만원 어치 저녁거리도 샀습니다.
 
그리고 남은 후원금을 이 부녀는 인천 아동복지협회에 기부했습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아이를 키우는 조손가정이 자신보다 더 사정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선행이 또 다들 선행을 낳은 셈입니다.

누리꾼들은 “선행은 선행을 낳는다. 멋지고 훈훈한 선순환이다”, “피자집 사장님, 기부받은 돈을 다시 기부한 아버지, 주문해준 모든 사람들 너무 멋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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