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교수의 스타트업, 650억 투자 유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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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기술로 앞서가는 국내 스타트업
불타지 않는 배터리부터 인공와우까지

최근 한 스타트업이 롯데케미칼로부터 650억원 투자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스타트업이더라도 대기업으로부터 6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이 ‘대박 투자’의 주인공은 바로 ‘스탠다드에너지’입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에너지혁신 스타트업입니다. 과학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하고 17세때 카이스트에 입학해 27세에 대학교수가 된 김부기 대표가 28세에 창업한 회사입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왼쪽)와 김부기 대표. /스탠다드에너지 제공

이 회사가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세계 최초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안정성이 높아 발화 위험이 없고 내구성이 우수해 폭발하는 일도 없습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등 소형·이동형 장치에 특화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경우 화재나 폭발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에 스탠다드에너지는 ESS 시장을 겨냥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개발했습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전해액 주성분에 ‘물’을 사용했습니다. 과충전하거나 충격을 줘도 불이 나지 않는 것이죠. 또 태양광·풍력 에너지를 ESS에 저장해 24시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명이 짧아 폐기했을 때, 환경오염 문제가 크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높은 효율과 오랜 수명이 강점이죠.

2019년부터 바나듐 이온 배터리 사업을 준비해 온 롯데케미칼은 세계 최초로 이 배터리를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와 손을 잡았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지분 1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또 전기차 충전소, 도심항공교통(UAM) 및 재생에너지 활용사업에 스탠다드에너지 제품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스탠다드에너지가 주력하는 전 세계 ESS용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6년까지 약 1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두 회사가 이번 투자를 계기로 ESS 및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 및 사업 협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스탠다드에너지처럼 세계 최초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을 더 알아봤습니다.

토닥 민규식 대표. /페이퍼 프로그램 공식 블로그 캡처

세계 최초 32채널 인공와우

인공와우를 만드는 국내 스타트업 ‘토닥’은 세계 최초로 32채널 양산형 인공와우 ‘설리번’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인공와우는 최대 22채널을 지원하는데, 여기에서 10채널을 더 추가해 제품을 개발한 것이죠. 인공 달팽이관이라고도 불리는 인공와우는 청각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줘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의료기기입니다. 채널이 많으면 더 많은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채널이 많을수록 더 다양한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는 것이죠.

기존 인공와우의 전극 생산 방식은 수작업으로 이뤄졌습다. 제조원가를 높이는 주된 원인이었죠. 이 때문에 시중에 판매되는 인공와우는 한 세트에 2000만원 수준으로 비싼 편입니다.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토닥 연구팀은 인공와우 핵심인 전극부 제조공정에 레이저 미세가공 시스템을 적용, 수많은 금속 도선 배치를 자동화했습니다. 덕분에 기존 인공와우 가격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양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기술력으로 토닥은 ‘2021년 세계 스타트업 창업가 대회(Entrepreneurship World Cup 2021·EWC)’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EWC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피칭 경연대회 및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2019년 1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00개가 넘는 국가에서 30만개가 넘는 팀이 지원했습니다. 토닥은 설리번으로 지원했죠.

민규식 토닥 대표는 결승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세계 최초의 32채널 양산형 차세대 인공와우 시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민 대표는 “20억 달러가 넘는 기존 시장에서는 기술과 성능으로 승부하고,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에서는 저소득 청각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의 인공와우를 함께 출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며 사업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토닥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한편 토닥의 설리번은 2022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 식약처 승인을 받기 위한 국제규격 신뢰성 시험을 마치고 최종 인허가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민 대표는 “국내 최초로 완전 이식형 전자 의료기기를 만들어 동종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 가는 대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또 차세대 혁신 기술을 통해 글로벌 이식형 전자 의료기기업계를 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소프트피브이가 개발한 구형 소프트셀과 태양광 나무 솔트리아. /소프트피브이 제공

세계 최초 구형 소프트셀 개발

소프트셀을 연구 및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소프트피브이(SOFTPV)’는 세계 최초로 공 모양 소프트셀을 개발했습니다. 소프트셀은 초소형 평면형 태양전지입니다. 평면이기 때문에 빛을 받는 면적이 한정적이죠. 이에 태양 위치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달라집니다. 여러 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공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도전했지만 매번 실패했습니다. 이를 소프트피브이가 창업 3년 만에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공 모양의 소프트셀은 태양광을 입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같은 면적을 가진 기존 태양광 모듈보다 전력발전량이 20~50% 더 뛰어납니다. 소프트피브이는 구(球)형 태양전지를 만드는 기술로, 주요 원천특허 2건을 포함해 국내·외 약 20개의 특허를 확보했습니다.

안현우 소프트피브이 대표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태양전지는 태양광이 수직으로 들어와야 해 위치나 계절에 따라 전력 생산이 일정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소프트셀은 사방에서 들어오는 빛을 모두 수직으로 받아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프트피브이는 이 원천기술을 활용해 태양광나무 ‘솔트리아(SOLTRIA)’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솔트리아는 ‘솔라트리가 만드는 유토피아 세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태양전지를 나뭇잎 모양의 투명 회로기판(PCB)에 장착해 나무가 광합성하듯 태양광 발전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소프트피브이 원천기술인 소프트셀을 센서나 통신칩 등과 함께 투명하고 휘어지는 나뭇잎 모양 필름기판에 장착해 실제 나무와 동일한 모양으로 만드는 게 솔트리아의 특징입니다.

소프트피브이 관계자는 “각 잎사귀에서 만들어진 에너지가 나무뿌리처럼 매설된 대형 축전지를 충전하는 구조”라며 “실제 가로수나 공원수 옆에 설치할 경우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태양에너지를 무한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마이크로 그리드(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시스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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