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전 3000원이었는데…” 밥값보다 싸도 논란인 스타벅스 커피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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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 7년반 만에 10% 가격 인상

실질 물가 고려하면 미국의 2배

스타벅스코리아가 2022년 1월 13일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인상한다. 지난 2014년 7월 이후 7년 반 만에 가격을 올리는 거다. 한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는 현재 4100원에서 4500원으로 400원 오른다. 인상율이 무려 10%에 이른다. 카페라떼 역시 기존 4600원에서 5000원으로 오른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원두 가격이 오르고,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물류비가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커피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식후땡(식사 후 간식)’ 메뉴로 자리잡은 품목인 만큼 체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가격은 일개 프랜차이즈 업체의 음료 가격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나라와 견주어 우리나라 물가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이기도 하고, 평범한 직장인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와도 밀접해졌기 때문이다. 

20년 전 스타벅스 메뉴판’이라며 온라인상 떠도는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20년간 이어져온 스벅 커피 가격 논란

1999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 처음 매장을 연 스타벅스의 커피값은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은 3000원. 그 해 최저시급은 1600원(최저임금위원회) 수준이었고, 짜장면 한 그릇이 3000원 정도 했다. 두 시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겨우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다.

2022년 현재 최저시급이 9160원이니, 커피 한 잔에 약 1만8000원이라고 하면 당시 소비자들이 느꼈을 부담감이나 위화감이 어느 정도 될지 가늠해볼 수 있겠다. 

게다가 국내 소비자에게 카페 문화가 익숙지 않은 시대였던 터라, ‘밥보다 비싼 커피’라는 비난도 받았다.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게 소비자 가격을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적 보도는 엉뚱하게 주 소비층인 젊은 여성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된장녀’라는 여성혐오적 이미지에는 늘 스타벅스 커피잔을 든 여대생 모습이 등장하곤 했다. 

이후 20여년이 흘렀다. 사치품이던 스타벅스 커피는 이제 필수재에 가까워졌다. 요즘은 1만원 가까이는 내야 서울 시내에서 점심 해결이 가능하니, 밥값의 절반 정도 가격이다. 

주요 커피 브랜드와 비교해도 스타벅스가 그리 비싸다는 말은 이제 수그러들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기준으로 커피빈이 4800원이고 폴바셋·엔제리너스·파스쿠찌는 4300원이다. 스타벅스는 투썸플레이스·할리스와 더불어 4100원이다. 이디야가 3200원으로 스타벅스보다 싸지만, 애초에 저가 정책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타벅스는 여러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비싸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거의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사 마신다는 한 직장인은 “스타벅스는 할인되는 신용카드가 많아 아메리카노도 3000원대에 사 마시는 편이다”며 “여러 적립 혜택까지 생각하면 비싸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 20여년 스타벅스 커피값은 늘 논란이 돼왔다. /픽사베이

◇실질 물가 따지면 미국보다 배는 비싸

그렇다면 정말 우리나라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싼 편일까? 2019년 전 세계 76개국 스타벅스 커피 가격을 비교한 자료를 보자. ‘스타벅스 지수’에 맞춰 카페라떼 톨 사이즈를 기준으로 했다. 덴마크(6.05달러), 스위스(5.94달러), 핀란드(5.40달러) 순으로 커피값이 비싸다. 우리나라는 32위(3.88달러)로 중간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함정이 있다. 단순히 카페라떼의 절대적 가격을 비교했기 때문이다. 원래 물가가 높은 북유럽 국가들은 커피값도 비쌀 수밖에 없다. 국가별 실질 물가를 적용해 통계를 보정했을 때는 결과값이 달라진다. 미국 리서치 회사 ‘밸류챔피언’이 실질 물가를 적용해 커피값을 비교했더니, 상당수 아시아 국가의 스타벅스 커피값이 미국보다 비싸다. 

아시아 10개국에서 스타벅스 카페라떼 가격은 인도네시아(8.21달러)가 가장 비싸다. 우리 돈으로 약 1만원이다. 우리나라는 5.03달러였다. 미국(2.75달러)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뉴질랜드, 영국, 호주도 3달러 수준이었다. 즉 우리나라 물가를 고려하면 스타벅스 커피값은 여전히 비싼 편임을 알 수 있다. 

국내 커피 업계를 주도하는 스타벅스가 다른 커피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스타벅스코리아가 2014년 기존 3900원에서 4100원으로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을 올리자, 할리스나 커피빈 같은 다른 브랜드들도 가격을 올렸었다. 이 여파로 ‘아메리카노 3000원 시대’가 막을 내렸다. 

스타벅스가 현재로선 다른 커피 브랜드보다 비싸 보이지는 않지만, 커피 소비시장을 형성하던 초기에 국내에서 커피값 자체를 높게 책정했다는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기프트콘 미리 사면 400원 할인” 사재기 움직임도

한편 가격 인상이 결정되자 스타벅스 기프트콘(모바일 상품권) 사재기 움직임도 보인다. 가격 인상 전 기프트콘을 사서 쟁여두면 가격이 오른 후 사용 시 할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4100원짜리 아메리카노 톨사이즈 쿠폰을 사두면, 가격 인상 후 아메리카노 가격인 4500원짜리 메뉴로 교환이 가능하다. 카페라떼(5000원)로 메뉴를 바꿔도 500원만 추가하면 된다. 5000원짜리 라떼를 4600원에 사는 셈이다. 10잔을 시키면 4000원이 이득이다. 

이런 이유로 기프트콘을 사두었다는 사람이 꽤 된다. 소비자의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이다 보니 다른 업체로 옮겨가기보다는 궁여지책으로 이같은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 굿즈를 사려고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는 기현상에 이어, 가격을 올렸는데도 오히려 소비가 몰리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스타벅스 지수(Starbucks Index)

각국 통화 가치가 적정 수준인지 살피기 위해 스타벅스 주 메뉴인 카페라떼 톨 사이즈의 현지 통화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지수. ‘모든 재화의 값은 같다’는 전제 아래 국가 간 재화의 가격 차이에 의해 환율이 결정된다는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원래 맥도날드의 ‘빅맥’ 메뉴가 이를 알아보기 위한 지표로 쓰였으나, 전 세계에 스타벅스 매장이 널리 퍼지며 스타벅스 카페라떼도 지표로 삼기 시작했다.  

CCBB 글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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