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틱톡·카카오가 ‘알고리즘 추천’을 폐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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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이 ‘알고리즘 추천’을 폐지하고 앞으로는 게시물이 올라온 시간 순으로 게시물을 노출하기로 했다. 알고리즘 추천은 사용자가 평소 많이 보거나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선호할 것 같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 페이스북과 유튜브 같은 대부분의 SNS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가 이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을 시작으로 틱톡, 카카오 등이 알고리즘 추천을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알고리즘으로 인터넷 세계를 평정한 기업들이 왜 알고리즘을 폐지하고 있는 걸까? 그 이유를 잡스엔이 알아봤다.

인스타그램이 올해부터 알고리즘 기반으로 게시물을 추천하는 ‘알고리즘 추천’을 폐지하기로 했다. /게티이미지

◇알고리즘이 만든 필터

인스타그램이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도입한 건 2016년. 당시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호기심을 보였다. 당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남친보다 내 취향을 더 잘 아는 알고리즘’ 같은 말을 통해서도 그런 대중의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과 업체 광고가 빈번하게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들을 두고 ‘상업적이다’라거나 ‘공해’라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알고리즘이 사람들을 양극화시키고, 보고 싶은 정보만 보게 한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명 ‘필터버블’로 불리는 현상이다.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 맞춤형 정보 추천 기능은 이용자가 방대한 정보 가운데 일부 정보만 보게 만든다. 좋아하는 콘텐츠나 자주 보는 콘텐츠로 계속 데이터가 축적되면 사용자가 보지 않았던 다른 정보들은 사용자의 SNS에서 사라지게 된다. 결국 이용자는 기존에 관심 있어 했던 정보나 가치관 등에 부합하는 ‘편협된’ 정보만 보게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로고와 모바일 삼매경인 사람들을 함께 배치한 이미지 컷. /트위터 캡처

필터 버블은 편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점차 고정관념과 편견이 강해지면서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점점 심해진다. 확증편향은 더 편향적인 콘텐츠를 불러온다. 자칫 이용자가 SNS를 통해 보는 세상이 곧 전부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같은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 한쪽의 세상만 보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가짜뉴스는 이러한 환경에서 더 잘 퍼지게 된다.

필터 버블은 단순히 개인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넘어 사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같이 논의하고 각자의 이해관계를 공유하며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그릇되게 형성된 인식 관계는 이를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필터 버블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점차 진행된다는 점에서 개인이 깨닫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

◇알고리즘 조작의 실체

이런 알고리즘의 폐해는 페이스북 전 직원의 내부 고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던 프랜시스 하우겐은 최근 페이스북이 지난 2018년 개별 사용자와 비슷한 생각 및 감정을 공유한 이들의 게시물이 더 많이 노출되도록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의 알고리즘을 설계했다고 폭로했다. 그 결과 증오와 허위 정보, 극단적 콘텐츠와 양극화를 조장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자회사인 인스타그램도 10대 소녀들의 불안과 우울증, 그리고 자살 충동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이를 묵인하고 오히려 13살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인스타그램 개발을 진행했다고도 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문제를 폭로한 프랜시스 하우겐이 미국CBS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CBS

하우겐은 “알고리즘 때문에 중도 좌파는 극좌파로, 중도 우파는 극우파로 변하는 극단화 현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알고리즘이 중도 우파에겐 극우 콘텐츠를, 중도 좌파에겐 극좌 콘텐츠를 추천해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내부고발 이후 페이스북은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인스타그램 대표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여론도 나빠졌다. 이에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2004년 창립 17년 만에 메타(Meta)로 사명을 변경하고 쇄신안을 내놓은 데  이어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없앴다. 

매달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도 알고리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틱톡이 맞춤형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한 이후 사용자의 콘텐츠 시청 시간은 20배 증가했다. 또 기존 시청 콘텐츠와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하면서 사용자가 더 오랜 시간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틱톡 알고리즘에는 한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청소년들이 유해한 콘텐츠를 시청할 때도 계정 소유자의 나이와는 상관없이 유해 콘텐츠가 노출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이 무리한 다이어트 영상이나 마약, 음란물과 관련된 콘텐츠를 본 경우 관련 콘텐츠가 계속 등장하면서 급속도로 확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알고리즘은 기존에 시청한 콘텐츠와 유사한 콘텐츠를 불과 3~4분 만에 추천하며 헤어나올 수 없는 토끼굴로 사용자들을 몰아넣는다고 지적했다.

매달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도 알고리즘 조정에 나섰다. /조선DB

틱톡의 인기 요인으로 꼽히는 챌린지도 단순한 댄스 챌린지를 넘어 범죄 행위가 되는 챌린지가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학교 선생님 혹은 학우들 괴롭히기, 교내 기물 파손하기 등의 챌린지가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틱톡은 청소년들에게 유해할 수 있는 콘텐츠의 노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조정하기로 했다. 틱톡은 아울러 사용자들에게 보고 싶거나 보길 원하지 않는 비디오를 선택할 권한을 강화한다. 그 방안 중 하나로 자신의 피드에서 시청하고 싶지 않은 콘텐츠와 연관된 단어나 해시태그를 고를 수 있는 기능을 마련했다.

◇국내서도 알고리즘 최소화 시작

국내에서도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 쿠팡,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표적인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알고리즘을 통해 검색∙추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마다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조작한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입점업체나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한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쿠팡 또한 같은 의혹으로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알고리즘을 통해 택시 콜을 배차하는데, 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반택시가 아니라 멀리 있는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우선 배차했다는 의혹을 받아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배달앱 또한 알고리즘이 라이더들에게 추천 배차를 해주는 방식인데, 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라이더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폐해들이 불거지면서 국내에서도 알고리즘의 편향성과 조작 방지를 위한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과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 등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다음 뉴스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편집을 폐지하기로 한 카카오의 뉴스 페이지. /카카오

이런 가운데 카카오가 2022년부터 다음 뉴스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편집을 폐지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1월 중순 모바일을 시작으로 상반기에는 PC까지 ‘다음 뉴스’를 개편한다. 이에 따라 기존 알고리즘 추천 및 랭킹 방식은 종료되고 이용자가 직접 언론사를 선택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가 도입된다. 언론사가 뉴스,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기사를 직접 편집해 ‘보드’ 형태로 발행하면 이용자가 이를 선택해 구독하는 식이다.

카카오는 “기존 알고리즘 추천 방식의 포털 뉴스 서비스가 가진 한계가 존재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직접 포털 뉴스를 추천하던 방식을 접고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선보이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2021년 8월 ‘네이버뉴스 2차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발족하고 AI 기반의 마이뉴스, 뉴스홈 클러스터링, 뉴스검색 등의 알고리즘을 외부 전문가들에게 검토받기로 하는 등 알고리즘을 향한 변화가 시작됐다. 

글 CCBB 키코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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