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핀으로 1억집 장만했다는데…” 다시 돌아온 ○○○○

14

카드에 각종 페이와 가상화폐까지 나온 요즘, 때아닌 물물교환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핀이나 클립으로 집을 장만하고, 가진 걸 모두 팔아 요트까지 산다. 물물교환은 화폐가 없던 시절에나 이뤄지던 거래 형태지만,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이 활기를 띠면서 물물교환이 덩달아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물교환 원칙은 단순하다. 가진 물건이 교환할 물건과 가치가 딱 맞지 않더라도 필요한 것을 얻으려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어주면 된다. 

최근 중고거래와 함께 물물교환이 떠오른 것은 생활이 어려워서라기보다 MZ세대들이 집이나 자동차 등 고액의 자산을 소유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현재 삶에 충실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되 쓸모가 다했다고 느끼면 미련없이 처분해 현금화하거나 다른 물건으로 교환한다. 물건을 팔거나 교환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작은 창업’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물물교환과 중고거래가 가진 힘은 어디까지일까. 

12원→9000만원, 머리핀이 집 한 채로 커졌다 

물물교환으로 머리핀에서 출발해 집까지 얻은 스키퍼씨. /인스타그램
물물교환으로 머리핀에서 출발해 집까지 얻은 스키퍼씨. /인스타그램

2021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데미 스키퍼(30)씨는 물물교환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그녀가 들고 나왔던 첫 거래 물품은 12원짜리 머리핀. 이 작은 소품 하나가 1년6개월 동안 28번의 물건교환을 거쳐 방 2개와 욕실 1개, 넓은 마당까지 갖춘 21평짜리 집(약 9470만원)으로 돌아왔다.

스키퍼는 물건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조금씩 더 비싼 물건으로 교환하며 가치를 불려나갔다. 일명 ‘더 크고 좋은 것’(Bigger and Better) 프로젝트다. 그는 이베이와 페이스북 등 다양한 사이트에 머리핀을 올려 물물교환을 시도했고, 가장 먼저 귀걸이와 교환했다. 이후 귀걸이를 유리잔으로, 유리잔을 진공청소기로 바꿨다. 이어 스노보드, 헤드셋, 노트북, 카메라, 아이폰, 푸드트럭 등 수많은 물건을 교환했다. 그는 이런 과정을 SNS에 빠짐없이 기록했다. 

스키퍼씨가 물물교환을 한 과정. /온라인 커뮤니티
스키퍼씨가 물물교환을 한 과정. /온라인 커뮤니티

스키퍼는 자전거 식료품 카트로 오두막을, 승용차로 오프로드용 트레일러를 얻는 식으로 몸집을 불려나갔고, 마침내 4만달러(약 4700만원) 상당의 오프로드용 트레일러를 내주고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집 한 채를 얻었다. 그가 이뤄낸 수익률을 따져보면 머리핀 한 개에서 집 한 채까지 무려 800만배가 넘는다. 

하지만 물물교환에서 항상 성공한 사례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한 번은 미니쿠퍼 중고차를 팔아 고급 목걸이를 구했는데, 보증서에 적힌 금액은 2300만원이었지만 실제 보석상에서 평가 받은 가치는 190만원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물물교환 프로젝트를 이어간 결과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었다. 

빨간 클립으로 집을 장만한 물물교환 사례. /MBC

15년 전에도 캐나다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스키퍼씨도 프로젝트를 기획할 당시 이 사례를 참고했다고 한다. 캐나다 서부 키플링시에 사는 카일 맥도널드(41)는 2005년 당시 클립 하나로 집을 샀다. 당시 맥도널드씨는 경매사이트에 종이 클립을 매물로 올렸고, 그의 물물교환 과정은 블로그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그 역시 클립을 펜, 문손잡이, 캠핑용품, 발전기, 여행권 등으로 교환했다. 이후 록스타 앨리스 쿠퍼와의 오후, 영화 출연권 등 14번의 물물교환을 거쳐 집 한 채를 얻었다. 

두 소식은 국내에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한 누리꾼은 “결과만 보면 좋아보이지만 사실상 불공정거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상대방도 그 물품이 필요해서 교환했다면 문제없다. 물물교환이나 중고거래가 원래 그런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중고품 팔아 요트 구매하기도 

중고품 거래로 요트를 구입한 송호준 작가. /번개장터 

한국에서도 중고거래 ‘끝판왕’ 사례가 나왔다.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발사해 화제가 된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43) 작가는 2021년 6월 본인이 가진 물건 대부분을 팔아 요트 한 척을 구입했다. 그는 10개월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인작품과 생필품 등을 판매하고 요트 구입비를 마련하는 ‘송호준 요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가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그저 요트가 갖고 싶었던 것.

먼저 송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을 채우고 있던 예술작품과 생필품부터 팔았다. 연주용 탬버린은 4만원에 팔았고, 예술 작품을 만들 때 사용하던 공구세트는 3만원, 캠핑용품은 20만원에 팔았다. 평소 타고 다니던 자동차 지프 랭글러는 누군가 800만원을 주고 사갔다. 이렇게 10개월간 물품 356개를 내놨고, 이 중 244개를 판매해 4000만원가량을 마련했다. 여기에 개인 자금을 보태 1억원대 중고 요트를 구입했다. 

송작가는 2021년 7월 요트에 몸을 싣고 바다로 떠나면서 중고품 거래에 대해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짐을 정리해 과거의 나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앞으로도 자주 ‘리셋’하며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개인 인공위성을 내놓기도 했지만 아무도 구매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삼각김밥과 교환하자며 톡을 보내오는 등 여러 에피소드를 남겼다고 한다. 

중고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개인 간 중고거래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사기 피해도 해마다 증가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중고 거래를 할 때 몇 가지 주의 사항만 지켜도 사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우선 외부링크는 주의해야 한다. 의심이 되면 바로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 모든 중고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앱 자체 메신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거래 과정에서 사기피해가 예상되면 인공지능 모니터링 시스템이 자동 경고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사기 판매자는 중고거래 플랫폼 메신저가 아닌 별도 메신저 서비스에서 거래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타 메신저에서 거래를 요구한다면 사기 판매일 가능성이 있다.

판매자가 보내는 구매 링크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상품정보, 안전결제 정보와 유사한 페이지는 이용자의 정보를 훔치거나 잘못된 결제로 연결하는 피싱 사이트 링크일 확률이 있다. 

또 수수료를 핑계로 재송금을 요구하면 신고하는 것이 좋다. 안전결제를 하게 되면 거래 과정 중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수수료를 핑계로 재입금을 요구하는 사기 피해도 여전하다. 만약 재송금을 요구하거나 거래 과정에서 금전적 피해를 입는 경우 구매자는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경찰서에 신고 후 입금한 은행에 바로 연락해 구제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싼 중고 상품은 사기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중고물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시세가 낮다면 먼저 판매자와 대화로 정확한 상품 유무와 정보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구매하려는 중고물품의 시세를 알고 싶다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시세조회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글 CCBB 이은

img-jobsn
Advertisements

회신을 남겨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