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7000만원…이 남자가 연봉을 자진 삭감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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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봉은 내가 삭감한다” 스스로 연봉 줄인 CEO들
디즈니부터 블리자드까지
“위기라서” “추문 탓에” “직원 위해”…이유는 제각각

‘블리자드(Blizzard)’.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히트작을 만든 불세출의 글로벌 게임 업체입니다. 이런 블리자드의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신의 연봉을 99.6%나 자진해서 삭감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바비 코틱 블리자드 CEO의 2020년 연봉은 1억5460만달러(1809억6000만원)였는데요, 코틱은 2021년 10월 본인 연봉을 6만2500달러(약 7300만원)로 줄이겠다고 선포했습니다. 받던 연봉의 0.4%면 사실상 연봉 수령을 포기한 셈인데, 대체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바비 코틱

◇성차별·성폭력 문제로 고소

2021년 10월 28일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서한이 올라왔습니다. 이 서한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처한 상황의 설명과 앞으로의 대처, 여기에 임하는 임원진의 태도, 다짐 등이 종합적으로 설명돼 있었죠.

블리자드는 최근 사내 성차별·성폭력 문제로 고소당했습니다.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2018년부터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성폭력과 직장 괴롭힘 문제를 조사한 끝에 2021년 6월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장 내용을 보면 회사 안에서 성추행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 직원이 쓰는 수유실에 남성 직원이 들어가 여직원의 수유 장면을 쳐다본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 임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여직원의 승진을 막았다고 하고, 남자 직원들은 업무시간에 게임을 하고 일은 여직원들에게 모조리 떠넘겼다고 합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남자 직원들이 여자 직원의 몸을 더듬거나 성적인 말을 건네는 일이 많았습니다. 또 술을 마실 때면 여직원의 자리로 가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습니다. 심지어 남자 직원들이 사내 파티에서 여직원의 누드 사진을 함께 본 뒤 해당 여직원이 출장 중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런 갈등이 계속되자 블리자드 CEO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합의안에 따라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1800만달러(약 213억원)에 달하는 성평등 기금을 조성하고 피해 직원 보상과 재발 방지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죠.

바비 코틱은 성명문을 통해 다섯 가지 주요 과제와 함께 급여 삭감 사실을 밝혔습니다. ‘새로운 전사적 직장 내 괴롭힘 무관용 정책 도입’, ‘여성∙논바이너리 직원 비율 50%로 증가 및 소수자 직원 기회를 위한 2억5000만달러(약 2923억원) 투자’, ‘직원 피드백에 의한 성폭력 및 성차별 피해사건 관련 강제 중재(required arbitration) 중단’, ‘동일 임금 제도의 투명성 증대’, ‘향후 진척상황 공유’등이 골자였죠.

마지막으로 코닉은 기본 급여뿐 아니라 해당 기간 받게 될 모든 급여를 캘리포니아 주법에서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최소 수준으로 줄일 것을 요청했습니다. 상여금과 주식 보상도 수령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죠.

밥 차펙. /디즈니 홈페이지

◇천하의 디즈니도 연봉 삭감

블리자드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CEO도 자진해서 연봉을 줄여 화제였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모든 회사가 타격을 피해 가지 못 할때였습니다. 당시 밥 차펙 월트 디즈니 CEO는 본인 임금을 50%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모든 부사장급 임원의 급여는 20%, 수석 부사장은 25%, 임원 부사장 이상은 30%를 삭감한다고 밝혔죠.

당시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 테마파크와 리조트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경제적 충격에 직면해 나온 조치였습니다. 밥 차펙은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코로나19에 따른 비상사태를 언급하면서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차펙 CEO는 “우리는 현재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지만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당신의 안전”이라며 “코로나19는 우리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면서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보건 전문가 안내에 따라 집에서 근무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예방을 강조했습니다.

댄 프라이스가 직원에게 선물 받은 테슬라. /댄 프라이스 SNS 캡처

◇직원을 위한 연봉 자진 삭감

2015년 4월 미국 기업 그래비티 페이먼츠의 댄 프라이스 CEO는 자신의 연봉을 90% 깎는 대신, 직원 최저 연봉은 7만달러로 올렸습니다. 당시 댄 프라이스의 연봉은 110만달러였는데, 이를 7만달러로 낮추고 직원 117명의 최저 연봉을 3년 안에 7만달러 수준까지 인상했죠. 프라이스는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발표한 첫해에 모든 직원의 연봉을 5만달러까지 인상했습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16년 1만달러씩 더 올렸고 2017년에는 전 직원이 연봉 7만달러를 지급하며 약속을 지켰습니다.

언론과 평론가 대부분은 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댄 프라이스를 사회주의라고 칭했죠. 그러나 연봉을 올린 결과는 좋았습니다.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늘었고 고객유지비율도 95%로 늘었습니다. 고객 문의는 월평균 30건에서 2000건으로 늘었죠.

긍정적인 수치는 물론 직원의 행복도도 높아졌습니다. 직원들은 인상된 연봉으로 회사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왔고, 그들의 통근 시간이 줄면서 이직률까지 줄어드는 선순환 구조가 생겼습니다. 회사와 가정에 여유가 생기자 출산율도 올라습니다. 1년에 아이를 가진 직원이 2명 정도였으나, 2016년에는 12명으로 늘기도 했습니다.

모든 직원의 최저 임금을 7만달러로 인상하고 6년이 지난 지금 회사 사정은 훨씬 좋다고 합니다. 회사 수익은 전과 비교해 3배 늘었고, 회사 거래 규모는 6년 전 38억달러에서 102억달러로 증가했습니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올라갔습니다. 집을 산 직원은 연봉인상 전보다 10배 늘었고 아기를 출산한 직원도 10배 늘었습니다.

직원들을 생각하는 댄 프라이스 마음은 직원에게도 전해졌습니다. 2021년 7월 프라이스 CEO는 직원들에게 선물을 받았다며 자신의 SNS에 테슬라 차량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습니다. 직원들이 댄 프라이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자동차를 선물해준 것을 사진으로 인증한 셈입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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