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게임 하면 돈 나오고 밥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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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한 날 게임만 하면 돈이 나오니, 밥이 나오니?”

게임에 푹 빠진 이들이 통상 듣던 부모 잔소리에 이제 받아칠 말이 생겼다. 

“엄마, 이젠 돈 되거든요.”

한 남성이 PC 게임을 하고 있다. /픽사베이

이전에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내 돈을 내고 게임 속 캐릭터와 아이템을 샀다. 요즘 말로 ‘현질’이다. 조금 더 유식하게 말하면 ‘P2W(Pay to Win)’의 시대였다. 이제는 게임으로 캐릭터를 키우거나, 아이템을 얻으면 이를 돈으로 바꿀 수 있는 P2E(Play to Earn)의 시대가 왔다.

물론 이전에도 게임은 돈이 됐다. 게임을 열심히 해 높은 레벨의 능력치를 갖춘 캐릭터를 키우거나, 희소가치가 높은 아이템(일명 레어템) 등을 다른 유저에게 팔면 돈을 벌 수 있었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젠 사기의 위험이 도사리는 개인 간 거래가 아닌 게임을 통해 얻은 보상의 소유자를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통해 명확히 하고 인증된 플랫폼을 통해 이를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겼다는 점이다. 

P2E 게임으로 유명한 ‘엑시인피니티’. /스카이마비스

암호화폐 가운데 하나인 이더리움 코인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 ‘엑시인피니티’는 P2E 게임으로 유명하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만 200만명에 달한다. 

엑시인피니티는 베트남 스타트업 게임사 스카이마비스가 2018년 개발했다. ‘엑시’라는 NFT 캐릭터를 키워 전투를 하거나 캐릭터 간 교배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판매하거나, 게임 속 자산을 거래하는 방식 등을 통해 ‘스무드러브포션’이라는 가상 자산을 얻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스무드러브포션은 코인으로 바꿔 현금화할 수 있다.

엑시인피니티 게임 화면. /스카이마비스

필리핀에선 이 게임으로 한 해 평균 임금(약 4만4600필리핀페소, 한화 약 104만원) 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는 이들이 나왔다. 실제로 게임 속 희귀 가상 부동산 가운데 하나가 최근 550이더리움(약 3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이 게임으로 집 두 채를 샀다거나, 학교 등록금을 냈다는 사람들의 증언이 낭설에 불과한 것이 아니란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스카이마비스 공동 설립자인 제프리 저린은 2021년 10월 업비트(암호화폐거래소) 개발자 회의에서 “개발도상국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우리 게임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NFT 기술을 적용한 게임 미르4. /위메이드

국내 P2E 게임으로는 ‘위메이드’가 NFT 기술을 적용해 만든 ‘미르4’ 글로벌 버전이 있다. 이 게임은 세계 17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동시 접속자 수가 12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위메이드는 유저들이 게임을 통해 얻은 아이템 등 NFT 자산을 가상화폐(드레이코)로 바꿀 수 있게 했다. 드레이코는 위메이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위믹스 코인으로 바꿔준다. 위믹스 코인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실제 돈으로 바꿀 수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도 최근 블록체인과 NFT를 게임에 연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검은사막’을 서비스하는 펄어비스도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까지 게임 속 경제나 재화가 게임 밖으로 나오는 것을 사행성으로 규정∙금지하고 있어 P2E 게임 상용화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글 CCBB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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