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는 빨리 바로잡아야 하는 일탈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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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LG도 순환 재택 근무 유지

“코로나 시국이 비대면 업무 시험대 올려놔”

코로나 종식 후 ‘하이브리드’ 근무 대세 될까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지침에 맞춰 국내 주요 기업들도 사내 방역 지침을 완화하고 있다. 그동안 시행해왔던 재택 근무를 사무실 근무로 전환하는 안이 대표적이다. 회사마다 인사 부서는 위드 코로나에 발맞춰 새로운 근무 형태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국내 기업의 경우 코로나 상황에서도 전면 재택 근무보다는 순환 재택근무를 해왔다. 때문에 모든 직원을 일거에 사무실로 출근하게 하기보다는 재택근무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위드코로나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식당 등의 영업제한은 풀리고 있지만 대면 업무를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돌리기에는 방역 불안 요소가 아직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한 회사원이 재택 근무 중 동료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SBS 뉴스 캡처

삼성전자의 경우 돌아가면서 임직원 30%가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데, 당분간 이 비율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최근 기존 50% 이상을 유지하던 재택 근무 인원 비중을 40% 이상으로 줄이는 등 계열사별로 상황에 맞춰 재택 근무 비율을 조정해 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필수 인원 외엔 전원 재택 근무를 원칙으로 해왔지만, 11월부터는 재택 근무 비율을 30% 수준까지 낮춘다. 국내 대기업은 이처럼 대면 근무와 재택 근무를 섞는 ‘하이브리드형’ 근무가 일반화하는 분위기다.

공간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통신·플랫폼 업계의 경우 비대면 업무 기조를 계속 이어가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일하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워크 프롬 애니웨어(work from anywhere)’ 기조를 이어간다. KT의 경우 비대면 회의 원칙은 해제됐으나, 상황에 따른 재택근무는 계속 시행한다. LG유플러스도 지난 6월 이후 유지 중인 순환 재택 근무를 이어간다. 팀장 이상은 주2회 재택 근무하고, 팀원은 주3회 이상 재택 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 전사 재택 근무 체제를 그대로 이어간다.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와 무관하게 연말까지 이 같은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재택 근무와 출근을 절충한 형태의 거점 사무실을 연 기업들도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11월 1일부터 여의도와 을지로에 각각 70석, 50석 규모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꼭 한 군데의 고정된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은 시도를 하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했더니 약 44%가 “코로나 종식 후에도 재택 근무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재계 관계자는 “재택근무는 1차적으로는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IT 업계 등은 재택 근무 시행에도 업무상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시국이 비대면 근무를 시험대에 올려놓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글로벌 기업은 재택 근무를 상시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픽사베이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다른 나라에서는 재택 근무를 상시화하겠다는 글로벌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2022년 1월부터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려던 계획을 거뒀다. 출근 일수는 팀장이 알아서 정하기로 했다. 회계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직원 4만명 전원에게 “한 달에 최대 3일까지만 사무실에 나오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사무실 복귀가 무기한 연기됐고, 페이스북과 구글은 비대면 근무가 가능한 직군에 한해 재택 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직원 입장에서는 출퇴근 시간을 아끼고, 기업 입장에서는 사무실 소요 비용이 절감되는 긍정적 경험을 해본 이상, 재택 근무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재택 근무 지속 여부는 경영자의 철학에 달렸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은 재택 근무를 “새로운 표준이 아닌, 최대한 빨리 바로잡아야 하는 일탈에 불과하다”고 했다. 넷플릭스 공동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새로운 발상을 하려면 구성원끼리 둘러앉아 토론해야 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면 모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재택 근무 반대파’ 경영진이 있는 기업에서는 재택 근무가 코로나 시대를 떠올리는 풍경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CCBB 글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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