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카페 아닙니다” 강아지가 매일 출근하는 곳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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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문 너머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말티푸(말티즈와 푸들의 믹스견) 한 마리가 보인다. 동그란 눈, 단정하게 빗어 다듬은 베이지색 털, 위쪽으로 돌돌 말린 꼬리에 절로 웃음이 난다. 출입문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휴게실이 나오는데, 사람 수 만큼이나 많은 강아지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재롱을 부리는 강아지부터 한켠에서 잠을 자고 있는 강아지까지. 애견 카페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바로 옆에선 ‘열일’ 중인 김 과장과 이 대리가 있다. 펫사료 전문 기업 ‘로얄캐닌코리아’ 이야기다. 

로얄캐닌코리아는 펫사료 전문 기업답게 동물친화적인 사내 문화와 복지를 자랑한다. 반려동물 동반 출근이 가능할 뿐더러 사료와 동물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복지카드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하는 생활은 어떨까. 로얄캐닌 윤성은(43) 상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로얄캐닌코리아 윤성은 상무 /jobsN
로얄캐닌코리아 윤성은 상무 /jobsN

-로얄캐닌은 어떤 회사인가요?

“반려동물 복지 증진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 회사입니다. ‘반려동물을 위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라는 회사 목표 아래 반려동물 맞춤형 영양을 제공하고, 건강관리 중요성을 일깨우고, 책임감 있는 반려동물 양육문화를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반려인들에게도 워너비 회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내 직원들이 먼저 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요. 반려동물과 동반 출근할 수 있고, 영양가 높은 사료를 제공하고 동물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복지카드도 지원하고 있어요.”

-반려동물 건강을 위한 다양한 홍보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이를 기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프로젝트도 궁금합니다. 

“반려동물에게 사료는 주식입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태어나서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까지 사료만 먹고도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선 반려동물 개별 특성에 따라 사료도 달리 만들어져야 해요. 예컨대 유기견이었던 저희 강아지 ‘벼리’는 소화기와 기관지가 좋지 않아 이에 맞는 영양 공급이 필요해요. 하지만 강아지 상태와 특성에 맞는 사료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이런 인식을 하지 못하는 보호자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우선적으로 보호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생애 주기별로 어떤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영양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 세션을 통해 정보 전달을 하는 것이죠. 반려동물 비만 문제나 아파도 드러내지 않는 고양이 습성 등을 다루기도 하고, 어떤 부분을 살펴봐야 하는지도 교육하고 있어요. 또 사료 선택이 반려동물의 삶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알갱이에는 어떤 영양분이 배합됐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드립니다. 로얄캐닌은 이런 캠페인을 전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기획했던 프로젝트 중에서는 작년 4월 유튜브 라이브로 열린 교육 세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로얄캐닌 수의사, 외부 전문가와 보호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비대면으로 마련했는데, 너무 많은 보호자들이 한번에 몰리면서 댓글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그동안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건강과 영양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 체감할 수 있었죠. 이후 더 많은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션을 소규모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령 말티즈, 노령견만 다루거나 고양이만 다루는 식이죠. 보호자와 직접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가장 보람있는 것 같아요.”

-본사 사료 연구 시스템은 어떤가요? 영양가 높은 사료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전세계적으로 16개 펫푸드 생산 전용 공장이 있어요. 국내엔 김제에 아시아∙태평양 전용 수출 공장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체적으로 펫푸드를 제조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로얄캐닌만의 특화된 점이라고 한다면 전세계적으로 500여명 정도 되는 수의사와 영양사가 프랑스, 미국, 독일에 있는 전용 연구 시설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펫푸드 레시피를 연구합니다. 모든 생산·제조 공장은 이곳에서 레시피를 디자인한 대로 펫푸드를 만들어요. 또 반려견의 영양 상태와 특성에 따라 맞춤형 영양 사료를 공급하고 있어요.”

/jo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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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친화적인 직장문화가 다소 낯설기도 한데, 업무 생산성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누구나 업무를 하다 보면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이 있죠. 그럴 때 편하게 쉬고 있거나 애교를 부리는 반려동물의 모습을 보면 긴장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실제로 그런 연구 결과가 다수 있습니다. 보호자들이 집에 혼자 두고 온 반려동물 걱정으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펫 CCTV를 보고 있는 일도 많아요. 저 역시 펫 CCTV로 벼리가 집에 혼자 있는 동안 얼마나 불안증세를 겪는지 지켜봤기에 그 심정을 잘 알죠. 내가 없을 때 반려동물이 편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 직장에서도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하면 반려동물의 식사나 배변 등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어요. 당연히 업무 집중력도 높아지죠. 또 반려동물을 데리고 온 동료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대화할 일이 많아지고 교류가 활발해집니다. 제가 로얄캐닌에 다니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에요.”

-한국은 반려동물 선진국이라 할 수 있을까요? 개선점은 뭐가 있을까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반려동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펫 케어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아직 건강하고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한 문화나 인식, 반려동물 유기와 학대에 대한 법적 보호는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호자들이 반드시 들어야 할 의무 교육도 필요하고요.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등 반려동물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는 반려동물 산업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에요. 가장 기본적인 ‘먹는 것’에 대한 기준부터 다릅니다. 외국은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제도가 있어요. 하지만 국내 사료관리법에는 반려동물 사료와 관련된 규정이 미비합니다. 반려동물 먹거리 수준 향상과 건강을 위해서라도 국내 펫 문화와 유병률 등을 고려한 연구가 선행돼야 해요. 또 수의사가 아픈 동물을 적절히 처방할 수 있도록 질환관리사료 가이드를 도입하고 법적으로 관리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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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고 있는 반려동물 ‘벼리’를 소개해 주세요. 첫만남은 어땠는지, 입양을 결심한 계기도 궁금합니다.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보자마자 품에 바로 안긴 말티즈가 ‘벼리’였어요. 말티즈는 유루증이라고 특히 눈물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하얀 강아지 얼굴이 갈색으로 변해 있었어요. 상당 기간 관리가 안 된 듯한 모습에 마음이 아팠죠. 그래도 벼리는 밝았어요. 제게 친밀하게 안기는 모습에 반한 것 같아요. 몸을 비비면서 사람을 그리워하는 모습에 입양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벼리의 하루는 어떤가요? 또 하루 중 벼리가 가장 좋아하는 일과는 무엇인가요?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할 때가 많지만 팀 미팅이 있는 경우엔 벼리와 함께 출근해요. 강아지와 대중교통 이용은 어려우니 자동차로 출근합니다. 오전에는 팀 미팅에 함께 참석하고, 점심에는 사무실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죠. 오후에는 책상 옆에 놓아둔 쿠션에서 낮잠을 자거나 함께 회사로 나온 동물 친구들과 놀며 시간을 보내요.”

/jo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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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반려동물을 위한 특별한 공간도 있나요?

“반려동물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펫 룸’(Pet room)이 있어요. 기본적인 물그릇이나 배변패드, 봉투 등을 갖추고 있죠. 반려동물이 사무실을 자유롭게 다닐 수도 있어요. 혼자 일 할 수 있는 폰부스나 개인 미팅룸, 휴게실 등에서 보호자와 단 둘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요. 회의할 때도 같이 참여합니다.”

-반려동물과 출근할 때 어려움은 없나요? 반려동물 동반 출근 문화를 위해 지켜야 할 규칙도 있을까요?

“출근 시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만원 지하철에서 ‘강아지 들어갈 수 있는 자리 좀 내주세요’라고 하기엔 아직 조심스럽지만, 그런 부분도 고려할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반려동물과 동반 출근을 할 땐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펫티켓’이 있어요. 충분한 사회성 훈련과 예방 접종 및 중성화, 리드줄 착용, 배변훈련 같은 거죠. 또 반려동물을 무서워하는 직원이나 손님이 있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길 수도 있으니 항상 보호자가 옆에 있어야 해요. 반려동물을 혼자 두고 사무실을 비우는 행동은 금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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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주는 행복은 무엇인가요?

“인간에게 반려동물만이 주는 행복이 있는 것 같아요. 보호자만 바라보고, 끊임없이 교감하고 옆에 있고 싶어하죠. 반려동물들은 주인을 위한 준비가 돼 있거든요. 모든 시간을 나와 함께 할 준비가 돼 있는데 사람은 다른 일도 있다 보니 같이 못 해주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반려동물도 교육이 필요하죠. 하지만 전 이제 다른 회사는 못 갈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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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 출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한 언론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재택근무가 끝나 반려동물이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 걱정된다’는 답변이 34.17%에 달했죠. 그만큼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하는 것은 꿈 같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복지를 누리는 만큼 책임과 의무도 따릅니다. 동료와 그들의 반려동물을 배려하고,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자신의 반려동물을 케어하고 책임을 다하는 보호자가 된다면 반려동물과 성공적인 동반 출근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글 CCBB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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