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단톡방에서 맞춤법 틀리는 부장님 ‘어떻하죠?’

357

상사∙연인도 틀리면 확 깨는 맞춤법

‘금일(今日)’ 뜻 ‘금요일’로 알아 면접 놓치기도 

재택 근무로 더 자주 보이는 ‘맞춤법 파괴자’

‘주말부터 한글날 대체 공휴일까지 총 사흘간 연휴가 이어진다.’

대체공휴일이 낄 때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사흘’, ‘나흘’ 같은 말이 오르내린다. 이달 초 개천절과 한글날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사흘’을 쉰다는 보도가 있자, 이를 4일로 이해한 이들이 많아서다. “사흘 연휴면 4일을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 “왜 3일이라고 안 써서 헷갈리게 하느냐”는 반응도 소셜미디어에서 심심찮게 보였다.

‘사흘’의 ‘사’자가 숫자 4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이를 ‘4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사흘은 3일을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4일을 가리키는 말은 ‘나흘’이다. 사흘의 ‘사’가 ‘서-(三)’에, 나흘의 ‘나’가 ‘너-(四)’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면 쉽다. 

‘이틀’을 ‘2틀’로 쓰는 현상도 비슷한 오해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재미로 쓰이는 듯하다가 아예 요즘엔 ‘하루’를 ‘1루’로 표기하는 젊은 층도 많아졌다. 이참에 외워보자.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

‘금일(오늘)’의 뜻을 몰라 면접을 놓치게 된 사연이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대화창. 아래는 ‘금일’을 ‘금요일’로 잘못 이해한 학생이 오히려 “오해 소지가 있는 말을 쓰지 말라”며 항의한 메신저 대화창.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무리 맞춤법보다 소통 자체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회사 등 공식 석상에서 맞춤법을 모르면 난감한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한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몰라 면접일을 잘못 이해한 사례의 메시지 캡처본이 돌았다. ‘금일(今日·오늘)’ 14시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한 인사 담당자에게 지원자가 “금요일 면접인가요?”라고 묻는 내용이다. ‘금일’을 ‘금요일’의 준말로 잘못 이해해 벌어진 일이다. 실제 있었던 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개연성은 충분하다. 한 사극 드라마에 ‘금일’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방영 직후 이 말이 실시간 검색어로 뜬 적이 있다. ‘금일’이 오늘을 뜻하는 말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검색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책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이주윤 저)’ 중 일부. /한빛비즈

특히 재택 근무가 활성화하면서 말 대신 메신저나 이메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전보다 확연히 늘었다. 직장인들에게 맞춤법은 무엇인가? 그들에게 “회사에서 맞춤법을 틀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일 잘 한다고 소문난 대리님이 메일에 자꾸 ‘굳이’를 ‘구지’라고 쓰는데 굳이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든다. 맞춤법을 잘 안다고 일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틀리면 미덥잖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신입사원 A씨)”

“공식문서도 아니고 단톡방에서 실수하는 정도는 동료로서 너그러이 넘어갈 수 있지 않느냐. ‘내일 뵈요’라고 했더니 동료가 ‘네. 내일 봬요’라고 답해서 ‘봬요’가 맞는 표현임을 알게 됐지만, 얼굴은 후끈거렸다.(사기업 5년차 B씨)”

“후배가 자꾸 보고서에서 ‘되’와 ‘돼’를 구분하지 못해 틀린다. 상처받을까 봐 처음에는 알아서 고쳐놨는데 그래도 모르는 것 같다. 핵심 업무도 아닌데 지적하자니 후배가 꼰대라고 생각할 것 같고, 그렇다고 매번 고쳐주자니 손이 많이 가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공무원 C씨)”  

“맞춤법에 맞게 보고서를 올렸는데 이걸 다시 틀리게 고쳐놓는 상사 때문에 한동안 스트레스였다. ‘어떻게’와 ‘어떡해’를 구분하지 못해 몰래 맞는 걸로 되돌려놓는 것도 일이었다.(7년차 공무원 D씨)” 

“일만 잘 하면 됐지 왜 맞춤법 같은 형식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IT기업 근무자 E씨)”

일터에서는 이처럼 맞춤법 논쟁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뒤에서나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에서는 다르다. 틀린 맞춤법을 지적하면 되레 “문법 나치”라며 역공을 받기도 한다. ‘문법 나치’는 맞춤법을 계속 지적하는 이를 마치 나치의 행태와 같다고 조롱하는 말이다.

‘문법 나치’에 된통 당한 이들은 “누구나 맞춤법이 헷갈릴 수 있는데 문법 나치들은 ‘이 때다’ 하고 달려들어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불쾌하다”고 한다. ‘문법 나치’로 몰린 이들은 “‘않되’, ‘어의없어’처럼 아주 기초적인 맞춤법을 틀려서 알려줬는데 ‘나만 모르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식으로 반응하면 황당하다”고 항변한다.   

CCBB 글 와일드

img-jobsn
Advertisements

회신을 남겨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