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데 왜 그런 척해요?” 소비자 뿔나게 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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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친환경 다회용 컵 행사
플라스틱 쓰레기 늘리는 역효과
CU, 친환경 내세워 봉지값 5배 이상
말로만 착한 척하는 ‘그린 워싱 주의보’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 9월28일 진행한 ‘리유저블컵(다회용컵) 데이’ 행사로 뭇매를 맞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글로벌 50주년 및 세계 커피의 날을 기념해 하루 동안 일회용 컵 대신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다회용 컵에 음료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날 스타벅스 매장은 이 컵을 구하기 위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고 무리한 마케팅으로 직원을 혹사시켰다는 내부 불만과 함께 플라스틱 사용을 늘려놓고 되레 ‘친환경’으로 포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자는 친환경 운동과 배치되는 위장 환경주의, 이른바 그린 워싱(Green washing)이란 것이다.

스타벅스가 ‘리유저블컵(다회용 컵) 데이’ 이벤트로 일회용 컵 대신 나눠준 플라스틱 다회용 컵. /스타벅스 코리아

◇친환경이 오히려 쓰레기 유발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번 행사 외에도 2025년까지 국내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없애기로 했다. 특히 올해 7월 6일부터 제주에서 시범적으로 ‘매장 내 일회용 컵 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최근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매장 내에서 개인용 컵이나 텀블러 사용을 중지시킨 상태다. 다회용 컵 행사를 하고, 텀블러를 사용하라고 권장하면서 정작 스타벅스에서 받은 다회용 컵은 정작 스타벅스에서 사용하지 못한다. 

권장 사용 횟수에 대한 비판도 있다. 스타벅스는 자사에서 판매하거나 증정하는 다회용 컵의 권장 사용 횟수를 20회로 정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텀블러는 최소 50회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종이컵 하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스타벅스에서 권장한 대로 다회용 컵을 사용한다면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셈이다.

스타벅스 다회용 컵은 친환경을 이유로 만들어졌지만 정작 스타벅스 매장에서 사용할 수 없다. /ytn 뉴스 캡처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이벤트에 대해 “스타벅스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며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그린 워싱 마케팅은 즉각 중단해 실제적인 탄소 감축과 환경을 위한 진정성 있는 경영을 펼쳐야 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도 “누구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처럼 굴면서 사실 MD 제품 판매에 제일 열심인 회사”라고 비꼬았고 “진짜 환경을 생각했다면 다회용 컵이 아니라 개인 컵 할인을 더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친환경인 척하는 친환경은 No

요즘은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ESG(환경보호·사회공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면서 친환경 마케팅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을 마케팅 요소로 이용하거나 친환경인 척 위장한 친환경 제품을 내놓은 기업도 늘었다. 이른바 그린 워싱이다.

그린 워싱이란 녹색(green)과 세탁(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환경친화적인 것처럼 꾸미는 ‘위장 환경주의’ 또는 ‘위장 환경 운동’을 의미한다.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기업이나 그 같은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기업이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의도적으로 숨기면서 친환경 포장 도입이나 사회적 활동 등만 부각시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페이퍼 보틀(종이병)이라고 쓰인 외부 포장과 달리 플라스틱병으로 이뤄진 제품으로 그린 워싱 논란을 부른 이니스프리의 화장품. /페이스북 ‘플라스틱 없이 잘 산다’ 캡처

올해 4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열사인 이니스프리가 그린 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이니스프리가 종이를 이용해 제작한 용기라고 홍보한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의 종이를 벗겨보니 그 안에 플라스틱병이 들어있었던 것. 

해당 제품은 제품명과 특징을 종이에 인쇄해 플라스틱을 감싸는 형태로 제작됐다. 이니스프리는 해당 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대비 51.8% 적은 플라스틱을 사용했다고 홈페이지 등에 표기해왔다. 그러나 제품 겉면에 ‘안녕, 나는 종이 병이야(Hello, I’m Paper Bottle)’라고 적혀있어 용기 자체가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오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플라스틱 제로를 실천하기 위해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선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비지에프(BGF) 리테일은 올해 4월부터 씨유(CU) 편의점에서 비닐봉지 대신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친환경 봉투 판매가는 100원으로 일반 비닐봉지가 20원인 것과 비교해 5배가 비싸다. 롯데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스윗허그, 배달의민족의 식자재 및 배달 비품 쇼핑몰 배민상회도 생분해성 수지를 이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CU의 친환경 봉투, 일반 비닐봉지보다 5대 비싼 100원에 판매된다. /BGF리테일

그러나 녹색연합의 ‘생분해 플라스틱의 오해와 진실’ 보고서를 보면 생분해 플라스틱의 실상은 친환경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국내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의 처리 지침은 일반 쓰레기와 동일하게 종량제 봉투에 넣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버려지는 생활 폐기물의 절반 이상은 소각된다.

최근 유통채널들이 하나둘씩 시도하고 있는 리필 매장도 그린 워싱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리필을 위해선 전용 용기 또는 자사 용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정된 용기를 새로 구매해 사용해야 하는 만큼 친환경 순환과 플라스틱 저감에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진 만큼 제품 생산 과정 중 환경오염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녹색연합은 “시민들은 더 이상 쓰레기 배출과 처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며 “기업은 생산·소비·처리 단계에서 생산자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CCBB 키코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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