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인 신발 만들어 ‘연 6000’ 버는 19세 커스터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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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커스터머 이민혁

나만의 개성 살려 신발 꾸미는 ‘신꾸’ 

BTS 지민, 임영웅도 뛰어들어 더욱 인기

우리가 매일 같이 신고 다니는 평범한 신발을 세상에 하나뿐인 신발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다. 평범한 상표가 있는 신발을 나만의 스타일로 개성있게 꾸미는 일명 ‘신꾸’(신발 꾸미기)가 유행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지민, 트로트 가수 임영웅, 투애니원 출신 산다라박 등도 신꾸를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인기를 끌었다. 

이민혁(19) 커스터머는 커스텀 신발로 어린 나이에 연봉 6000만원을 벌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다. 전시회에 자신의 신발을 출품하기도, 고객의 의뢰를 받아 맞춤 제작하기도 한다. 태극기 자수와 안중근 의사의 서약서가 그려진 신발은 관람객 사이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만화처럼 만든 신발도 독특한 생김새 덕분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발 아티스트’이자 ‘신발 커스터머’로 활동하는 그에게 제작 여건상 소수의 사람만이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이 독특한 신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제공

-‘신발 커스터머’는 어떤 일을 하나요? 

“신발을 특별한 작품으로 만드는 직업이에요. 커스텀은 맞춤 제작을 의미해요. 원하는 스타일로 제작해 나만의 물건을 만드는 것이죠. 신발 커스터머는 전시회를 통해 나만의 신발을 선보이기도 하고, 고객 의뢰를 받아 맞춤 제작을 하기도 해요.”

-신발 커스터마이징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왜소한 편이라 중학교 때 많이 무시당했어요. 고등학교를 올라가면서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도록 자기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보니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이 모두 다른데 비해 신고 있는 신발은 비슷하거나 똑같았어요. 조금 다르게 신을 방법을 고민하면서 커스텀을 알아보게 됐어요. 나만을 위한 신발을 만드는게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죠.

커스텀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그 분야에 유능한 스승님을 찾아갔어요. 자신만의 기술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수강생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하지만 제 사정을 말씀 드리고 몇 번의 설득 끝에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후 2018년부터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패패부산) 등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또 고객들의 주문을 받아 맞춤 제작을 하기도 하고요”

-그림이나 미술 분야에 재능이 있어야할 것 같아요. 원래 그 분야에 관심이 많았나요? 

“미술 학원을 따로 다닌 적은 없고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특히 만화영화 ‘스펀지밥’의 징징이 등 만화 캐릭터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공부에는 소질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림이나 미술 분야에 더 관심을 둔 것 같아요.” 

-현재까지 커스터마이징한 신발은 총 몇 켤레인가요? 한 켤레당 커스터마이징 가격은 얼마인가요?

“같은 디자인까지 모두 포함하면 1000켤레 가량 되는 것 같아요. 다른 디자인으로만 보면 100켤레 정도 제작했습니다. 가격은 디자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6만원이에요.”

커스텀 신발./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제공
커스텀 신발./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제공
커스텀 신발./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제공

-커스터마이징 한 신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유명인이 커스텀 의뢰한 신발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번개 커스텀’이라고 제가 첫 전시회에서 출품한 작품이기도 해요. 당시에는 붓을 잘 다루지 못해 이쑤시개로 그림을 그렸던 작품이에요. ‘안중근 의사 커스텀’도 기억에 남는 신발 중 하나예요. 이 역시 첫 전시회에 출품했던 작품인데 관람객으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어요.”

-신발 커스터마이징 과정이 궁금해요. 한 켤레당 작업 시간은 얼마나 소요되나요?

“가죽 신발을 커스터마이징 해달라고 의뢰가 들어오면 먼저 가죽에 발라진 코팅제부터 제거해요. 색깔을 올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마스킹 테이프로 가립니다. 이후  에어브러쉬를 통해 물감을 올리고 반복적으로 열처리를 합니다. 열처리가 잘 될수록 커스텀 유지 기간이 길어져요. 마지막으로 마감재를 사용해요. 마감재는 물감이 벗겨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용도예요. 

한 켤레를 작업하는데 3~4시간 정도 걸려요. 하지만 의뢰량이 많아서 3~4주까지 기다리는 고객들이 많아요. 저는 많으면 하루에 8켤레까지 작업하고 평균 4켤레 정도 작업하고 있어요.”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제공

-신발을 완전히 분리한 후 소재를 바꾸기도 한다고요. 

“가죽이 아닌 다른 소재를 싫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신발에 있는 에나멜 부분을 가죽으로 바꿔달라는 문의가 많아요. 기존 가죽을 다른 질 좋은 가죽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별로 추천하지 않아요. 신발 모양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커스터마이징에도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다고 하던데요. 

“페인팅과 수전사, 필름 등 다양한 기법이 있어요. 페인팅은 말 그대로 신발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에요. 수전사 기법은 차량 커스텀에 많이 쓰이는데, 표면장력을 이용한 방식이에요. 물 위에 잉크를 뿌리고 신발을 물 속으로 수직으로 내려주는 것이죠. 이때 잉크는 기름이기 때문에 물에 떠있어요. 물의 표면장력 때문에 신발에 디자인이 입혀져요. 필름은 수전사와 비슷한데 프린트된 그림을 물을 통해 신발에 부착하는 방식이에요.”

-그런데 만약 작업하던 신발을 망치면 어떻게 하나요? 

“지금까지 두 번 정도 작업물을 망쳐본 적이 있어요. 제 신발에 한 번, 고객 신발에 한 번이요. 고객님께 양해를 구하고 똑같은 신발을 구매해 재작업했어요. 당연히 신발 구매 비용은 제가 부담했어요. 망친 신발은 연습용으로 사용해요. 복구하는 방법을 연구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커스터마이징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내구도가 가장 중요해요. 신발은 오염되기 쉬운 물건인만큼 페인트를 하면 그 부분이 벗겨지기 십상이에요. 그런 이유로 커스텀 지속성을 의미하는 내구도가 중요하죠. 저는 3년 동안 다양한 내구도 테스트를 시도하면서 저만의 노하우를 만들었어요. 페인트가 갈라지거나 벗겨지지 않도록 내구도 높은 신발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창업을 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대학을 다니며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는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시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아 학점도 좋은 편이에요. (웃음)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에요. 새내기 생활을 즐겨보지 못한 게 아쉬워요. 또 오랜 시간 커스텀 작업에 열중하다보니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생겼어요.”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제공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제공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제공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인스타그램. 

-나에게 ‘신발’이란? 

“저한테 신발이란 지갑같은 것이에요. 좋은 지갑을 들면 돈이 많이 들어온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좋은 신발을 신으면 좋은 장소로 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활동명도 ‘BP custom’이에요. 베스트 플레이스(Best place·좋은 장소)의 약자입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가죽과 천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또 취미로 가죽 미싱을 하고 있어요. 언젠가 공방을 만드는 것이 제 꿈이에요. 데이트 코스에 ‘반지 만들기’가 있듯 저는 ‘신발 만들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현재 다양한 가죽을 사용해 연습해보면서 가죽 지갑도 함께 선물해드리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신발 커스터머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커스텀이라는 게 굉장히 고된 일이에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수입은 크지 않거든요. 요즘 강의를 나가보면 커스터머를 꿈꾸는 아이들이 늘어나는데 돈을 좇기보다 정말 좋아하는 일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수입은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또 신발 커스텀을 망칠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망치면 복구하는 작업을 통해 커스텀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고 이해도를 쌓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민혁 신발 커스터머 인스타그램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한국에서 커스텀 신발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예전보단 나아졌지만 아직도 커스텀 신발을 가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가품과 커스텀 신발은 분명히 차이가 있거든요. 저는 커스텀 신발이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외국에서도 커스텀 신발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보고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어요. 부산에서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가 매년 열리듯 커스텀 신발을 선보일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글 CCBB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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