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만 파는 플랫폼 만들었더니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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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솔 대표 김민교

문과생 출신이 만든 로봇 중개 플랫폼

창업 첫 해만에 매출 10억 바라봐 

‘치킨 튀기는 셰프 로봇’, ‘치매예방 로봇’ 등 로봇시장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마로솔은 로봇산업 데이터를 확보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로봇 중개’ 플랫폼이다.  올해 1월 출시한 서비스로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매출 10억원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로봇 시장의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구조를 만들어 벤처캐피탈(VC)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마로솔 김민교(41) 대표는 이력이 독특하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전략팀에서 일하다 로봇 제조회사로 이동 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 로봇산업 성장에 기여했다. 문과생 출신이지만 로봇신문 전문가 칼럼에 기고까지 하면서 ‘로봇전문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에게 로봇 전문가가 된 배경과 사업 첫 해 빠르게 성장한 노하우를 들었다. 

마로솔 김민교 대표. /마로솔 제공

-문과생 출신이 ‘로봇 전문가’가 된 점이 흥미로워요. 

“대기업 전략팀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에서 근무한 경험이 로봇 산업을 접한 계기예요. 당시 글로벌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국내외 ‘협동로봇’ 시장을 개척했어요.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개발된 로봇이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로봇 산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했죠. 

저는 데이터 기반으로 로봇산업을 분석합니다. 직접 로봇을 만드는 건 엔지니어가 하죠.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선 로봇의 성능과 품질뿐 아니라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도 필요해요. 고객이 원하는 로봇은 무엇이고, 시장에 어떤 로봇이 있는지, 공급방안은 무엇인지 발로 뛰며 데이터를 모았어요. 현장에서 로봇 테스트를 하고 성능도 일일이 검토했죠. 일반인도 쉽게 다룰 수 있는 로봇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만 있으면 문과생도 충분히 로봇산업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요?

“국내 로봇시장 규모는 5조8000억원 규모입니다. 최첨단 로봇이 계속 나오고 있고, 수요도 높은 상황이에요. 하지만 로봇 시장 자체는 전형적인 레몬시장이었죠. 구매자와 판매자 간 정보비대칭 문제가 심했어요. 로봇은 필요에 따라 종류도, 기능도, 형태도 제각각이에요. 그런데 제품 정보나 가격, 공급업체 정보가 투명하지 않아 제대로 된 거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공급업체 측에서도 판로를 만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 마로솔의 시작이었습니다. 실제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로봇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사업 시작 적기라고 판단했죠.”

-마로솔은 어떤 회사인가요? 

“마로솔은 ‘마이 로봇 솔루션’의 약자에요. 말 그대로 내가 필요했던 로봇 사례와 견적, 제품, 공급기업 정보를 제공받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매칭 서비스와 이커머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현재 6만명에 이르는 수요 기업 데이터를 확보했어요.”

-로봇 시장에서 많이 쓰는 용어 ‘로봇 자동화’란 무엇인가요?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주는 것을 의미해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로봇이 도입된 사례나 의뢰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 82%가 사람이 하기 부적절하거나 위험하거나 단순 작업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 노동을 대체해주고 사람은 조금 더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로봇 자동화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도와주는 거죠. 가정에 있는 세탁기나 청소기처럼요.”

로봇 활용 사례. /마로솔 제공
로봇 활용 사례. /마로솔 제공
로봇 활용 사례. /마로솔 제공

-마로솔만의 특장점이 있나요?

“국내에 있는 거의 모든 로봇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요. 현장을 돌아다니며 실제 자동화 사례를 촬영하고 산업공정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요. 올해 연말까지 데이터베이스가 6000건 정도 쌓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정보를 간편하게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그동안 고객분들이 로봇 자동화를 검토하는 데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면 저희는 단 한 시간 만에 가능합니다. 

서비스의 가장 핵심은 저희가 보유한 로봇 데이터가 모두 영상 기반이라는 것입니다. 유사한 작업환경에서 원하는 로봇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기존 영업방식은 말로만 설명을 해 로봇 적용 사례를 제대로 알 수 없었어요. 하지만 고객들은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실제 적용 사례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하죠. 예를 들어 치킨을 조리하는 로봇이 있다면 조리 방식에 따라 로봇 종류와 특징이 달라요. 저희는 영상을 통해 다양한 로봇 적용 사례를 보여드리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합니다. 공급 업체 및 제품 정보, 예상 금액, 진행 시간,도입 효과 등 정보를 함께 제공하죠. 여러가지 솔루션을 두고 서로 비교해볼 수도 있어요. 솔루션 제안과 공급기업까지 매칭해주는 플랫폼입니다.”

마로솔 매칭 서비스. /마로솔 제공

-로봇 활용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로봇은 유형별로 다양합니다. 산업용로봇, 바리스타로봇, 치킨조리로봇, 웨어러블·물류·서빙·청소·순찰·방역로봇 등이 있어요. 최근 문의가 자주 들어오는 로봇은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공장이나 작업현장에 가면 10~30kg 무게를 매일 옮기는 분들이 있어요. 몸에 많은 무리가 가죠. 웨어러블 로봇은 부상을 방지하는 로봇입니다. 입기만 하면 실제 작업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어요. 

청소나 안내, 순찰로봇도 꾸준히 수요가 높은 제품입니다. 자율주행 기능이 있어 24시간 동안 돌아다녀요. 화재 등을 감지하면 경보가 울리기도 해요. 최근 한 병원에서 CCTV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로봇을 문의했어요. 적합한 순찰로봇을 추천해드렸죠. 또 공공기관에서 방역로봇 문의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정말 다양한 로봇들이 많이 있으니 고객 니즈에 가장 근접한 로봇을 추천해드려요.”

로봇 활용 사례. /마로솔 홈페이지

-로봇 산업 관련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고요. 

“과거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심으로 로봇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로봇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죠. 로봇 시장 전반에 대한 리터러시를 높이는 차원에서 로봇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밌게 만들고 있어요. 콘텐츠는 로봇 시장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마로솔 데이터와 콘텐츠. /마로솔 홈페이지 

저희가 확보한 데이터도 공익적인 목적으로도 활용하고 있어요. 시장에서 어떤 유형의 로봇이 인기 있는지, 고객 유형은 무엇인지 등 전문가 칼럼 기고를 통해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공하고 있어요. 로봇 시장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시장분석이 선행돼야 해요. 시장에 좋은 제품과 솔루션이 많이 나와야 플랫폼도 원활히 운영됩니다. 데이터를 통해 로봇 제조업체에게 시장 트렌드를 알려드리고 대응 방법을 제안하는 거죠.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가격과 성능을 갖춘 로봇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현재 로봇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서비스로봇과 물류로봇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요. 노동환경 개선이나 인력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로봇 한 대 가격은 얼마인가요?

“로봇 종류에 따라 가격대는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로봇 한 대 가격은 3000만~4000만원선 입니다. 하지만 로봇 한 대를 도입하는 데 8500만원가량 듭니다. 로봇을 설치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하고, 제작·가공 공정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경쟁력 있는 가격대 제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최종 설치까지 총 4000~5000만원대인 솔루션이 늘어나고 있죠.”

-미래 로봇 산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현재 로봇시장이 10년 전 배달, 인테리어, 숙박 시장과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성장 초입에 있는 단계죠. 앞으로 인구는 더욱 줄어들고, 사업자들은 효율화를 꿈꾸기 때문에 로봇 자동화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5G, AI, 자율주행 등 기술이 로봇과 결합하면서 로봇 활용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어요. 앞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매출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올해 1월 서비스를 처음 론칭했는데 현재까지 매출 8억5000만원을 달성했습니다. 연말까지 1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로솔 김민교 대표. /마로솔 제공

-본인만의 사업 운영 철학이나 노하우가 있나요?

“집요하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게 기본 철학이에요. 항상 세상과 고객 변화를 주시합니다. 남들보다 한 발만 빠르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의 성과는 시장과 고객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가 입니다. 무료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공하거나 칼럼 기고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로봇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요.”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요? 

“로봇 관련 모든 서비스를 다루는 슈퍼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다국어 버전도 만들고 있어요. 해외에서도 이런 형태의 플랫폼은 처음입니다. 실제로 사이트 트래픽을 보면 해외 고객분들도 많이 찾아와요. 해외 거점을 만들어 우리나라 로봇업체들이 진출할 수 있는 판로를 만들 계획입니다.”

글 CCBB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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