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가 만든 이것에 네이버가 투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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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로 일하면서 많은 중소사업자가 회계·세무 관련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알았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나섰다. 코딩을 독학하고 3년간 서비스를 직접 개발했다. 앱 하나로 중소사업자가 수익, 지출 및 자금 현황 등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알 수 있게 했다. 또 예상 세액 등을 분석하고 세제 혜택 등도 알려준다. 통합 경영관리 서비스 ‘비즈넵’을 서비스하는 에멘탈의 이성봉(38) 대표의 이야기다.

에멘탈의 이성봉 대표. /jobsN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한 이 대표는 2010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삼정회계법인에 입사했다. 3년여간 일하면서 금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담당했다.

“대기업의 빅데이터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다가 2013년 사표를 내고 개업했습니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상으로 세무·감사·재무 컨설팅 서비스를 처음 하려고 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중소사업자가 회계와 세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사업 관련한 실적과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거나 관리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물론 규모가 꽤 큰 회사조차 자금 관리가 엉망인 경우가 많았어요. 자금·경영 관리에 구멍이 났다는 걸 모르고 있다가 큰 손실을 보고 폐업하는 사례도 있었어요. 또 지식과 정보가 부족해 세금 신고를 누락하거나 신고를 잘못해 세금 폭탄을 맞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매년 바뀌는 세제와 정부 정책을 알지 못해 절세 혜택 등을 누리지 못하는 사례도 많았죠.

경리 직원을 둘 여유가 없는 소규모 사업자의 경우 회사 운영만으로도 바쁜데 매입·매출 관리, 재무 관리까지 신경 써야 하니 힘들어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대부분 수기로 작성하거나 엑셀 프로그램에 일일이 정리하고 있었어요. 또 매번 지출 영수증을 종이에 풀칠해 붙이고 무슨 비용인지 적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시간이 많이 들고 번거로운 작업을 효율적으로 자동화할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회계·세무 관련 전문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쉽고 간편한 형태로 수익, 지출 및 자금 현황 등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이성봉 대표. /에멘탈 제공
일하는 직원들 모습. /에멘탈 제공

이 대표는 2016년 ‘에멘탈’을 창업했다. 다양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중소사업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나섰지만 개발 관련 경험이나 지식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이 대표는 독학을 결심했다.

“개발자를 구하거나 외주를 맡길 여력이 없었어요. 일하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이기도 해서 고민 끝에 직접 코딩을 독학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가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듣고, 각종 서적을 보면서 C언어 등 코딩을 독학했습니다. 쉽진 않았지만, 원래 한 번 꽂히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라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어떻게서든 알아내기 위해 애썼어요. 같은 책을 3번 이상 보면서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공부했습니다. 이후 3년간 직접 서비스를 기획하고 앱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에멘탈’은 중소사업자를 위한 경영관리 서비스 ‘비즈넵’을 2019년 출시했다. 비즈넵은 중소 사업자를 위한 세무·회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자는 앱 하나로 매출, 매입, 인건비, 손익, 세금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거래 내용 뿐만 아니라 예상 세액 및 자금 현황, 결산 정보 등 경영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식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 주변 지인을 대상으로 클로즈 베타를 운영했어요. 피드백을 받아 계속해서 서비스를 고도화했습니다. 또 전문지식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쓰기 편하도록 UI·UX(사용자 환경·경험)을 디자인했습니다. ‘세상에 꼭 필요한 기술이 나왔다’ ‘많은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줄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사업자는 계좌와 카드를 한 번만 연동하면 매출·매입 및 거래 내용 등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어요. 월별 매출이나 손익 분석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 세무 진단 서비스로 예상 납부 세액 확인도 가능해요. 자주 바뀌는 세금 정책을 반영한 자동화 데이터 분석으로 예상 세액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앱 구동 모습. /에멘탈 제공

‘에멘탈’은 자체 기술력을 토대로 서비스 출시 2년 반 만에 전국 사업장 10만여곳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등으로부터 총 60억원을 투자받았다. 누적 투자 금액은 100억원에 달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합니다.

“지금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현재는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 확대에 집중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추후 구독료를 받을 예정이에요.”

-다른 경쟁사와 차별점은요.

“독보적인 데이터 수집·분석 능력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외부 모듈을 구입해 서비스하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데이터 분석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세무 자동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체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요.”

‘비즈넵’은 올해 안에 세금 신고 자동화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에멘탈 제공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정말 좋다’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실 때 가장 뿌듯해요. 세금 정책을 몰라 피해를 볼 때가 있었는데, 사전 세무 진단 서비스를 이용해 예상 세액을 분석하고 미리 알 수 있어 편리하다고 하세요. 또 불필요한 세금 부담도 막을 수 있다고 좋아하십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2025년까지 300만곳 이상의 중소 사업자를 유치하는 게 목표입니다. 올해 안에 세금 신고 자동화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에요. 부가세, 종합소득세, 법인세 등 세무 서비스를 자동화해 많은 고객이 가게·기업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향후에는 인사, 급여 등까지 서비스를 확장해 기업 재무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또 인력 충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원 수는 30여명이에요. 내년까지 10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자율 출퇴근제, 유연근무제 등을 시행해 선진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고자 해요. 구성원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고자 합니다. 모두가 함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글 CCBB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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