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은 지루해” BTS도 30초 영상 선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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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5초면 충분해요.”

영상의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 이른바 숏폼(short-form) 콘텐츠의 시대다. 2030세대, 그중에서도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는 20~30분 길이의 영상을 지루하게 여긴다. 대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거나 쉬는 시간을 활용해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한다. 

2010년대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5분에서 15분 사이에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낵 컬처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제는 그보다 더 짧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숏폼이 콘텐츠 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틱톡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가수 최유정. /최유정 틱톡 캡처

숏폼 콘텐츠로 가장 먼저 승부수를 띄운 플랫폼은 바이트댄스가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이다. 틱톡은 약 15초 길이의 영상을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수많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나 동영상)을 탄생시켰다. 틱톡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모바일 앱 분석 기업 앱애니 조사 결과 2021년 5월 미국의 1인당 월평균 앱 이용 시간은 틱톡이 유튜브보다 길었다. 미국인은 틱톡을 월 평균 24.5시간 이용했다. 22시간을 소비하는 유튜브보다 2시간 30분이 더 길다. 영국은 두 앱 사용시간의 격차가 더 컸다. 영국의 1인당 월평균 틱톡 이용 시간은 25시간이다. 16시간인 유튜브보다 9시간 길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유튜브 이용시간이 틱톡보다 길지만, 틱톡 성장세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가 선보인 숏폼 콘텐츠 플랫폼 ‘유튜브 쇼츠’. /유튜브 캡처

◇틱톡 인기에 유튜브·네이버·카카오도 뛰어들어

틱톡의 급성장에 위기의식을 느낀 유튜브도 숏폼 콘텐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0년 가을 인도에서 유튜브 쇼츠(shorts)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쇼츠는 이름처럼 길이가 짧은 영상을 올리는 코너다. 최장 60초분량의 영상을 올릴 수 있다. 구글은 현재 유튜브가 진출한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쇼츠에 대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3월 베타 버전 운영을 시작했다. 주로 세로보기형 영상으로 춤·노래·먹방 등 다양한 영상이 올라온다.

사진 공유 앱으로 시작한 인스타그램도 2020년 숏폼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릴스(Reels)를 선보였다. 최장 30초분량의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시작해 초기에는 틱톡을 따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10억명에 달하는 전 세계 이용자를 발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는 최근 트위터에서 “우리는 더는 사진 공유 앱이 아니”라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동영상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어피치를 활용해 만든 애니메이션 피치파이브. /카카오프렌즈 유튜브 캡처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도 숏폼 콘텐츠 투자에 한창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 어피치를 활용해 숏폼 애니메이션 피치파이브를 제작했다. 지난 4월 틱톡에서 공개한 피치파이브 영상과 관련 콘텐츠 조회수는 1억7000만을 돌파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피치파이브 영상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수많은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해시태그(#) 챌린지 영상을 올리는 등 즐기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앞으로도 캐릭터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콘텐츠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2020년 숏폼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자체 서비스 ‘블로그 모먼트’를 출시했다. 블로거들이 짧은 영상을 편집하고 업로드할 수 있는 일종의 툴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모먼트를 내놓으면서 일상·패션뷰티·요리법 등 매달 새로운 주제로 모먼트 경진대회를 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숏폼 콘텐츠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한 상황이다. 

틱톡에서 신곡을 선공개했던 방탄소년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방송가에서도 영상 콘텐츠의 길이를 줄이고 있다. 시청자 연령대가 낮은 애니메이션이 대표적이다. 기존 애니메이션 분량은 1회당 20~30분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10분 이내로 짧아지고 있다. 투니버스에서 방영하는 슬랩스틱 코믹 애니메이션 카마앤로니는 에피소드당 길이가 5~7분이다. CJ ENM에서 제작한 정글박스도 한 회당 분량이 5분 정도다. 분량이 짧은 애니메이션은 TV뿐 아니라 유튜브나 틱톡 같은 영상 플랫폼에서도 부가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 제작자 입장에선 숏폼 콘텐츠를 만드는 게 제작비 측면에서나 수입 면에서나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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