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 반’이 빵 때문인 사람들 제가 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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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호텔 셰프 출신 달롤컴퍼니 박기범 대표

밀가루 안쓴 글루텐프리 롤케이크 등 개발

#빵지순례
#밥 없인 살아도 빵 없인 못 사는 사람들
#빵이 ‘삶의 반’까진 아니어도 ‘살의 반’ 정도는 차지하는 사람들 
#밀가루가 몸에 맞지 않아 빵을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사람들 

이들의 고민을 해결한 곳이 있다. 밀가루 대신 쌀로 빵을 만드는 ‘달롤컴퍼니’다. 국내에서 품질 좋기로 두 손가락 안에 드는 ‘추청쌀’과 무항생제 계란, 당함량 낮춘 우유 생크림으로 빵을 만든다. 밀가루를 일절 넣지 않아 소화불량·알러지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자주 찾는다. 개발 기간만 수개월. 특급호텔 셰프 출신답게 맛도 놓치지 않았다. 누적 판매량 100만개와 함께 쌓인 후기, 높은 재구매율이 그 맛을 증명한다. 

쌀 제과제빵 브랜드 ‘달롤’ 운영사 달롤컴퍼니 박기범(34) 대표는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가 중요하다”고 했다. 당장 유행하는 빵을 만들기보다 느리지만 건강하고,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민감성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해 니즈를 파악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푸드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쌀 베이커리를 통해 줄어드는 쌀 소비량을 다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민감성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쌀 소비도 늘리고.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에게 ‘스테디셀러’ 빵 정체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달롤컴퍼니 박기범 대표. /달롤 제공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쌀로 글루텐프리 제과제빵하는 달롤컴퍼니 대표 박기범입니다. 요리를 좋아해 경희대학교에서 조리외식경영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 신세계조선호텔에서 6년 동안 셰프로 일했어요. 셰프로 일하는 동안 외식 마케팅에 관심이 생겨 SPC파리크라상 마케팅팀으로 이직했습니다. 건강 베이커리에 눈을 뜨면서 2017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셰프에서 직장인으로, 현재는 사업가로 변신하셨어요. ‘달롤 컴퍼니’는 어떤 곳인가요? 

“달롤(bit.ly/3fwe5Tz)은 쌀로 제과제빵 하는 브랜드에요. 달롤 빵은 밀가루를 잘 못 드시는 민감성 소비자들을 위한 글루텐프리 베이커리 제품이죠. 좋은 먹거리를 통해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꿈꿉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 이름도 ‘달롤’(달+롤케이크)이에요. 롤케이크는 저희 주력 제품이죠. 달을 보고 건강을 기원하듯, 모든 사람들이 좋은 먹거리를 통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셰프로 일하면서 빵에 눈을 뜬 계기가 있나요? 

“어릴 적부터 참새가 방앗간 다니듯 빵집을 다녔어요. 부모님이 저더러 ‘그렇게 빵이 먹고 싶으면 나중에 빵집을 차려라’라고 할 정도였어요. 호텔에서 셰프로 일할 때 호텔 베이커리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메뉴 개발과 기획, 마케팅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그때부터 베이커리 산업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호텔은 프리미엄 외식산업이라 기존 고객들의 재방문이 많은 편이에요. 반면 프랜차이즈 시장은 다양한 고객들이 모이는 곳이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우리나라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SPC로 옮겨갔어요. 상품기획자이자 마케터로 근무하면서 여러가지 빵을 먹어보고 연구했어요. 빵에 대한 애정도 더욱 깊어졌죠.”

신세계조선호텔 셰프로 일하던 박기범 대표. /달롤 제공
제빵제과 중인 박기범 대표. /달롤 제공

-빵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나요?

“저는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를 좋아해요. 베이커리 산업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해마다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이슈가 되는 빵이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사라지죠. 한 때 식빵 브랜드가 유행하기도 하고, 단팥빵 브랜드가 유행하기도 하는 것처럼요. 저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꾸준히 찾는 빵에 집중했어요. 해가 지나도 판매량이 줄지 않는 빵이 롤케이크와 카스테라더군요. 선물하기도 좋은 빵이고요. 요즘 소비자들은 맛뿐 아니라 재료나 성분도 꼼꼼하게 따져봐요.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죠. 사람들이 자주 찾는 빵을 건강하고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밀가루 없는 ‘글루텐프리’ 빵을 만드는 이유가 있나요? 주재료가 ‘쌀’인 이유도 궁금해요.

“글루텐은 밀가루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입니다. 글루텐 성분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요. 소화불량이 있거나 알러지 반응으로 힘들어하는 소비자들이죠. 생각보다 그런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글루텐프리에 초점을 맞췄어요. 글루텐프리는 글루텐 성분이 없는 상태를 말해요. 밀가루를 쓰지 않는거죠. 저희는 모든 제품을 글루텐프리로 만들고 있고, 김포에 새로 짓는 공장도 국내 최초 글루텐프리 전용 공장이에요. 밀가루가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공장이죠. 

빵을 글루텐프리로 만드려면 밀가루 대신 다른 곡식을 활용해야 해요. 귀리나 아몬드 가루 등 다양한 식재료가 있지만, 저희는 쌀을 씁니다. 국내산 쌀이요. 달롤은 쌀을 먹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해요. 현재 우리나라 쌀 출하량은 늘었어요. 쌀 보관·재배 기술이 좋아진 덕이죠. 하지만 쌀 소비는 30년 전보다 훨씬 줄어들었어요. 보관 비용으로 국가적인 손실이 발생하는데다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루텐프리와 쌀을 접목했어요. 쌀로 빵을 만들어 쌀 소비도 늘리고,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연구한거죠. 최근에는 김포에 있는 농가와 쌀 계약 재배를 체결했습니다. 추수가 끝나면 김포 쌀로 제조할 계획이에요. 김포는 쌀의 본고장인데다 가격도 비싼 편이에요. 그만큼 질 좋은 쌀이 생산되는 곳이죠. 

달롤 빵은 밀가루 없이 100% 국내산 쌀로 만든다. /달롤 제공
달롤 빵은 밀가루 없이 100% 국내산 쌀로 만든다. /달롤 제공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쌀 품종 테스트도 여러번 하셨다고요

“쌀은 여러가지 품종이 있어요. 제과제빵 원료로 가장 적합한 품종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테스트했어요. 저희는 추청이라는 품종을 씁니다. 김포에서 재배돼요. 전국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드는 좋은 쌀로 꼽힙니다.”

-밀가루 없이 쌀로만 만든 빵이 맛있을까요? 만드는 방법도 쉽지 않을텐데요. 

“쌀로 만든 빵이 맛없다는 인식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호텔 셰프 출신이고 프랜차이즈까지 경험했기 때문에 맛 없으면 출시하지 않아요. 개발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더라도 맛 없으면 내놓지 않습니다. 1만개 정도 쌓여있는 달롤 후기를 보면 대부분 맛있다는 평가에요. 온라인몰(bit.ly/3fwe5Tz)에서도 인기입니다. 저희는 민감성 소비자도 맛있게 먹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하기 때문에 맛 평가를 까다롭게 합니다. 

베이커리에서 쌀은 굉장히 까다로운 재료에요. 쌀로 떡은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빵은 어렵죠. 글루텐이 빵에서 구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걸 빼야하니까요. 저희는 효소를 이용하는 등 저희만의 기술력을 통해 쌀 제과제빵을 하고 있어요. 쌀을 이용한 다른 곳들은 대부분 찹쌀을 이용해 떡과 빵의 중간 식감의 제과를 선보여요. 하지만 달롤 제품은 밀가루와 흡사한 식감을 구현해요. 다른 곳보다 메뉴 개발이 오래 걸리는 이유죠. 메뉴 하나를 개발하는데 최소 6개월이 걸립니다.”

달롤컴퍼니의 쌀롤케이크. /달롤 제공
달롤컴퍼니의 쌀롤케이크. /달롤 제공

-후기를 보니 달롤 ‘쌀롤케이크’가 유명하던데요. 

“달롤의 롤케이크는 100% 국내산 쌀로 만듭니다. 또 국내산 무항생제 계란과 동물성 우유생크림을 사용해 당함량을 낮췄어요. 일반 프랜차이즈 빵집 롤케이크 당류가 평균  28.66g이라면 달롤은 12g 수준이에요. 쌀로 만들었음에도 식감은 부드럽죠. 누적 판매수량은 100만개에 달합니다.”

-달롤의 쌀 베이커리만의 특장점이 있나요? 

“달롤 빵은 소화가 잘 된다는 평가가 많아요. 냉동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죠. 해동 시 품질이 99% 돌아옵니다. 냉동 보관했던 쌀밥을 해동했을 때 처음과 같은 상태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원리에요. 쌀은 냉동 온도에서 유지가 가장 잘되거든요. 냉동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통기한도 6개월로 깁니다. 제주도 배송이나 해외 수출 시 품질 변화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기억에 남는 후기가 있나요?

“저희가 쌀 베이커리를 고집한 된 이유 중 하나가 후기 때문이에요. 온라인(bit.ly/3fwe5Tz)으로 판로를 넓히고, 전국배송을 시작하면서 쌀 롤케이크를 드신 분들의 많은 후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가장 많이 봤던 후기 중 하나가 밀가루를 못 먹는 내게 빛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었어요. 아이가 알러지가 있어 밀가루를 전혀 먹지 못하는데 이렇게 맛있는 빵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도 여럿 있었어요. 밀가루 함량이 없다는 글루텐프리 인증서를 직접 보여달라는 분도 있었어요. 그만큼 민감성 소비자들이 곳곳에 많았다는 이야기죠. 모든 먹거리를 글루텐프리로 만든 직접적인 계기에요.

사업 초기에는 제가 직접 배송트럭 운전하면서 고객분들에게 제품을 전달하기도 했어요. 저희 베이커리를 찾아준다는 이유만으로 직접 가서 드리고 싶었거든요. 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도 해드리고요. 그만큼 진정성을 담아 만든 빵이에요. (웃음)”

달롤 쌀롤케이크 후기. /달롤 제공

-빵을 정기구독하는 서비스도 준비하신다고요. 

“민감성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요. 밀가루 알러지가 있는 분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글루텐프리 먹거리를 정기적으로 보내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그분들은 밀가루 섭취가 어렵기 때문에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에요. 롤케이크뿐 아니라 파운드 케이크, 치즈 케이크 등 다양한 글루텐프리 빵을 만들고 있어요. 글루텐프리 제조 환경에서 만든 맛있는 디저트를 주기적으로 드실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있나요? 

“요리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배운 것은 진정성이에요. 민감성 소비자들의 고민을 덜기 위해 제품 개발 단계부터 꼼꼼하게 재료를 선별하고 있어요. 저희의 진정성이 고객들한테 잘 전달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유행을 따르기보다 오랜 시간 고객들한테 사랑받을 수 있는 스테디셀러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방향성이에요. 민감성 소비자들의 먹거리 고민을 해결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푸드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글 와이낫 이은

newckddj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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