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살면서 강남으로 매일 출퇴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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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직원 270명, 본사 대신 메타버스로 출근
대규모 사무실 줄지만 거점 오피스는 증가해
“원격근무 보편화땐 메타버스 직장 늘어날 것”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데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신입사원 약 200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입사 교육을 했습니다. 파주·구미·트윈·마곡 4개 사업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해 동기끼리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신입사원들의 만족도는 90점이 넘었다고 합니다.

현대모비스도 같은 시기 상반기 신입사원 입문 교육을 메타버스에서 했고, 공기업 중에서는 서울시설공단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노사 협약식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메타버스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에 태어난 MZ세대의 놀이공간으로 여겨져 왔는데요. 이제는 직장인들의 일터까지 현실에서 가상공간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본사 대신 메타버스 ‘메타폴리스’로 출근한 직방 직원들. /KBS News 유튜브 캡처

◇“마스크 쓰고 출근? 제주도 한 달 살이 하며 회사 가요”

신입사원 교육이나 사내 행사뿐 아닙니다. 메타버스로 아예 사무실을 옮긴 기업도 등장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그 주인공인데요. 직방은 서울 강남역사거리 근처 고층 건물에 본사를 두고 있었습니다. 직원 270여명은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이후 재택근무를 해왔죠.

직방은 2021년 2월 본격적으로 근무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드 워킹이라 부르는 원격근무 체제를 도입했는데요. 거점 오피스인 직방 라운지를 수도권 50여곳에 마련하고 현장 근무를 해야 하는 직원을 본사 대신 거점 오피스로 보냈습니다. 6월 말 계약이 끝난 서초구 본사는 재계약을 하지 않고 아예 방을 뺐습니다.

거점오피스에서 자리를 배정받는 SK텔레콤 직원. /YTN News 유튜브 캡처

직방이 본사를 나와 향한 곳은 어딜까요.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직방은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 ‘메타폴리스’를 가상공간 본사로 만들었습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로그인해 30층짜리 건물 메타폴리스로 출근합니다. 게임처럼 방향키를 움직여 로비를 지나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근무하는 층으로 올라가 책상에 앉아 일합니다. 가상공간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얼굴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는 등 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구축해 업무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본사를 없애고 메타버스로 사무실을 이전한 건 우리나라에서 직방이 처음입니다. 여선웅 직방 부사장은 “메타버스로 출근하면 출퇴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화상회의를 위해서만 이용하는 줌 등보다 메타버스가 몰입도를 높이는 데 더 효과가 크다”고 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하면서 출근하거나 고향에 내려가서 회사로 나오는 직원도 있다”고 했습니다.

◇본사 사라지지만 소규모 사무실은 늘어나

직방은 다만 소규모 사무실은 오히려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직원이 집에서 PC에 접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 메타버스로 출근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본사 대신 집에서 10~20분 거리 거점 오피스로 출근하는 업무 방식 도입을 추진 중인 SK텔레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다만 SK텔레콤은 메타버스가 아닌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본사에서 일하는 것과 같은 근무환경을 제공한다는 입장입니다. 

직방 메타버스 ‘메타폴리스’ 입장 화면. /직방 제공

원격근무 체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메타버스로 출근하는 직장인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6월30일 2020년부터 해온 자율 원격근무제를 무기한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직원은 집이나 수도권에 위치한 거점오피스로 출근해 근무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라인 자회사 라인플러스도 6월 영구 재택근무제 방침을 밝혔는데요. 재택·원격근무제가 보편화하면 메타버스에 대한 재계의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업무 효율성이 유지된다면 비싼 월세를 내면서 사무실을 빌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무실 유지 비용이나 식비 등도 아낄 수 있죠.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디지털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광범위하게 일상을 뒤덮을 것”이라며 “메타버스도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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