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무인매장 가면 사람 대신 ‘이것’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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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가면 응대를 위해 다가오는 직원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제품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사기를 강요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조사에서 MZ세대(1980~2000년 출생자)는 매장 이용 불편 사항으로 ‘판매직원 시선에 대한 부담’, ‘과도한 응대’를 꼽았다.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비대면 소비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다. 무인점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MBC 드라마 ‘배드파파’에서 판매사원을 연기한 배우 손여은. /MBC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인 가전, 자동차, 통신업체들이 무인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모두 ‘리테일 테크’(Retail Technology)를 적용한 매장이다. 리테일 테크는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한 소매업을 뜻한다. 과거에는 무인 편의점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 다양한 업체들이 무인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셀프 주유소가 늘어나면서 주유원이 점점 사라지는 것처럼 머지 않은 미래에 매장에 점원이 사라질 수 있다. 

◇가전제품

MBC 드라마 ‘배드파파’에서 판매사원을 연기한 배우 손여은. /MBC 
MBC 드라마 ‘배드파파’에서 판매사원을 연기한 배우 손여은. /MBC 

가전제품 매장에 가면 직원이 무엇을 찾으러 왔는지 물어본다. 꼭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직원이 옆에 있으면 눈치가 보이기 마련이다. 전시해 놓은 제품을 몇 번 만져보다 서둘러 떠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LG전자가 국내에서 가전업계 최초로 무인매장을 열었다. 

무인매장이 열리는 시간은 오후 8시30분부터 자정까지다. 고객들은 직원이 모두 퇴근한 매장에서 자유롭게 가전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면 매장 안에 있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통해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품 구매는 불가능하다. 셀프 계산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LG베스트샵. /LG전자

고객들은 오히려 더 편하다는 반응이다. 평일에는 매장 방문할 시간이 나지 않는 직장인들도 늦은 저녁에 방문할 수 있다. 또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하고 실물을 보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사람도 직원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5월 서울을 시작으로 인천, 경기, 부산에 현재까지 총 9개 무인매장을 열었다. 해당 매장에 다녀간 고객들이 1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자동차 

중고차 딜러를 연기한 개그맨 이용주. /유튜브 ‘피식대학’ 캡처

자동차 매장에서 일하려면 차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자동차는 한 대당 수천만원이 기본이다. 또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안전성이나 디자인, 연비 등 다양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차를 팔 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직원 역할이 크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업계도 무인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작년부터 무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최초다. LG베스트샵처럼 직원이 퇴근한 오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사람 대신 인공지능 로봇 ‘달이’가 고객을 응대한다. 달이는 자체적으로 탑재한 모니터를 통해 매장에 있는 차량 가격 등 기본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은 모니터를 터치하거나 말을 걸어 필요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현대차 송파대로지점에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로봇 달이. /현대차그룹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직원’이 없어 눈치 보지 않고 차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은 자유롭게 차 문을 열고 앉거나 누워보면서 편하게 테스트할 수 있다. 로봇은 차량에 대한 1차적인 정보만 제공할 뿐이다. 예를 들어 고객 이야기를 듣고 옵션을 추천하는  상담업무는 할 수 없다.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차를 구매하고 싶은 경우 매장에 있는 기기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면 다음날 직원이 전화 상담을 한다. 

◇통신사

통신업계도 무인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휴대폰 체험과 구매, 서비스 가입까지 혼자서 할 수 있는 무인 매장을 열었다. 

무인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 휴대폰을 직접 써볼 수 있다. 지정된 장소에 휴대폰을 올려두면 비치된 모니터에 관련 정보가 나온다. 휴대폰 무게나 크기, 배터리, 연령대별 구매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2대를 올리면 2대를 서로 비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갤럭시와 아이폰을 올리면  두 제품 스펙을 비교해준다. 

LG유플러스 언택트스토어에서 구매한 유심과 스마트폰을 받는 모습(왼쪽)과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모습. /LG유플러스 

휴대폰 구매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다. 키오스크를 통해 결제를 마치면 무인 픽업박스가 열린다. 고객은 박스에서 구매한 휴대폰을 꺼내가면 된다. 요금제 선택과 휴대폰 개통도 직접 할 수 있다. 키오스크를 통해 원하는 요금제와 선호하는 번호를 선택하면 그만이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정도다. 일반 매장에서는 휴대폰을 개통해 약관을 듣고 사인하기까지 약 한 시간이 걸린다. 무인 시스템은 빠른 업무처리를 원하는 직장인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셈이다. 

글 CCBB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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