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우면서 어떻게 담배 마케팅을 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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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 오프라인 마케팅 총괄 유정민 이사

‘해변의 칵테일’ 콘셉트 ‘던힐 엑소틱 크러쉬’ 출시

담배 맛이 아니라 ‘매너’를 선택하는 소비자 증가 추세

담배만큼 논란 많은 소비재가 또 있을까. 때문에 담배는 다양한 규제를 받게 된다. 청소년 판매 금지 같은 연령 제한도 있지만, 세세한 광고 문구나 마케팅 방법에서도 다양한 제약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마케팅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엄격한 규제에 따라 실행돼야 한다. 담배회사 출신 마케터가 다른 어느 업종 출신보다 실력이 높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BAT(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코리아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유정민(43) 이사에게 담배회사 마케터는 어떤 일을 하는지 물었다. 심리학(연세대)을 전공한 유 이사는 질레트코리아, 한국피앤지, 존슨앤드존슨 등 외국계 기업을 거쳐 2010년부터 BAT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해변에서 즐기는 시원한 칵테일 한 모금’을 콘셉트로 최근 출시한 ‘던힐 엑소틱 크러쉬(Dunhill Exotic Crush)’도 유 이사의 아이디어다.

-담배회사 마케팅은 다른 회사와는 많이 다를 것 같다.

유정민 BAT코리아 이사. /BAT코리아

“기본적으론 여느 회사와 다를 것 없다. 시장 트렌드 조사, 소비자 분석, 제품 개발, 브랜드 전략 개발 등을 한다. 다만 제품이 유통되는 채널별로 판매 전략 각각 수립한다. 각 채널별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BAT는 책임있는 기업이다. 법과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성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짠다. 현 직장에 입사하기 전에 여러 글로벌 기업에 근무했었다. 그런데 담배업계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규제환경은 경험해보지 못했다. 마케팅 전략을 짤 때마다 책임감을 가지고 규제를 세세히 살핀다.”

-요즘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선호하나?

“불과 10년 전만 해도 시장은 일반적인 연초담배 일색이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정말 다양해졌다. 우선 궐련형 ‘전자담배’가 대두됐다. 이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찌는 방식으로 가열한다. 또 하나는 ‘캡슐담배’다. BAT가 최초로 국내에 소개했다. 일반담배에 캡슐을 장착해 향을 추가함(가향)으로써 다양한 만족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왜 이런 신제품이 인기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담배 소비자들이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구매를 한다는 의미다. 궐련형 전자담배나 가향담배 모두 일반담배에 비해 냄새를 줄일 수 있도록 개발됐다는 점에서 같다. 과거엔 강한 맛이 구매기준이었다면 지금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구매의 주요 요소가 됐다는 의미다.”

-한국 소비자만의 특징이 있나?

유정민 BAT코리아 이사. /BAT코리아

“유행에 민감하고 신제품에 관심이 많다. 즉 냄새가 덜 나는 제품을 빠르게 받아들인다. 특히 2030 소비자층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적응이 빠른 편이다. BAT는 이러한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해 제품을 내놓는다. 최근 국내에 출시한 던힐 엑소틱 크러쉬는 필터 속에 2개의 캡슐을 삽입한 ‘더블 캡슐’ 제품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던힐 엑소틱 크러쉬는 시원한 멘솔향을 바탕으로 필터 속에 모히또향, 베리향 캡슐 2개를 넣었다. ‘해변에서 즐기는 시원한 칵테일 한 모금’이란 콘셉트다. 우리 제품을 통해 상상 속의 여행을 제공하고 싶었다.”

-담배회사 임직원이라 받는 스트레스가 있나?

“사실 직장인이라면 받는 스트레스는 똑 같은 것 아닐까. 내 경우엔 실적을 달성해야 하고 팀원에겐 만족스러운 근무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일·가정 양립 문화도 확립해줘야 한다. 아무래도 외국계 기업은 이러한 배려가 두터운 편이다. BAT는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본인은 흡연자인가?

“이 질문 많이 받는데, 나는 흡연자가 아니다. 흡연자가 아닌데 어떻게 담배 마케팅을 할 수 있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남성은 색조화장품 마케팅 할 수 없나? 오히려 내 주관이나 취향에 끌려가지 않고 객관적인 시장 분석과 트렌드 조사를 통해 얻은 정보만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점은 강점이다. 큰 그림을 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본다.”

-앞으로의 목표는?

던힐 브랜드 매장. /BAT코리아

“BAT의 핵심 브랜드인 ‘던힐’의 이미지를 가꿔나가는 것이다. 던힐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지만, 역사가 오래되다보니 브랜드도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어가는 느낌이다. 이미지를 모던하게 변화시키고, 젊은 소비자의 취향에 부합하는 제품군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은 시대다. 더욱 세분화된 맞춤 마케팅 전략으로 스타일리쉬하고 프리미엄한 던힐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글 CCBB 가마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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