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문대 유학 떠난 청년이 돌연 한국 돌아와 벌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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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A씨는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 쓰고 있다.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하니 알바비가 많지 않다. 친구들 모두 가진 에어팟을 몇 달전부터 가지고 싶었지만 두 세달은 남는 용돈을 꼬박 모아야 가능할 것 같다. ‘엄카(엄마카드)’ 찬스는 형편상 꿈도 못 꾸고 제도권에서 인정하는 신용이 없어 신용카드를 발급받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돈 때문에 에어팟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미래의 행복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는 A씨에게 적합한 서비스가 있다. 신용카드가 없어도 할부가 가능한 ‘소비의미학(소미)’ 서비스다. 

국내 최초 BNPL 서비스 ‘소비의미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프널의 박성훈 대표. /서울핀테크랩 

소비의미학 서비스는 박성훈(30) 대표가 이끄는 오프널에서 내놓은 국내 최초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다. 이 달에 반 값을 내고, 다음 달에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면 된다. BNPL 서비스는 호주와 유럽 등지에선 이미 정착된 서비스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풍경. /박성훈 오프널 대표

박 대표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명문대학인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다 2017년 창업을 위해 휴학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함께 창업을 꿈꾸는 친구들과 ‘글로벌 서비스 가운데 국내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고, 고객 반응을 빠르게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다, 제가 호주 BNPL 서비스 회사인 Afterpay 사례를 제안했고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여 이 사업을 진행해보기로 했어요. 2017년 12월에 회사를 설립했고 2019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 중인 BNPL 서비스 브랜드. /서울핀테크랩

-이전에 BNPL 서비스를 이용해 본적이 있었나

“이용해 본적은 없지만 젊은 친구들 사이에 신용카드에 대한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물건을 구매할 때 금액을 나눠내는 서비스는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안했다.”

소비의미학 서비스 이용 방법. /오프널

-소비의미학 서비스는 어떻게 이용하는 건가. 이용 제한은 없나. 수수료율은 어느 정도인가.

“서비스 가입 후 사고 싶은 상품의 판매처를 선택하고 상품 정보를 업로드, 결제일과 결제금액을 설정하는 과정을 통해 구매가 이뤄진다. 구매가 이루어지는 시점에 바로 상품가격의 일부(현재는 절반)을 바로 지불해야 하다 보니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현재는 성인 이상만 이용이 가능하다. 수수료율은 상품 가격의 1.5~2.5% 수준이다. 수수료율의 경우 조정해가는 과정에 있으며, 장기적으로 파트너사와의 관계에 따라 0% 수수료도 고려하고 있다.”

서비스명을 소비의미학으로 지은 이유가 있나.

“할부가 되니 마음껏 돈을 쓰라는 게 아니라 할부를 통해 계획적인 소비 생활의 아름다움을 함께 누려보자 뜻에서 지었다.”

-핀테크 사업에 대한 경험은

“금융과 관련한 경험은 전혀 없다. 회사도 다녀보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 금융에 다가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금융사에서 근무를 했거나 경제학을 전공하고 이 서비스를 론칭했다면 고객의 입장에서 금융을 바라보고 접근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의 리스크는 최대한 줄이면서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편익을 어떻게 하면 낼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가 지금의 소비의미학이다.”

박성훈 오프널 대표. /서울핀테크랩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한도는 어느 정도인가

“한도는 40만원이다. 작년까지는 추가 인증을 통해 100만원까지 한도를 늘릴 수 있었으나 현재는 한도 상향과 관련한 서비스 정책 및 인증제도, 고객평가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장기적으로는 이용자들에게 갚을 수 있을 만큼의 한도를 측정해 제공하고, 상환이 반복적으로 잘 이뤄지거나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경우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려고 한다.”

-이용자들이 구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대는?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절대다수가 20만원 이상의 상품들을 구매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요즘의 추이를 보면 정말 작은 금액도 나누어 지불하더라.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내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결과로 보고 있다.”

-이용자가 지불을 다 못하는 경우도 있나

“대부분 다 지불을 끝마친다. 못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만약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회사가 이용자의 상환 의지를 판단해 의지가 있는 경우 상환 계획을 받고 상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의지가 없는 경우에는 추심 프로세스를 진행해 추심하고 있다.”

소비의미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프널 박성훈 대표와 직원들. /서울핀테크랩

-서비스 개발과 시행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성장해 본 조직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다 보니 고객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투자는 어떻게 받는지 등 여러가지 방법론적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여러 행사를 다니면서 조언을 구하고 멘토분들을 만나 극복했다.

또 한 가지는 소비자는 반 값만 내더라도 회사는 총 금액을 구매처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한정된 ‘구매자금(working capital)’ 내에서 이용자들에게 한도를 제공해야 했던 점이다. 금융사들과 구매자금 관련 제휴를 맺으려고 했지만 BNPL 모델 자체가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아 여러 금융사들의 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국내 한 핀테크 업체와 제휴를 맺어 구매자금 확대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퓨처플레이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장기적으로 소비의미학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용자들에게 올바른 소비 습관을 만들어줘 카드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싶다. 소비의미학은 총 금액의 절반이 당장 내 통장에서 빠져나가 신용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금흐름을 체감할 수 있고, 관리하기도 쉽다. 사용 한도도 더 낮다. 신용카드와 달리 리볼빙, 카드론 서비스 등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과소비에 대한 우려도 더 낮다.”

소비의미학 서비스의 미래. /오프널

-앞으로의 목표는

“현재 프리 시리즈(pre-series) A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이를 마무리하면 커머스나 브랜드사들을 소비의미학 자체 몰로 입점 혹은 해당 플랫폼에 ‘소미로 결제요청하기’ 옵션을 부착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이용자들이 소비의미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글 CCBB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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