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부양에 로또 당첨금까지 줬다, 이걸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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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발표한 2019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349명. 운전자, 보행자가 교통신호를 제대로 지켰다면 이 숫자는 크게 줄었을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신호를 준수하도록 만들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내 놓은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찾아봤다.

◇춤추는 신호등

신호등 속 사람이 춤을 추는 모습./유튜브 ‘smart’ 캡처

2014년 벤츠의 소형차 서브 브랜드 ‘스마트’가 교통사고 비율을 줄이기 위해 춤추는 신호등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포르투갈 리스본 광장에는 검은색 상자가 놓여 있었다. 호기심에 사람들이 들어가 보면 ‘춤 출 준비가 되었나요?’라는 안내문이 나타났다. 상자 안에서 사람들은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춤췄다. 이 춤은 광장 옆 건널목에 있는 신호등에 그대로 나타났다. 빨간 불이 켜지면 신호등 속 사람이 춤을 췄다. 이때 춤은 검은색 상자 안에서 춤추는 사람들의 춤사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검은색 상자 안에서 사람이 춤을 추는 모습./유튜브 ‘smart’ 캡처

빨간 불을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히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를 막기 위해 진행했다고 한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보행자들은 지루함을 잊고 즐거워했다. 신호등과 함께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다. 이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신호를 지키는 사람은 평소보다 81% 증가했다고 한다.

◇게임 신호등

빨간 불일 때 핑퐁게임 신호등./유튜브 ‘supteehee’ 캡처

2012년 독일의 어번 인벤션이라는 회사는 힐데스하임과 오벨하우젠에 미니게임기를 부착한 신호등을 만들었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건너편 사람과 공을 주고 받는 핑퐁(탁구)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신호등이다. 이 게임은 터치패드로 작동한다. 화면에 손을 대면 탁구 라켓을 좌우로 조종할 수 있다.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면 게임은 자동으로 끝난다.

초록 불일 때 핑퐁게임 신호등./유튜브 ‘supteehee’ 캡처

신호등이 녹색일 때는 녹색 화면과 엄지모양의 그림이 나와 게임을 할 수 없다. 게임을 하려고 오히려 사람들이 빨간 불을 기다렸다고 한다. 2015년 더 많은 곳에 설치하기 위해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후원금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목표금 3만5000유로 중 677유로를 후원받아 후원에는 실패했다.

◇교통약자 배려 신호등

그린맨카드를 신호등에 찍는 모습./유튜브 ‘LTA singapore’ 캡처

걸음이 느린 노인이나 아이들에게 신호등 녹색불이 짧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건너는 도중 신호가 빨간 불로 바뀌어 위험한 상황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싱가포르 횡단보도에는 장애인과 60세 이상 노인을 배려하는 ‘교통약자 신호등’이 있다. 2009년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도입했다. 카드(그린맨플러스·Green Man Plus)를 신호등에 설치된 단말기에 대면, 횡단보도 길이에 따라 초록불이 켜지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린맨플러스 카드는 어린이·노인·장애인 등 교통약자들만 발급받을 수 있다.

그린맨플러스 카드가 있는 신호등./유튜브 ‘LTA singapore’ 캡처

횡단보도 길이에 따라 3~13초, 평균 6초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2015년 기준 싱가포르 건널목에 500여곳 이상 설치했다. 이 신호등은 시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또 고령층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늘어나고 있다.

◇로또 당첨 신호등

스피드로또가 설치된 도로./JTBC ‘비정상회담’ 캡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속도위반 벌금을 모아 교통법규를 지킨 운전자에게 로또 당첨금을 지급하는 캠페인을 2010년에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폭스바겐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스피드 로또’라는 기계를 설치하고, 로또기 근처에 규정 속도를 지킨 차량이 지나가면 초록색 엄지를 치켜세운다. 속도를 위반한 차량은 빨간색 엄지가 내려간다. 초반에는 자동차들이 무시하고 통과했다. 처음 3일 동안 무려 2만4857대의 자동차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통과했다고 한다.

스피드 로또로 당첨금 1만 크로나를 받았다는 기사./JTBC ‘비정상회담’ 캡처

하지만 이후 로또 시스템을 알게 된 시민들은 표지판이 보이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였고 일부 운전자들은 당첨금을 타기도 했다. 속도를 지킨 한 당첨자는 1만 크로나를 받았다고 한다. 원화로 133만원에 달하는 돈이다. 이 캠페인을 진행할 때 스톡홀름 내 차량 평균 속도가 이전과 비교해 22% 감소했다고 한다.

◇공중부양 횡단보도

대구대에 있는 트릭아트 횡단보도./대구대학교 공식 페이스북

2017년 대구대학교는 캠퍼스 내에 공중부양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법·행정대학 오거리에 5개를 만들었다. 이 횡단보도는 학생들의 교통 및 보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울산시에서도 2019년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이 트릭아트를 이용한 공중 부양 입체 횡단보도를 울산지방경찰청 내 어린이집 앞에 설치했다. 이 횡단보도는 착시 현상을 이용해 도로 위로 툭 튀어나온 것처럼 입체감을 준다. 반대편에서 보면 일반 횡단보도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차량 진행 방향에서 보면 횡단보도가 튀어 올라와 앞을 막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착시를 통해 속도를 줄이도록 한다. 보행자들은 신호에 따라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캠페인은 ‘사람이 먼저’인 교통 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횡단보도는 울산경찰청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홍보 목적으로 설치한 횡단보도다. 이 횡단보도는 도로교통법 상 도로에는 해당하지 않는 곳에 위치해있다. 대학 캠퍼스도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라 안전 사각지대로 일컬어진다. 도로교통법이 규정한 횡단보도 규격과 달라 일반 도로에는 설치하지 못한다고 한다.

◇옐로 카펫

옐로카펫./유튜브 ‘시빅 tv’ 캡처

옐로 카펫은 아동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할 때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는 아동안전공간이다. 횡단보도 벽과 바닥이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를 통해 외부와 구별된 공간을 만들어 어린이의 무사한 보행을 돕는 공간이다. 옐로카펫은 국제아동인권센터가 아동교통안전과 권리옹호를 위해 2015년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지자체에서 설치·운영 중이다. 2020년 1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 988개소에 설치된 상태다.

옐로카펫은 사각지대에서 큰 효과를 발휘한다. 도로교통공단 2017년 자료에서는 운전 중 옐로카펫이 설치된 구간을 지날 때 91%의 운전자가 감속 및 일시정지 후 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국립재난안전 연구원은 옐로카펫 설치구간을 통과하는 차량의 속도가 5~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글 CCBB 왕해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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