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에 이어 2번째…‘2조 잭팟’ 터진 토종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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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9300억원에 하이퍼커넥트 매각
해외 기업에서 사가는 한국 기업
IT·AI·뷰티…다양한 분야에서 두각 

2021년 2월10일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그룹(MATCH group)’이 한국 회사와의 인수합병 소식을 전했다. 소셜 데이팅앱 ‘틴더’로 유명한 매치그룹의 시가총액은 47조원에 달한다. 매치그룹이 17억2500만달러(약 1조9300억원)에 산 한국 회사는 바로 인공지능 기반의 IT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Hyperconnect)’다. 지금까지 매치그룹이 진행한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하이퍼커넥트는 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를 개발해 중동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중동뿐 아니라 현재 230개 이상의 국가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일평균 7000만건의 영상 통화가 이뤄진다. 2020년 상반기 매출은 1689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창업 후 연평균 매출 성장세는 60% 이상이다.

매치그룹은 아자르가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하이퍼커넥트의 영상·오디오 기술에 주목했다. 샤르 두베이 매치그룹 CEO는 “하이퍼커넥트의 영상 및 오디오 기술은 이용자들이 새로운 사람·문화와 연결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하이퍼커넥트의 기술을 매치그룹 서비스에 적용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하고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처럼 외국계 기업에게 인수·합병된 한국 스타트업을 알아봤다.

하이퍼커넥트 사내 모습과 아자르 화면. /하이퍼커넥트 홈페이지 캡처

독일 기업이 4조7500억원에 사간 ‘배민’

2019년 12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지분 88%를 4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해 국내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배달의민족은 디자이너 출신 김봉진 대표가 창업한 우아한형제들이 만든 배달 서비스다. 2011년 3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꾸준한 성장을 기록해 국내 배달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런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는 독일의 배달 서비스 기업으로 2011년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국내 배달 서비스 요기요, 배달통 등을 인수하면서 한국에서의 사업을 이어갔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국내 배달 시장 점유율 2위, 3위 기업이다. 이들에 이어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하면서 독과점 지적이 나왔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12월 국내 2위 배달 기업인 요기요 지부 100%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인수·합병 승인을 결정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공정위의 결정을 받아들였고 요기요를 약 2조원에 시장에 내놓았다. 올해 1분기 중으로 인수·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수·합병 소식에 배신감을 느낀 소비자는 한때 불매 운동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그동안 배달의민족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문구를 앞세워 애국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다. 당시 누리꾼들은 “이제 게르만 민족이다”, “민족이라는 단어로 마케팅하더니 결국 팔아먹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배달의 민족 광고와 대표 김봉진. /인터넷커뮤니티 캡처, jobsN

기술 분야 스타트업 최대 규모 M&A 

2019년 10월에는 미국 머신비전(machine vision·기계가 사람 눈처럼 사물을 인식) 선도 기업인 코그넥스(Cognex)가 한국 AI 스타트업 ‘수아랩(SUALAB)’을 인수했다. 송기영 대표가 2013년 서울대 출신 AI 연구자들과 공동 설립한 수아랩은 인공지능, 슈퍼 컴퓨팅, 머신비전 3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 검사 솔루션을 제공한다. 제조업 분야에서 불량품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이미지 인식 소프트웨어 ‘수아킷’을 개발했다. 현재 삼성, LG, 한화 등 대기업이 주 고객사다.  

로버트 J. 윌레트 코그넥스 CEO는 수아랩 인수에 대해 “딥러닝은 지금까지 사람에 의존해왔던 까다로운 검사를 가능하게 한다. 수아랩의 IP와 엔지니어링 전문 지식을 활용하면 더 높은 신뢰성과 낮은 비용으로 검사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아랩 측도 머신비전 솔루션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게 목표였다고 전했다. 송기영 대표는 인수 당시 “코그넥스에 합류해 더 많은 고객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검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수아랩의 매각가는 1억9500만달러로 한화로 따지면 약 2300억원이다. 국내 기술 분야 스타트업의 해외 인수·합병 규모 중 최대다. 그동안 해외 기업의 한국 기술 스타트업 인수·합병으로는 2012년 인텔의 올라웍스 인수(매각가 약 350억원), 미국 탭조이의 파이브락스 인수(매각가 약 400억원) 등의 사례가 있었다.

코그넥스코리아 대표와 수아랩 대표. /조선DB

에스티로더가 아시아 최초로 인수한 뷰티 브랜드 

세계 화장품 브랜드가 탐낸 한국기업도 많다. 2018년에는 2018년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국내 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를 인수해 화제였다. 3CE는 국내 1세대 패션 스타트업 ‘스타일난다’가 운영하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다. 로레알은 6000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했다.

스타일난다는 2005년 김소희 대표가 창업했다. 동대문 시장에서 산 옷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09년 3CE를 론칭하면서 코스메틱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까지만 해도 5억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한류열풍에 힘입어 창업 10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 국내 쇼핑몰 최초 ‘메가 브랜드’로 자리했다. 

로레알 측은 인수·합병 당시 “색조 파트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크게 성장한 3CE를 인수했다. 앞으로 글로벌 패션·뷰티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소희 대표는 로레알 측의 요청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브앤비 이진욱 대표. 쓰리컨셉아이즈 광고. /방송화면 캡처, 스타일난다 인스타그램 캡처.

세계 화장품 시장 점유율 4위인 에스티로더는 2019년 11월 국내 화장품 기업 해브앤비를 인수했다. 해브앤비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 운영사다. 이진욱 대표가 2004년 12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했다. 같은 해 닥터자르트를 론칭해 BB크림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미국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100여개의 제품을 3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스킨케어 부문을 강화 및 아시아·태평양, 북미·유럽 지역에서까지 소비층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해브앤비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브앤비 측은 “에스티로더의 첫 투자 이후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이번 지분 인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후 이 대표는 설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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