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민감 디즈니가 ‘공짜로 써라’ 허락한 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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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의수 스타트업 오픈 ‘바이오닉스’
기존 의수 3분의1 가격의 ‘히어로 암’ 개발
디즈니 디자인 로열티 없이 제공 받아

“무인도에 갇혔을 때, 모래사장에 미키 마우스를 그리면 디즈니가 찾아와 탈출할 수 있다.”

저작권에 깐깐한 디즈니를 두고 생긴 말이다. 그 정도로 저작권에 민감한 이 회사가 캐릭터 디자인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허락한 스타트업이 있다. 아이언맨은 물론 겨울왕국, 스타워즈 캐릭터까지 마음껏 쓸 수 있게 허락한 곳은 바로 ‘오픈 바이오닉스(Open Bionics)’다. 오픈 바이오닉스는 전자 의수를 연구·개발하는 영국의 스타트업이다. 어떤 스타트업이기에 디즈니가 캐릭터 저작권을 허락했을까.

오픈 바이오닉싀 히어로 암을 착용한 사람들. /오픈 바이오닉스 홈페이지 캡처

아이들에게 ‘히어로 암’ 달아줘

오픈 바이오닉스는 전자 의수 ‘히어로 암(Hero Arm)’을 만든다. 히어로 암을 착용한 사용자는 원하는 대로 팔과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다. 글씨를 쓰거나 물건을 집는 세밀한 동작도 가능하다. 미세한 근육 전기 신호를 감지하는 센서 덕분이다. 자체 무게는 1kg으로 가볍고 최대 8kg까지 들 수 있다고 한다.

CEO(최고경영자)인 조엘 기버드와 COO(최고운영책임자)인 사만다 페인은 팔을 잃은 장애인에게 전자 의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2014년 오픈 바이오닉스를 창업했다. 약 4년의 연구와 개발 끝에 2018년 4월 3D 프린터로 만든 히어로 암(Hero Arm)을 선보였다.

또 정식 출시 전, 후로 꼭 필요한 곳에 히어로 암을 나눠주기도 했다. 2017년 뇌수막염으로 양손을 잃어버린 12살 소녀 틸리 로키에게 히어로 암을 제공했다. 2019년에는 선천적으로 오른손 없이 태어난 프레디 페인에게도 선물했다. 어린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사용 가능해 많은 절단 장애인의 손이 돼주고 있다.

디즈니 주인공을 테마로 한 의수. 디즈니 디자인을 입힌 히어로 암을 착용한 아이들. /오픈 바이오닉스 홈페이지 캡처

슈퍼 히어로가 되기 위한 훈련

전자 의수 이름이 히어로 암인 이유가 있다. 디즈니 영웅 캐릭터 디자인이 입혀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이언맨, 겨울왕국, 스타워즈 테마가 있다. 누구든 히어로 암을 착용하면 마치 아이언맨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오픈 바이오닉스 측은 “아이들에게 의수 사용법을 익히는 과정은 어렵고 지루한 시간이다. 이를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법을 배우는 게 아닌 슈퍼 히어로가 되기 위한 훈련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디자인을 입혔다”고 했다. 아이언맨, 겨울왕국, 스타워즈 테마가 있다.

이에 디즈니가 디자인권 사용료인 로열티를 받지 않고 해당 디자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디즈니는 의수 제작에 필요한 디자인을 위해 크리에이티브 팀을 직접 파견해 함께 작업하도록 했다. 당시 디즈니 측은 “아이들이 물리 요법을 받는 게 아닌, 스타워즈 기사단이 되는 훈련을 받는 셈이다. 아이들이 기뻐할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픈 바이오닉스 직원들. /오픈 바이오닉스 홈페이지 캡처

기존 전자 의수보다 저렴해

히어로 암의 가격은 1만~1만5000달러(약1113만~1600만원)다. 최소 5000만원 이상인 기존 전자 의수보다 저렴하다. 이는 히어로 암 의수 자체는 물론 착용자의 개인 임상 평가, 크기 측정 및 부품, 품질 보증 1년, 슈퍼 히어로 커버 한 세트를 포함한 가격이다.

타 전자의수 보다 저렴하게 판매가 가능한 이유는 3D 프린팅 기술 덕분이라고 한다. 오픈 바이오닉스는 전자 의수를 개발한 3D프린팅 기술로 로봇 디자인 대회 ‘UAE 로보틱스 포 굿(UAE Robotics for Good Awards)’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제품 설계·산업디자인·공학 등을 공부한 대학생 및 대학원생에게 제임스 다이슨 재단이 수여 하는 상인 제임스 다이슨상, 와이어드 아우디 이노베이션상 등을 받았다.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기도 했다.

또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운영하는 SBRI 헬스케어에 선정돼 보건산학협력단의 지원과 10만 파운드의 지원금을 받았다. 장애인 지원과 장기적인 건강 유지를 위해서다. 사만다 페인은 당시 “히어로 암은 유럽연합 회원국의 기준을 충족하는 CE(Conformity to European) 마크 및 의료 인증을 받는 최초의 3D 프린팅 착용 장치다. 공공 의료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는 3D 프린팅 인공 의수가 처음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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