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 버렸더니…해외에서 초대박 터져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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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뻗어나가는 K푸드
스타트업도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
김치 시즈닝부터 배즙까지 제품도 다양

아마존 1위. 국내외 누적 판매량 10만개. 푸드컬쳐랩의 ‘김치 시즈닝’을 설명하는 수식어다. 김치 시즈닝은 언뜻 보면 고춧가루처럼 보이지만,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을 넣어 만든 파우더형 제품이다. 다시마와 무, 표고버섯 등 16가지 원료를 배합해 김치 고유의 감칠맛을 구현했다.

김치 시즈닝을 개발한 푸드컬처랩은 2017년 창업한 푸드 스타트업이다. 기존에 없었던 시즈닝을 선보여 수출하면서 미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김치와 한식을 알리는 ‘한식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음식을 수출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스타트업을 알아봤다.

◇아마존 칠리파우더 부문 1위 오른 김치맛 가루

푸드컬처랩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서구권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 김치를 활용한 가루 형태로 제품을 만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치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김치 시즈닝이 도대체 어떻게 먹는 제품인지 감을 잡기 힘들겠지만, 외국인들에게 김치 시즈닝은 활용도가 높다. 나초나 바비큐, 팝콘, 피자,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에 김치 시즈닝을 뿌려 먹고 있다.

김치 시즈닝은 김치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고춧가루와 마늘 등 김치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분쇄해서 만든다. 김치 맛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발효 공정까지 거친다. 국내외 식품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김치 시즈닝에 김치에서 추출한 식물성 생유산균도 제품에 주입했다.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젓갈은 뺐고,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해 비건 제품으로 만들었다.

푸드컬처랩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자 했던 푸드컬처랩의 시도는 대성공이었다. 김치 시즈닝은 2019년 5월 미국 아마존에서 제품을 시범 출시한 지 2주 만에 시즈닝 신제품 부문 1위에 올랐다. 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한 2020년 2월에는 상품 초도 물량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정식 출시 후 6개월 만에 국내외에서 누적 10만개가 팔려나가며 아마존 칠리파우더 카테고리에서 전통 강자였던 일본 시치미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제품력도 인정받았다. 푸드컬처랩은 2019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식품 박람회 SIAL India 2019에서 은상에 해당하는 혁신제품상을 받았다. SIAL은 세계 최고 식품 박람회 중 하나로 프랑스 시알 그룹이 5대륙 주요 도시에서 개최하는 박람회다. 이외에 영국 런던에서 열린 The Food Matters Live 2019 Awards에서도 올해의 최고 신제품 부문 수상작으로 뽑혔다.

아마존캡처

◇저온 압착 방식으로 참기름 특유 냄새 없앤 쿠엔즈버킷

참기름과 들기름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스타트업도 있다. 2012년 시작해 현재 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쿠엔즈버킷이다. 쿠엔즈버킷은 최근 싱가포르 내 미슐랭 가이드에서 선정한 레스토랑 20여 곳에 들기름 및 참기름 공급을 시작했고, 미국과 홍콩 대만 등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박정용 대표는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참기름을 생산하는 곳의 착유 방법이 모두 똑같다는 것을 알고, 창업을 결심했다. 거의 모든 곳에서 고온 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짜내고 있었다. 박 대표는 커피를 로스팅할 때 고온뿐 아니라 저온에서도 로스팅한다는 것에 착안해 낮은 온도에서 기름을 짜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참깨를 들고 유럽으로 떠났고, 저온 압착을 하는 올리브유 제조 업체를 찾아가 참깨 압착에 적합해 보이는 기계를 찾았다. 하지만 올리브유를 만들던 기계로 참기름을 뽑기는 쉽지 않았다. 약 1년 가까이 연구한 끝에 기계를 보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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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 압착 방식으로 생산하는 참기름의 양은 고온 압착 방식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도 더 비싸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쿠엔즈버킷을 찾는 손님이 늘었다. 해외에서도 바이어들이 직접 찾아와 시음 및 테스트를 하고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참기름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 기름은 저온 압착식으로 추출해 올리브유처럼 은은하게 재료 본연의 맛이 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거부감없이 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참기름에 대한 효능을 잘 알고 있었지만, 참기름 냄새가 스컹크 냄새와 비슷하다고 느껴 사용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코로나 불황 속에서도 쿠엔즈버킷의 판매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참기름과 들기름 내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3가 면역력을 높이고 심혈관계 질환과 각종 염증 질환에도 뛰어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수출량은 매 분기 늘어나고 있고, 국내 판매량도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도 들기름을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내에서 들기름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들기름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했다.

◇호주에서는 숙취 해소 효능 앞세운 배즙 인기

호주에서는 한국산 배즙이 인기다. 호주에서 한국 배즙을 알린 사람은 Bae Juice 도수민 공동대표다. 2019년 자신의 남자친구인 Tim O’Sullivan(팀)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던 게 창업 계기였다. 한국에서 숙취 해소를 위해 배 음료를 마시는 것을 본 팀은 이후 배 음료에 푹 빠졌다. 호주에 돌아가서도 배 음료를 잊지 못했고, 2019년 호주 현지에서 Bae Juice를 창업한 뒤 배즙 수입을 시작했다.

Bae Juice는 전라도 나주에 위치한 생산 공장에서 만든 배즙 완제품을 수입한다. 한국산 배를 수입해 호주에서 가공하거나 호주에서 직접 배를 재배할 수도 있었지만, 생산 시설과 인력 확보에 투자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완제품 수입을 결정했다. 껍질에도 영양소가 가득하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지 않은 배를 깨끗하게 세척한 후 즙을 추출한다. 이후 멸균 과정을 거쳐 파우치에 포장된 배즙이 호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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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은 한국 공장에서 하지만, 호주에서 유통망을 확보해야 했다. 음주 후 숙취 해소제를 마시는 한국과 달리 호주에서는 숙취 해소 문화가 없었기 때문에 초기 홍보가 중요했다. 이들은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보고서를 토대로 배즙의 숙취 해소 효능을 알렸다. 밀레니얼과 Z세대를 주 타깃으로 잡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링크드인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집중적으로 제품을 홍보했다.

호주 전역을 찾아다니면서 유통망도 직접 확보했다. 식료품점과 카페 등을 방문해 제품을 입점시켰고, 배송도 이들이 직접 했다. 창업 초기부터 발품을 판 덕분에 호주 내 주류 판매점 Dan Murphy’s(댄 머피스)를 비롯해 대형 슈퍼체인 Woolworths(울워스)에도 입점할 수 있었다. 

◇인도에서 하루 300판 넘게 팔리는 한국식 피자

1인용 피자 전문점인 고피자는 한국식 피자를 인도로 수출하고 있다. 퇴근길에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 1인 화덕피자 아이디어를 떠올린 임재원 대표는 푸드트럭을 만들어 장사를 시작했다. 이후 밤도깨비 야시장 등에 참가하며 이름을 알렸고, 2017년 8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 1호점을 냈다. 2019년 4월에는 인도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에 점포를 열었다. 지난해 뱅갈루루점에서만 하루에 피자 300판이 넘게 팔렸다.

인도 고피자의 메뉴는 50여개에 달한다. 페퍼로니, 치즈 등 전통적인 피자부터 불고기, 고구마 등 한국에서 개발된 메뉴 등도 포함되어 있다. K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고피자의 인기도 높아졌다. 인도사람들이 즐겨 찾는 메뉴는 닭갈비 피자나 사이드 메뉴인 양념치킨 등이다. 다양한 한국 음식을 알리기 위해 디저트 메뉴에 다방 커피와 초코파이 등도 추가했다.

2020년에는 싱가포르에도 매장을 열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화덕 떡볶이와 양념치킨 등이 들어있는 피자 세트다. 전 세계에 고피자 매장을 1만개 이상 열고, 한국 피자 프랜차이즈로 성공해서 요식업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임재원 대표의 목표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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