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보면 압니다, 그녀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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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굳이 남을 속여 이득을 보려는 시커먼 속셈을 가지고 하는 거짓말도 있지만 착한 거짓말도 있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별일 없냐’고 물으면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몸이 불편해도 ‘다 좋다’고 말하는 하얀 거짓말을 한다. 입에서 마음과 다른 말이 나오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반면 상대적으로 몸은 정직하다. 아플 때, 기쁠 때, 슬플 때 나오는 행동, 몸짓 언어(body language)는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 나오는 말보다 더 진실을 많이 담고 있다.

마와아무드 교수팀 논문 ‘Interpreting hand-over-face gestures’ 캡처

영국 케임브리지대 마와아무드 교수팀은 최근 대화 시 손을 얼굴 어디에 어떻게 놓는지에 따라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다양한 인종의 대화를 비디오 카메라로 찍어 분석하니, 손동작만 보고도 어떤 마음 상태인지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DB

집게 손가락을 눈가에 둔 채 대화를 듣는다면, 관심이 있다는 의사표현이다. 상사가 보고 받을 때 집게 손가락을 눈 옆에 대고 있다면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미다.

손가락 하나를 입술에 대거나 톡톡 치는 행동을 한다면 뭔가 불확실한 상태나 의심 중인 상태다. 오퍼 펄 등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 신경생물학과 연구자들은 사람은 익숙한 향기나 자신의 신체 일부를 만지면 침착해지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손을 입에 가져가는 행위는 익숙한 자신의 호흡을 느끼거나 손가락의 냄새를 맡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진정, 안심시키려는 것이다.

고개를 기울인 채 손을 입술과 턱에 대거나 만지고 있다면, 말 대신 생각 좀 하겠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어떤 선택을 고민하고 있을 때도 그런 동작을 취한다. 배우들이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턱을 만지는 것을 생각해보자. 누군가를 설득중인데 상대가 입술과 턱을 손으로 만지고 있다면 좀 더 신경을 써서 말해야 한다. 받아들일 확률이 반, 거절할 확률이 반이다.

코를 만지거나 코 밑을 손가락으로 비빈다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신호다. 거짓말을 하면 코의 끝 신경조직에 자극이 전달되어 코가 간질간질 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1920년 시카고에 있는 후각과 미각 치료 조사 재단의 과학자들은 거짓말을 하면 카테콜아민(교감신경자극전달물질)이 분비돼 코 속의 조직을 팽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치 피노키오처럼 코가 살짝 커져서 피노키오 효과라고도 부른다.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과 르윈스키와의 스캔들 당시 전문가들은 클린턴이 거짓말을 할 때 4분마다 한 번씩 코를 만져 총 26회에 걸쳐 코를 만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진실을 말할 때는 코를 만지지 않았다고 한다.

간혹 정치인이 기자회견에서 한쪽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눈꺼풀 비비기는 낭패감이나 믿음이 깨지며 실망감을 느낄 때 나오는 동작이다.

귀를 만지거나 귓볼에 손을 갖다 대면 상대의 말을 애써 외면하고 싶을 때나 듣기 싫은 말을 들을 때 무심코 나오는 동작이다.

대화 중 뒷머리나 목을 손가락으로 긁으면 상대의 말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무언의 표시다. 또 이해가 안 될 때 사용하는 제스처다.

회사 CEO나 조직의 결정권자가 뭔가를 발표하고 손으로 양쪽 볼살을 잡고 턱 쪽으로 반복해 쓰다듬어 내린다면, 의견을 구하거나 뭔가를 결정하기 전의 제스처로 볼 수 있다.

‘피노키오’에서 박신혜가 거짓말을 하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SBS 드라마 ‘피노키오’ 캡처

손으로 입을 가리는 행동도 거짓말을 할 때 나오는 동작 중에 하나다. UC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의 리앤 텐 브링크 박사는 거짓말을 할 때 손으로 입을 가리거나 입술을 건드리는 것은 대회 내용을 숨기려는 무의식적 동작이라고 했다. 또 거짓말을 할 때 사람들은 입 말고도 머리, 목, 배 등 취약한 신체 부위를 본능적으로 가린다. 거짓말을 할 때면 노출된 기분, 약해진 기분, 공격 받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손나은 인스타그램 캡처

제닌 드라이버가 쓴 책 ‘당신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를 보면 호기심이나 긍정적인 관심을 보일 때 손등에 턱을 괸다고 한다. 오프라 윈프리가 25년간 진행해 온 ‘오프라 윈프리 쇼’의 마지막 녹화에 대한 심경을 발표할 때 손등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쇼와 작별하는 서운함보다는 25주년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이 손짓을 통해 드러난다.

대커 켈트너 UC버클리 심리학 교수는 얼굴을 만지는 것이 사고, 감정, 그리고 상대에 대한 호불호 등과 관련있다고 한다. 이렇듯 손짓에는 사람의 생각과 심리가 반영된다. 사람의 손짓 한 번으로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어떤 이가 손으로 한쪽 턱을 괴고 먼 산 보듯 하고 있다면, 지금 대화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은 손을 얼굴로 올려 무의식으로 뭔가를 뜻하는 몸짓 언어를 쓴다.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사람들은 말의 콘텐츠보다 제스쳐를 더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인다”고 했다. 말에만 집중하지 말고 상대를 보며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글 CCBB 왕해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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