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 투정 부리던 ‘아나운서 남편’의 반전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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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최고경영자(CEO)는 방송에 나올 때 주로 뉴스에 나왔습니다. 회사가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거나 사람들이 공분할 나쁜 일을 했을 때 최고경영자 얼굴을 방송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최고경영자가 많습니다. 일이 힘들다고 투정을 하거나 가족과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능에 나온 CEO들을 찾아봤습니다.

◇ ‘한국의 워렌버핏’인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SBS Entertainment 캡처

작년 여름 SBS의 ‘집사부일체’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이사가 나왔습니다. 주식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존 리란 이름을 들어봤을 것입니다. 그는 최초의 외국인 전용 한국 펀드인 ‘코리아펀드’를 만들었습니다. 코리아펀드는 15년 누적 수익률 1600%를 기록했습니다. 쉽게 말해 펀드에 넣어 둔 돈 100만원이 1600만원 불어났습니다.

있는 건 돈뿐이라고 말할 것 같은 그가 방송에서 한 이야기는 절약이었습니다. 유년 시절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이 경제적 지원을 해주지 않아 모든 일을 자기 주도적으로 해야 했습니다.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할 때 학비를 벌기 위해 주유소, 식당 등 35가지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항상 노동의 가치와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는 명품과 사치품에 돈을 쓰지 말라고 합니다. 차도 출퇴근용으로만 이용해 방송 당일에도 버스를 타고 촬영장에 도착했는데요. 대신 절약한 돈으로 투자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넷플릭스의 대항마 왓챠 박태훈 대표

왓챠 박태훈 대표./tvN 캡처

OTT(Over The Top) 산업은 언제 어디서든 미디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산업입니다. ‘왓챠’가 국내 대표적 OTT 서비스 가운데 하나입니다. ‘왓챠’ 박태훈 대표는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영화 고르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왓챠’를 개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했는데 99%가 하기 싫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창업을 했더니 일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래도 대표의 임무이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또 ‘왓챠’는 독특한 직원복지를 가지고 있는데요. 직원복지로 3년에 한 번씩 3주 유급휴가 및 휴가비 300만원을 지급하는 ‘리프레시 휴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방송 인터뷰에서 “한 달 가까이 아무 생각하지 않고 쉴 수 있어 맑은 정신으로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 맞벌이 부부의 고충을 사업 아이템으로 한 김슬아 대표

마켓 컬리 김슬아 대표./tvN 캡처

식자재 유통 서비스 ‘마켓 컬리’의 김슬아 대표 또한 ‘유 퀴즈 온 더 블럭’를 찾았습니다. ‘마켓 컬리’는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유기농 식품이나 수입 재료를 주문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하는 서비스입니다. 요즘에는 바쁜 현대인을 고려해 각종 반찬이나 세척 샐러드 등 간단한 가공 식자재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는 유학 중에 제대로 된 한 끼를 먹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부터 좋은 음식에 관심이 생겼는데요. 회사에서 일하면서 좋은 음식을 구하는데 시간 내는 것이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가족을 위해 마트에서 유기농 식자재를 찾아다녔습니다. 한 번은 장을 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자 남편이 “어떻게 매번 품질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 수 있겠냐”고 말해 크게 다투기도 했습니다.

그때 그는 ‘처음부터 품질이 좋은 재료만 모인 마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품질 좋은 식자재 유통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마켓 컬리’입니다. 마켓컬리는 창업 4년 만에 회원 390만명, 연매출 4289억원, 총주문량 2300만건을 달성했습니다.

◇ 회사에서는 호랑이 집에서는 강아지

모바일퉁 김형우 대표./TV조선 캡처

박은영 아나운서의 남편으로 유명한 김형우 씨는 핀테크 기업 ‘모바일퉁’ 대표입니다. 이 기업은 글로벌 결제 서비스 기업인 비자(VISA)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손잡은 핀테크 스타트업입니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산업입니다. ‘모바일퉁’은 모바일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레블 월렛’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대표이지만 집에서는 ‘남편 겸 큰아들’입니다. 그는 작년 9월 TV조선 ‘아내의 맛’에 나왔습니다. 방송에서 회사 업무 중 능숙하게 영어로 말하고 전문 용어를 쓰면서 경영은 이렇게 한다는 것을 보여줬죠. 하지만 아내 앞에서 애교 섞인 말투로 해독주스를 먹고 싶지 않다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또 심심하다는 아내의 한마디에 바캉스 복장으로 갈아입고 온 집안을 캠핑장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아내가 만든 꽃병을 넘어뜨리고 눈치를 보는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 CEO 예능 프로그램 ‘언더커버보스’

해외에서는 아예 CEO를 대상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있습니다.

미국 CBS에서 방영하는 ‘언더커버 보스’인데요. 신분을 숨긴 대기업 사장이 자신의 회사 말단직원으로 취직해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조셉 드핀토 회장, 위성방송 ‘디렉TV’의 마이크 화이트 회장,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토드 리케츠 구단주, ‘MGM호텔’의 스콧 시벨라 사장 등이 거쳐갔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김 씨가 2011년 4월 아시아인 최초로 이 프로그램에 나왔는데요. 데이비드 김은 미국 내 멕시칸 음식 체인점인 ‘바하 프레시(Baja Fresh)’의 최고경영자(CEO)입니다. 지금은 성공한 사업가지만 그는 이민 초기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중학교 때 주차장에 자리를 깔고 물건을 팔았습니다. 또 그는 길거리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고 하루에 팽이를 50개씩 팔았습니다.

그는 ‘언더커버 보스’를 마치고 함께 일 한 사람들에게 깜짝 선물을 줬습니다. 많은 직원이 이민 가정이었는데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직원에게 학비를 지급했습니다. 또 사업 경영이 꿈이라고 말한 직원에게 프랜차이즈 지점을 열어줬습니다. 데이비드 김은 세계 각지에서 온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도왔습니다.

안희경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CEO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기업에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스타트업과 같은 벤처기업은 인지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글 CCBB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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