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주식은 삼성증권에서만 판다고 믿는 사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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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 때문에… 오인투자로 주가 급등 해프닝

이름이 가지는 힘 무시 때문에… 개명하는 기업도

“투자는 신중하게, 펀더멘탈 보고 투자하세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달 초 트위터에 올린 글. /인터넷 화면 캡처

“Use Signal”(시그널을 사용해라)

1월 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이 트윗은 메신저앱인 ‘시그널’에 관한 것이었다.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발표한 페이스북의 메신저앱 ‘왓츠앱’ 대신 암호화된 메신저앱 시그널을 사용하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진다. 일부 투자자들이 이를 오해하고 뉴욕 장외주식시장(OTC)에서 거래되는 헬스케어업체 ‘시그널 어드밴스(Signal Advance)’란 회사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머스크가 트윗을 날리기 전날 60센트였던 이 회사 주식은 사흘만에 38달러대까지 폭등했다. 머스크의 트윗 한 방에 주가가 65배나 치솟은 것이다.(1월말 현재 5달러대까지 내렸다. 이것만 해도 어딘가.)

황당한 해외토픽일까. 아니다. 국내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회사 이름을 잘못 알고, 혹은 비슷해서 엉뚱한 회사의 주가가 등락을 한다. 특히 최근 주식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며 착각 탓에 주가가 출렁이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바이오팜과 바이오랜드는 다른 회사입니다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신규 주식 투자 붐 이후 사명을 혼동해 투자를 하는 등의 해프닝도 크게 늘었다. /인터넷 화면 캡처

‘동학개미운동’이 한창 기치를 올리던 작년 6월, 연성인쇄회로기판 제조사 ‘인터플렉스’의 주가가 하루에 21%나 급등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물론 인터플렉스 측에서 조차 대체 왜 주가가 급등했는지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같은 날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사 ‘인텍플러스’는 대만 업체와 검사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를 했다. 이름이 비슷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던 것이다. 몇 해 전에는 스타플렉스 자회사 ‘파인텍’(비상장사)의 노사 교섭이 완만히 타결되자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업체로 상장사인 ‘파인텍’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아예 같은 사명 때문에 엉뚱하게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잘못을 확인한 매수자들이 대거 매도하면서 주가는 다시 빠졌다. 국내 1위 전자저울업체 ‘카스’(CAS)는 ‘카카오스토리’의 약자로 오해받아 상한가를 기록한 적도 있다.

지난해 상장을 하며 ‘공모청약 열풍’을 일으켰던 ‘SK바이오팜’과 관련한 오인 투자도 많았다고 한다. ‘SK’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이때 ‘SK바이오랜드’란 회사 주식이 깜짝 상한가를 찍었다. 상한가 칠 아무런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터진 뜻밖의 호재는 다름 아닌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 두 회사는 사업부문 자체가 다르다. 바이오랜드는 화장품원료 생산업체고, 바이오팜은 제약사다.

SK 얘기가 나온 김에 ‘웃픈’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한다. 바이오팜 청약 열풍 중 SK증권 계좌 개설이 급증했다고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주린이(주식 어린이)가 SK증권에 가면 SK바이오팜의 주식을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오해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믿기 어렵다고 하자 그는 “삼성전자 주식은 삼성증권에서만 살 수 있다고 믿는 분도 많다”고 했다.

◇이름이 아닌 펀더멘탈 보고 투자하라

이름이 가지는 힘이 이렇게 크다 보니 작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2016년 미국의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 업체 ‘크로에’는 사명을 ‘크립토’(crypto)로 변경했다. ‘암호화된’이란 뜻이다. 가상화폐 느낌 물씬 나게 이름을 바꾸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해 20배 이상 올랐다. 2000년대 초반에 많은 기업들이 사명을 ‘OO닷컴’으로 바꿨다. 있어보여서다. 2018년 이후 바이오 열풍이 불자 바이오랑 별 상관없는 ‘OO바이오’ 업체들이 급증했다. 기업이 주가 부양, 투자 유치를 위해 이름까지 바꾸는 것을 보면 이름이 투자 종목 결정에 중요 요소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투자는 신중하게, 회사의 펀더멘탈을 보고 해야 할 것이다.

글 CCBB 가마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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