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뭐…” 니트 팔던 쇼호스트 한마디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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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플러스가 터틀넥 니트 판매 과정에서 장애를 희화화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다. 니트의 목 부분이 잘 늘어나 입고 벗기 편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문제의 방송은 지난해 12월16일 전파를 탔다. 상품 판매에 나선 쇼호스트는 목 부분을 늘이며 “여기 머리 하나가 더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터틀넥 니트는 목 부분이 좁아 맨투맨이나 다른 니트류와 달리 입고 벗기가 불편한데 해당 제품은 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멘트였다.

그때 방송에 함께 나선 게스트가 “그 뭐 샴쌍둥이”라는 표현을 쓰며 말을 덧 보태려 했다. 쇼호스트는 급히 “메두사”라고 정정했지만, 게스트는 “샴쌍둥이, 몸은 하나인데 머리가 두 개”라며 말을 이어 나갔다.

방심위는 해당 방송이 장애를 희화화 했다고 지적했다. 선천적 장애로 몸의 일부가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를 그리스 신화의 괴물인 메두사에 빗대 희화화 했다는 비판이었다. 방심위원들은 다만 이번 사안이 돌발적으로 벌어진 실수라는 점을 감안해 행정지도 ‘권고’ 수준으로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

방심위 규정에는 홈쇼핑 방송에서 정신적, 신체적 차이 등을 조롱의 대상으로 취급해선 안 되며, 부정적이거나 열등한 대상으로 다뤄선 안 된다고 적혀 있다.

픽사베이

장애는 사람과 동물을 떠나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그 가족이 평생 가져가야 할 불편으로 함부로 가볍게 다뤄선 안 될 내용이다. 놀림거리로 전락한 장애를 실제 앓고 있는 이들이나 그들의 가족이 느낄 수 있는 모멸감을 고려하면 쉽게 동의할 만하다. 하지만 방송에서 장애를 희화화 한 것은 비단 이번 일 뿐이 아니다.

유튜브 ‘애니멀봐’ 캡처

지난해 8월 SBS 프로그램 ‘TV동물농장’은 공식 유튜브 ‘애니멀봐’에 ‘우리집 개 호돌이가 갑자기 걷지 못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해 문제를 일으켰다.

제작진은 방송에서 말초신경 이상으로 뒷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개 호돌이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호돌이가 마치 주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뒷다리를 안 쓰는 양 ‘뒷다리 파업’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결국 제작진은 사과 후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기봉이 흉내를 내는 배우 신현준씨. /MBC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 캡처

2018년에는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배우 신현준씨가 ‘기봉이’ 흉내를 냈다가 장애인 희화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주인공이자 정신지체 1급 장애인 ‘마라토너 엄기봉’ 역할을 맡았던 신씨가 출연진의 요구에 기봉이 흉내를 냈다가 뭇매를 맞은 것이다. 신씨의 영상에 제작진은 ‘현준의 넘치는 개그 열망’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방심위는 MBC에 행정지도 ‘권고’ 조치를 내렸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아픔과 함께 장애를 희화화 하면 안 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칫 장애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사례가 지난해 초 불거졌던 유튜버 ‘아임뚜렛’ 사건이다.

아임뚜렛 유튜브 캡처

아임뚜렛은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em·틱장애)을 극복하는 일상을 공개하며 인기를 끌었으나 사실 그가 보여준 투렛증후군 증상들이 모두 과장된 연기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모든 영상을 비공개처리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이 틱 장애를 연기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과장된 장애 흉내를 하나의 놀잇감으로 여긴 것이다. 이 때문에 한 교실에는 ‘틱 장애를 희화화 하는 말과 행동을 금지한다. 어기면 반성문 쓰게 한다’는 경고문이 붙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일부러 장애를 웃음거리로 삼은 사람은 사실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순간순간의 행동이 결국 문제가 일으키는 것이겠지만, 그 순간의 실수로 가슴에 대못이 박히는 사람이 여럿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항상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 CCBB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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