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업무시간 호텔방서 나온 30대 직장인,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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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직장인이 회사에 가는 대신 집에서 업무를 본다. 이처럼 재택근무 시대를 맞아 직장인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선 곳이 있다. 호텔업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고객인 외국인의 발길이 끊기면서 객실을 채우기 위해 직장인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이에 여러 호텔이 ‘재텔(재택근무+호텔)’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워캉스’를 원하는 사람을 공략하고자 나선 셈이다. 워캉스란 일(Work)과 바캉스(Vacance)를 합친 말로 호텔로 출근해 쾌적한 객실에서 업무를 보고 휴식까지 취할 수 있는 걸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생긴 다양한 형태의 워캉스에 대해 알아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늘자 호텔업계가 이에 맞춘 패키지를 출시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최근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 익스피디아 조사 결과를 보면 2030세대 10명 중 7명은 평균 두 달에 한 번 호캉스를 즐긴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1%는 “호텔을 재택근무 공간으로 쓰는 ‘워캉스’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일을 하기 위해 호텔을 찾는 셈이다. 이제 호텔은 여행할 때 머무는 공간뿐 아니라 재택근무 등 일상생활을 위한 공간으로도 쓰인다.

집에서는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워 간혹 호텔을 찾는다는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조용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또 “일하는 동시에 질 높은 휴식과 특급 호텔의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직장인 위해 출퇴근 시간에 맞춘 패키지 출시

글래드 호텔은 재택 근무 직장인을 대상으로 선보인 ‘호텔로 출근해’ 패키지. 가격은 7만5000원이다. /글래드호텔

이 같은 직장인이 늘자 최근 호텔업계는 다양한 ‘재텔’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글래드 호텔은 작년 5월 재택근무 직장인 고객을 겨냥해 ‘호텔로 출근해’ 패키지를 내놨다. ‘호텔로 출근해’ 상품은 재택근무로 인해 답답함을 느끼는 고객이 편안한 업무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패키지다. 이 상품의 경우 오전 8시에 체크인을 해 오후 7시에 체크아웃한다. 보통 오후 3시에 체크인해 다음날 오후 12시에 체크아웃하는 것과 달리 근무 시간에 맞췄다. 쉽게 말해 당일치기 호캉스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또 커피나 스낵박스 등을 준다. 동시에 라운지나 피트니스 센터 등 호텔의 부대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원래 숙박을 포함한 형태로 6월까지만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 2월까지로 늘렸다. 가격은 7만5000원이다. 3만원을 더 내면 숙박도 할 수 있다.

두 가지 종류의 ‘재텔’ 패키지를 선보인 호텔 레스케이프. /레스케이프 홈페이지 캡처
/레스케이프 홈페이지 캡처

서울 명동에 자리한 호텔 레스케이프는 직장인을 위해 두 가지의 ‘워크케이션(work+vacation)’ 객실 패키지를 선보였다. 첫 번째는 출퇴근 시간에 맞춘 업무형 상품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객실에 머물 수 있다. 두 번째는 오전 8시에 체크인 해 다음 날 오후 12시까지 머무를 수 있는 휴식형 상품이다. 업무를 끝내고 여유롭게 쉴 수 있게 한 거다. 또 스위트룸을 이용하는 경우 객실에서 안마의자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26층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커피숍에서는 고객과 비즈니스 미팅도 할 수 있다. 비용은 객실 타입별로 다르다. 12시간 머무르는 데 최소 15만원, 다음 날 오후 12시까지 있는다면 최소 25만원이었다.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업무 공간인 동시에 재충전 시간을 가지려는 직장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는 워캉스 패키지를 출시하면서 이용객이 야외수영장, 키즈존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 홈페이지 캡처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는 ‘리프레쉬 워캉스 패키지’ 출시한 바 있다. 오전 8시에 체크인해서 오후 7시에 체크아웃하는 상품이다. 호텔 셰프의 요리를 테이크 아웃해서 먹을 수 있고, 피트니스 및 실내 루프톱 야외수영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놀이시설 등이 있는 키즈존도 있어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직장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 등 5성급 호텔도 직장인을 겨냥한 반나절 투숙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에 장기간 투숙 상품·렌털 상품 내놓기도

장기간 투숙 상품을 내놓는 호텔들. /이비스앰배서더서울명동 홈페이지, 호텔미드시티 명동 홈페이지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재택근무 기간을 연장하는 회사가 늘자 장기간 재텔근무를 원하는 직장인도 많아졌다. 이에 호텔들은 하루가 아닌 장기간 투숙 상품도 내놓고 있다.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운영하는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은 지난달 ‘방만 빌리지 장기투숙’ 패키지를 선보였다. 호텔 서비스와 혜택은 모두 누리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오랜 기간 머물 수 있다. 고객은 일주일에 2번 침구류를 교체하는 등 객실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드라이클리닝을 이용할 경우 30% 할인받고, 코인 세탁실 세제를 무료로 쓸 수 있다. 레스토랑과 바를 이용할 경우 20% 가격 할인을 받는다. 헬스장과 사우나도 무료로 쓸 수 있다. 가격은 스탠다드 객실 기준 한달에 15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호텔미드시티 명동은 작년 9월 직장인을 위한 ‘서울 한가운데 호텔에서 한 달 살기’ 패키지를 선보였다. 편안함을 주는 쾌적한 객실과 업무를 지원하는 비즈니스 존을 이용할 수 있다. 또 피트니스 센터, 코인 세탁실, 미팅룸 등도 쓸 수 있다. 가격은 한 달(29박 30일) 기준 1인당 90만원이었다. 2인이 투숙하는 경우 110만원이었다.

호텔 포코 성수는 공유 오피스 형태인 ‘오피스 포코’를 열었다. 공유오피스 내부 모습. /호텔 포코

기업 고객을 겨냥한 상품도 있다. 호텔을 아예 공유 오피스처럼 운영하는 거다. 코오롱 계열사인 호텔 포코 성수는 코로나19 재택근무 트렌드에 맞춰 호텔을 공유 오피스로 바꾼 ‘오피스 포코’를 열었다. 숙박객에게는 책상과 의자, 서랍장, 무선 인터넷, 케이블 TV 등 업무에 필요한 환경을 제공한다. 또 복합기와 커피 머신, 정수기, 티 테이블이 있는 커뮤니티 룸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한 오피스 당 최대 4인까지 이용할 수 있다. 3개월을 계약하는 경우 임대료는 250만원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여행객이 크게 줄고, 호텔 내 뷔페나 카페 등 영업이 제한받는 등 최악의 상황이다. 집에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는 직장인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빈 객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워캉스 제품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 CCBB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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