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의상 여학생에 XXL 티셔츠 입혔던 학교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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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인권 침해 하는 ‘교칙’
속옷 검사에 추운 날 외투 못 입게

‘교칙(敎則).’ 학교의 학과, 교과 과정, 상벌 따위에 관한 규칙으로 학생이 지켜야 할 학교의 규칙을 의미한다. 교칙은 학교마다 다르다. 교칙은 대부분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가 정한다. 이후 학교장 결재를 통해 확정한다. 학교의 질서를 위한 방안이지만 ‘학생다움’이라는 말을 앞세워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있다. 과한 제재로 논란이 된 곳을 알아봤다.

후쿠오카 뉴스 캡처

복도에서 속옷 검사

일본 후쿠오카현 변호사회가 현 내 69개 학교를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불합리한 교칙을 내세워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었다. 이중 속옷 색을 흰색 등 특정 색으로 지정한 학교가 57군데로 나타났다. ‘투 블럭’ 등 특정 머리 모양을 금지한 학교는 62곳, 눈썹을 다듬는 것을 금지한 곳은 56곳에 달했다. 흰 양말에 세로로 주름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곳도 있었다.

해당 학교 학생을 면담한 결과는 충격이었다. 한 학생은 “선생님이 학생들을 복도에 일렬로 세운 후 셔츠를 열어 속옷을 검사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규정 위반이면 속옷을 벗긴다”, “남자 선생님이 속옷 색을 확인해 학교에 못 가겠다”고 토로한 것으로 드러났다. 속옷 규정에 대해 묻자 학교 측은 “학생은 학생답게 입어야 한다. 화려한 속옷은 학생답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속옷뿐 아니라 여학생들은 뒷머리를 묶을 때 귀밑으로 묶어야 한다는 관행이 있었다. 한 여학생이 교사에게 귀밑으로 묶어야 하는 이유를 묻자 “남성이 여성의 목덜미를 보면 욕정을 느끼니까”라고 답했다고 한다. 과한 교칙에 학생들이 학생총회에서 교칙을 논의하려 했다. 그러나 교사가 “내신 성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위협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 /조선DB, TV조선 유튜브 캡처

잔반 남기면 무게 재서 벌금

중국에서도 과한 교칙으로 논란인 학교가 있다. 후난정위안고등학교는 2015년부터 학생들의 잔반을 줄이기 위해 무게를 재는 방안을 도입했다. 급식 전, 후로 잔반 무게를 재서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은 교내 ‘도덕교육과’에 넘긴다.

도덕교육과에서는 기록을 비교해 매달 다섯 명의 잔반 우수 학생을 뽑는다. 잔반을 많이 남기는 학생도 함께 공개한다. 누구든지 일평균 100g 이상을 남기면 장학금 자격을 박탈한다. 또 벌금제도 있다. 잔반을 많이 남기는 학생은 100위안(약 1만6000원)의 벌금을 내야 하기도 한다.

해당 학교 교장은 “학교 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것이다. 그 결과 매일 5000㎏의 식량을 절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학생들에게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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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밑 3cm, 추운 날 외투 금지

이해할 수 없는 교칙은 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 학교는 교칙 중에서도 용모와 관련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 가장 많은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도 용모 관련 규정이다.

과거 경기도 G중학교는 여학생들의 머리 길이를 귀밑 3cm로 제한했다. 무용을 배우는 학생들은 예외였다. 남학생도 마찬가지였다. 입술 보호제도 색이 있는 건 금지였다. 한 학생이 붉은 입술 보호제를 발랐다가 “걸레로 빨아버리기 전에 지우고 와”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해당 학생은 미용 목적이 아닌 입술 보호의 목적으로 바른 것이었지만 지우고 와야 했다.

이런 교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 교복 위에 외투를 입으면 벌점을 주는 곳도 많다. ‘단정함’을 이유로 추운 날씨에도 학교 정문에 도착하면 외투를 벗어야 했고 체육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점퍼를 입다 걸리면 빼앗았다가 하교할 때 돌려주는 곳도 있었다. 추운 날씨에 많은 학생이 계속해서 이의를 제기했고 교칙 폐지를 건의했다. 언론에서도 해당 교칙을 도입한 학교를 보도하면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몇몇 학교는 교내 외투 착용 금지 교칙을 폐지했다. 경상북도 ‘경산여자상업고등학교’는 2020년 12월부터 해당 교칙을 없앴다. 서울 도봉구 ‘정의여자고등학교’는 10월부터 교복 위 외투 착용을 허용했다. 또 교복 재킷을 없애고 따뜻한 플리스(fleece) 소재의 재킷을 만들어 도입했다. 학생들은 “외투를 입을 수 있어 겨울에도 따뜻하다”, “이렇게 따뜻한 걸 지금까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노출 많은 옷 금지하자…

독일에서도 복장 관련 교칙을 제정했다가 폐지한 사례가 있다. 독일의 한 학교는 여름에 여학생들이 노출이 많은 옷을 입자 복장 교칙을 만들었다. 아예 노출 심한 옷 착용을 금지한 것이다. 교칙을 어기고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오면 XXL 티셔츠를 입히는 교칙도 생겼다.

이런 교칙에 여학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여학생들은 “남학생이나 남선생님이 우리 몸을 보고 집중을 못 하는 것에 대해 왜 우리가 처벌을 받아야 하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또 “여자 몸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걸 남자들이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학교 측은 노출이 있는 복장 관련 교칙을 폐지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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