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공간, 지하철 7호선 역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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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뿐 아니라 시민 위한 공간으로 변신한 지하철역
공실 상가 활용해 개인용 창고·스마트 농장 만들고
복합문화 생활공간으로 변신 꾀하기도
잠시 쉬거나 영화·전시도 즐길 수 있어

746만9180명. 지난해 하루 평균 서울 지하철을 이용한 인원이다. 1974년 8월 15일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됐다. 첫 개통 후 46년이 지난 지금, 서울 지하철은 명실상부한 ‘시민의 발’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완공 및 개통 당시 모습. /서울교통공사

최근에 지하철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시민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에는 이삿짐이나 개인 물품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무인 창고가 있다. 다른 지하철 역사에는 안전 체험관이나 휴식 공간, 전시 공간 등 문화·체험 공간도 있다.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서울 지하철 내 편의시설을 알아봤다.

◇역사 내 유휴상가, 개인용 창고로 변신

서울교통공사는 11월23일 답십리역, 이수역, 가락시장역 3곳에서 ‘또타 스토리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개인 창고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자 지하철 역사 내 오랜 시간 비어있던 상가를 개인 짐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로 만든 것이다. 창고는 캐비넷형(0.3평, 가로 1m×세로 1m×높이 2m)과 룸형(0.5평, 가로 1m×세로 1.5m×높이 2m)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월 이용 요금은 캐비넷형 7만9000원, 룸형 13만1000원이다. 이용 기간은 최소 1개월이고, 6개월이나 1년 등 장기 이용 시에는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답십리역 공실 상가를 개인 창고 ‘또타 스토리지’로 바꾼 모습. /서울교통공사

창고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서울지하철 무인 물품 보관함 전용 앱인 ‘또타라커’에서 원하는 지하철역과 창고, 이용 기간을 선택한 뒤 요금을 결제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또타라커 앱에서 사용자 인증을 거쳐 출입 허가를 받으면 지하철 운행 시간인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자유롭게 창고를 드나들 수 있다. 창고 내부를 실시간으로 녹화하는 CCTV가 설치되어 있고, 최대 100만원 이내 보상이 가능한 영업배상책임보험도 가입되어 있어 안전하게 창고를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역에서 채소도 키운다

지하철 7호선 상도역에는 세계 최초로 지하철 역사 내에 있는 스마트팜, ‘메트로팜’이 있다. 스마트팜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빛과 온도, 습도 등 환경요소를 인공적으로 제어하는 작물 재배 공간이다. 덕분에 1년 내내 햇빛이 없는 실내에서도 무농약, 무GMO, 무병충해 등 3무(無) 청정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상도역에 위치한 메트로팜. /조선DB

상도역 메트로팜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파종부터 수확까지 관리하는 ‘오토팜’, 메트로팜에서 수확한 작물로 만드는 청정 샐러드 카페 ‘팜카페’ 등도 자리하고 있다. 메트로팜에서 재배한 작물을 바로 그 자리에서 사서 먹어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팜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Farm8 팜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안전 체험관부터 세탁소·피트니스센터·스터디 카페가 한 곳에

반포역에는 지하철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화재 상황을 마치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시민 안전 체험관이 있다. 승강장 화재, 열차 화재, 터널 내 운행 중인 열차 내 화재 상황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통해 체험자는 신고부터 화재 진화, 비상 마스크 쓰기, 탈출하기까지 화재 현장에서 해야 할 행동을 순서대로 익힐 수 있다.

시민 안전 체험관에는 심폐소생술 시뮬레이터도 설치되어 있다. 상반신 인체 모형인 시뮬레이터는 정확한 압박 깊이와 속도로 심폐소생술을 할 때만 점수를 부여하는 기기다. 이 때문에 체험자는 게임을 하듯이 재미있고 정확하게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다. 이외에도 반포역에는 손전등이나 자동심장충격기 등 안전 장비를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장과 안전사고 대처 방법 등을 동영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체험으로만 운영 중이다.

반포역에 있는 모의운전연습기와 안전 체험관. /서울교통공사
반포역 내 헬스&라이프존에는 피트니스센터와 스터디 카페, 무인 세탁소가 입점해 있다. /서초구청 페이스북

반포역은 이외에도 복합문화 생활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목표로 역사 안에 헬스&라이프존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피트니스센터, 스터디 카페, 여행 정보 카페, 무인 세탁소가 입점했다. 역 주변이 주거 밀집 지역이라는 점을 토대로 역 상가를 주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개발한 것이다. 무인 세탁소에서는 키오스크로 결제 후 세탁물을 보관함에 넣은 후 포장된 세탁물을 다시 보관함에서 찾아가는 시스템이다. 출퇴근할 때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세탁물을 맡기고 찾을 수 있다. 

◇업무 처리하거나 영화·전시 볼 수 있는 공간도

2·4·5호선 3개의 노선이 지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는 잠시 쉬어가거나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워크&힐링존’(Work & Healing Zone)이 조성되어 있다. 2018년 서울시 주관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Stress Free Design)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이 공간은 1~2인용 부스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부스 내에는 의자와 테이블뿐 아니라 콘센트도 있어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하면서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일행과 잠시 대화하거나 이동 중 쉬어가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한국 영화의 상징적인 장소인 충무로역에는 ‘충무로 영화의 길’이 꾸며져 있다. 영화 필름 모양의 벽면에는 대종상 수상작들의 포스터가 붙어있고, 다른 벽면에는 대종상 수상자들인 유명 영화배우의 캐리커처가 벽화처럼 그려져 있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영상센터 ‘오!재미동’도 충무로역사 내 있다. 28석의 소규모 영화관은 매주 금요일 독립 영화를 상영하고, 아카이브는 DVD 약 4600편과 책 2600여 권이 보유 중이다. 신인 작가를 위한 전시실도 운영 중이며 장비를 대여하거나 작품을 편집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내 워크&힐링존. /서울교통공사
오!재미동 내 전시 공간(왼)과 아카이브. /오!재미동 페이스북

6호선 녹사평역은 지하 1층부터 개찰구가 있는 지하 4층까지 시민에게 전면 개방했다. 녹사평역은 다른 지하철역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컸지만, 지하 2~3층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어 있었다. 개통 초기에는 각종 문화 공연이나 결혼식이 열리고 영화 촬영지로도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사람들 발길이 줄었다. 서울시는 2018년 녹사평역을 미술관이자 공공미술 특화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시민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와 발표나 강연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을 조성했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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