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가게 기적적으로 살린 ‘1만3000원 음식’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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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려요. 여자친구가 임신하셨나 보네요. 고기도 안 넣은 데리제육에서 소금맛만 나는 걸 보면 여자친구분 100% 임신이십니다.”

서울 동대문구 한 식당에서 배달을 시킨 A씨가 남긴 음식 후기에 달린 사장님의 답변이다. A씨는 당시 후기에 “고기 비린내가 났고 데리제육은 소금 맛만 났다. 고기 조금 먹고 새벽까지 화장실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고 남겼다.

후기에 화가 난 사장은 여자친구가 임신했다며 비꼬는 듯한 답변을 남겼다. 추가 답변에서도 화를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협박성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내용은 인터넷에 퍼졌고 큰 논란으로 이어졌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절대 시켜 먹지 말아야겠다”, “무서워서 리뷰 남길 수 있겠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결국 해당 업체 사장은 사과문을 올렸고 영업을 일시 중단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 밖에도 후기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게들이 종종 보인다. 이렇게 후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곳이 있는 반면 따뜻한 후기로 보는 사람까지 흐뭇하게 만든 사연도 있었다.

단골’월터’ 이름을 메뉴에 넣은 가게. /인터넷 커뮤니티, 배달앱 캡처
사장은 월터외에도 단골 이름을 메뉴에 넣기도 했다. ‘짜노’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워싱턴DC’ 알리오올리오. /배달앱 캡처

메뉴에 단골 이름 넣었다가…

지난 1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이 올린 글이 화제였다. 글쓴이는 자신을 “야간 편돌이(편의점 아르바이트생)”라고 소개했다. 그는 “매일 한 곳에서 배달 시켜 먹으면서 리뷰 적었는데 사장님이 기특했는지 메뉴 이름에 내 닉네임 달아 줬다”고 했다.

글쓴이의 배달 앱 닉네임은 ‘월터’. 그는 인천의 파스타집 ‘짐승파스타’에서 ‘감바스 알아히요’를 수십번 시켰다고 밝혔다. 매번 후기도 남겼다. 이에 감동한 사장님은 “월터님! 감바스 이름을 월터 감바스로 바꾸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바스에 대한 사랑이 크셔서 그렇게 하고 싶네요”라고 답변을 달았다. 이어 “언제나 만족을 드릴 수 있는 음식 보내도록 노력하겠다. 항상 지켜봐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알고 보니 짐승파스타 사장님이 메뉴에 단골 이름을 붙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워싱턴DC 알리오 올리오’와 ‘짜노 리코타 치즈 샐러드’도 단골의 이름이 붙은 메뉴였다. 사장님은 이후 유튜브 채널 블독과의 인터뷰에서 “단골에게는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 자기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하면 왠지 애정도 갈 것 같았다”고 닉네임을 붙인 이유를 말했다.

이 사연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미디어로 삽시간에 퍼졌다. 누리꾼은 “훈훈하다. 흥해라”, “사장님 센스 좋다. 흐뭇해지는 소식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연을 접한 사람들의 감동은 주문으로 이어졌다. 가게를 오픈하자마자 주문이 폭주한 것이다. 소수로 운영하는 가게다 보니 사장은 걱정이 앞섰고 결국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12월 초 다시 문을 열었다.

그는 “많은 분의 관심과 사랑에 매장을 이전하게 되었다. 더 크고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더 많은 인원이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도록 하겠다. 영업 정지도 하지 않고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후기와 이후 배달앱에 올라온 사장님의 글. /에브리타임, 배달앱 캡처

폐업 앞둔 아귀찜 가게 살린 후기

12월5일 부산대 에브리타임(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13000원 혜자 아귀찜’ 후기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배달 용기에 꽉 찬 아귀찜 사진과 함께 “1인분인데 전이랑 샐러드가 같이 옵니다. 혜자임. 진짜”라고 올렸다. 또 “배달해 주시는 분 항상 친절하시고 사장님 세심하시고”라며 사장님과 배달기사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해당 글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다. 믿기지 않는 음식 양에 ‘논란 중인 아귀찜 가격’, ‘논란의 1만3000원짜리 아귀찜’ 등의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얼마 뒤 배달 앱 등록돼 있는 ‘조은아구찜’ 후기 공간에 사연 주인공 사장님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생전 처음 조기 퇴근을 하는 경우가 생겼다. 너무 바빠 배달이 제대로 나갔는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배달이 늦어진 손님들은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최고 기록을 세워서 너무 좋다. 커뮤니티의 힘을 처음 느껴본다. 감사하다”고 남겼다.

사실 사장님은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폐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감사 인사와 함께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그는 “마지막 재산인 자동차를 팔고 나니 1200만원이 생겼다. 가게세, 밀린 재료비, 세금, 공과금 등을 내니 차 판 지 하루 만에 300만원이 남았다”고 했다. 이어 “이게 불과 6일 전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달 포장 용기만 소진하고 폐업하기로 했는데… 너무나 감사한 손님 덕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하루 200~300통의 주문 전화를 받게 됐다”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화제가 된 후 올라온 사장님의 다른 미담.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 사연이 화제가 되자 사장님의 미담이 올라왔다. 단골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유독 힘겨웠던 날 ‘우울해서 혼자 술을 마시려고 주문한다. 밑반찬과 전은 빼달라’는 주문 메모를 남겼더니 사장님의 정성스러운 문자를 받게 됐다”고 했다. 이에 “사장님은 ‘주문 감사드립니다. 소주는 밑반찬, 전 대신 넣었습니다. 너무 우울해하지 마시고 아귀찜과 소주 한잔하시라. 푹 주무시고 기분 좋아지길 바라봅니다’라고 남겨주셨다”고 전했다.

‘짐승파스타’와 ‘조은아구찜’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모두 ‘이런 곳이 더 잘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람들은 “진정성은 통하기 마련이다. 꼭 성공하시길 바란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준비된 자세, 마음, 행동으로 좋은 기회와 인연을 만나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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