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임박 음식을…서울대생들의 기막힌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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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식품 중개 스타트업 다인테이블
유통기한 임박 등으로 버리는 여유식품
취약계층 등에 저렴한 가격에 판매

“한국에서 매년 소비 이전 단계에서 폐기되는 식품이 190만톤에 달합니다. 제품 품질에 문제가 없음에도 온라인 식품 거래 시장에서는 매출의 3% 달하는 식품이 버려지고 있어요. 유통기한이나 포장 불량 등 때문인데요. 한 온라인 프리미엄 신선식품 업체 물류센터를 방문해본 결과, 버려지는 상품의 가치가 월 4000만원에 달했습니다. 폐기를 위한 비용도 따로 지출하고 있었죠. ‘이렇게 버려지는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음식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문제의식이 다인테이블의 출발점입니다.”

다인테이블은 여유식품 중개 스타트업이다. 식품업체에서 유통기한 임박이나 포장·인쇄 불량, 과다재고 등으로 판매하지 않고 버리는 여유식품을 판매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들이 취급하는 여유식품은 식약청에서 상품의 질과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검수한 상품들이다. “식탁에서만큼은 빈부격차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다인테이블 최진수(20) 공동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인테이블 최진수 대표(아랫줄 가운데)와 팀원들. /다인테이블

◇누구나 이용 가능하지만, 취약계층 위한 공간 따로 마련

“여유식품은 공급과 수요 모두 규모가 크고, 확실한 시장이었습니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취약계층 450가구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응답자 90% 이상이 저렴한 가격이 보장된다면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살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식품업체는 품질에 이상이 없는 상품을 비용을 내면서까지 처리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양쪽 시장이 서로 필요로 하고 있었던 것이죠.”

사업 가능성을 본 후 다인테이블은 온라인 여유식품 중개 플랫폼을 만들었다. 모든 팀원이 MD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인테이블에 필요한 상품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상품을 생산하는 식품 업체에 입점을 제안하고 있다.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업체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먼저 입점 제안이 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삼겹살과 고등어 등 신선식품부터 딸기청, 두부과자, 젤리 등 간식까지 다인테이블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도 그만큼 다양해졌다. 가격은 상품 정가와 인터넷 최저가, 잔여 유통기한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 

다인테이블 홈페이지 캡처

“사업 초기에는 취약계층만을 대상으로 다인테이블을 운영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고, 많은 여유식품을 중개하기 위해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취약계층의 식생활 개선 및 식품 선택권 증진이라는 사회적 미션을 위해 홈페이지 내 ‘다인관’ 코너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다인관은 중위소득 70% 이하 취약계층 인증을 받은 사람만 이용할  수 있어요. 같은 상품이라도 다인관 가격이 더 저렴합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포함하기 위해 중위소득 70%라는 기준을 정했다. 기초 생활 수급자 증명서, 차상위계층 관련 서류, 건강보험료 납부 확인서 등 소득기준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올리면 서류 확인 후 다인관 회원 자격을 주고 있다. 한번 인증을 받더라도 1년마다 서류를 업데이트해 재인증해야 다인관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주민센터와 협업해 개인 맞춤형 식품 지원도

다인테이블은 품질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접 상품을 먹어보고 요리해본 후 검수 기준을 통과한 상품만을 중개한다. 또한 첫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하는 등 실구매자의 의견을 듣는 데도 적극적이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인 만큼 고객이 안전하게 식품을 즐길 수 있도록 배송 기간을 고려해 일주일의 여유기간을 두고 식품을 유통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대부분 유통기한 내 식품이 소진되는 편입니다. 또 운영진들이 계속해서 유통기간을 체크해 적절하게 할인 이벤트를 여는 등 판매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제품 품질 관리 등을 꼼꼼히 해서 누구나 ‘다인테이블’이라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다인테이블에서 판매 중인 음식(위)과 식품 검수회. /다인테이블

-온라인몰 운영뿐 아니라 동주민센터와 협업해 식품복지사업도 하고 있다고. 

“동주민센터에서는 분기마다 대상자를 정해 식품을 배부하는 복지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예산이 정해져 있어 식품의 양과 질에서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희 플랫폼을 이용해 한정된 예산으로 양질의 식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에는 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식품 꾸러미를 배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대상자분들의 병력이나 건강·치아 상태, 조리기구 구비 상태, 개인적 선호를 고려해 저희가 중개하는 식품 중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반찬 조합을 큐레이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거 공간이 협소하고 조리 기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조리하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식품 위주로 보내드리고 있죠. 그러다 보니 대상자분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지금까지 쌓아온 데이터를 이용해 큐레이팅을 자동화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어요.”

‘랍스터 급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세경고 김민지 영양사를 만나 멘토링을 받는 모습(왼)과 맞춤형 식품 지원을 준비하는 모습. /다인테이블

◇서울대 경영학회에서 시작, 구성원 모두 서울대 재학생

다인테이블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서울대학교 소셜벤처 경영학회 인액터스에서 출발한 소셜벤처라는 것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최 대표를 포함해 운영진들 모두 현재 서울대 재학생이다. 사회복지학과, 시각디자인과, 데이터분석학과 등 각자 전공은 다르지만, 버려지는 식품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적인 사회 현상을 비즈니스를 통해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로 뭉쳤다.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2018 SNU 창업경진대회, 2018 환경창업대전에서 수상하면서 초기 창업 자금을 마련했다.

-학생으로서 사업을 이끌어나가기에 어려운 점은.

“학교에 소속된 학생이기 때문에 생기는 제약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구성원들이 아직 학생이고, 평균 나이가 어리다 보니 파트너 업체와 협업할 때 신뢰감을 주기 위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또 쉽지는 않지만, 학업과 사업 사이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최근 서울대 창업경진대회에 참여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다인테이블

-대표자와 구성원 선발은 어떻게 하나.

“학회에서 시작된 기업이다 보니 팀원 순환이 비교적 잘 이뤄지는 편입니다. 매 학기 신입 학회원이 들어오면 2~3주에 걸쳐 팀 단위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사업성을 검토한 뒤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과정을 수행하는데요. 그 결과를 참고해 팀 구성원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자는 대표직에 뜻이 있고 책임감을 가진 팀원 중에서 논의를 거쳐 선정합니다. 현재는 37기인 저와 35기인 이경은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어요.”

-목표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뭐든 나온다고 하는 IT 강국이지만, 여전히 저소득 취약계층분들이 겪는 정보불평등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어딘가에선 멀쩡한 음식들이 버려지고 있는데, 그 음식을 소비할 용의가 있어도 정보가 없어서 소비하지 못하는 거죠. 저희 다인테이블은 취약계층분들이 한정된 소득 내에서 더 알차게 한 끼 식사를 구매하실 수 있는 식품이 가득한 식품 플랫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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