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돌판 삼겹살’이 터졌다, 뜻밖에 대박난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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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아궁이에 불피우고 가마솥에 밥해 상차리는 영상 만들어 35만명 구독
삼겹살, 된장찌개, 계란말이부터 궁중요리, 김장, 막걸리 빚기까지
유튜브로 편집 프로그램 독학해 미니어처 요리 영상 제작

너와집 흙마당에 불을 피우고, 적당히 달군 돌판 위에 삼겹살을 올린다. 치이익, 노릇하게 익어가는 삼겹살 소리. 소주 한 잔에 호박, 감자, 고추, 두부를 넉넉하게 썰어 넣고 구수하게 끓인 된장찌개까지.

미니어처로 요리한 돌구이 삼겹살./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읽기만 해도 군침이 나는 이런 밥상을 미니어처로 요리해 차린 유튜버가 있다. 미니어처 요리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다. 그가 올린 ‘돌구이 삼겹살’ 영상은 345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미니 포레스트는 자연을 배경으로 손가락보다도 작은 미니어처 국자와 주걱, 집게를 이용해 진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든다. 음식을 만든 수돗가와 가마솥, 무쇠 팬, 화덕 역시 모두 미니어처 크기로 제작했다. 앙증맞고 귀여우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영상에 그의 채널은 시작 1년 만에 별다른 홍보 없이 35만명이 구독하는 채널로 성장했다.

미니어처 조리도구로 만든 골동반 등 궁중음식과 치킨./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미니 포레스트에 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50대 주부로 섬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미니어처 요리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정도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온돌을 깐 미니어처 너와집을 뚝딱뚝딱 만들고, 한식부터 양식, 중식은 물론 궁중요리에 막걸리까지 뚝딱 빚어내는 건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유튜브에서 미니어처 요리를 선보이는 ‘미니 포레스트’입니다. 나이는 52세이고 주부입니다. 지금은 남편, 딸, 남동생과 함께 전원주택에 살고 있어요. 결혼 전에는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5년 정도 일했어요. 유튜브를 하기 전에는 취미 생활을 겨를도 없이 살림하며 딸을 키웠는데, 딸이 대학생이 되어 혼자만의 시간이 생겨 미니어처를 만들고 있어요. 건축 전공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건 아닙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어느 날 유튜브에서 미니어처 요리를 봤는데 옛날 시골 살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마당 한가운데에 가마솥을 놓고 불을 피워 요리하는 그림을 상상해보니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존 미니어처 요리는 주로 실내에서 이루어지는데, 집 안이 아닌 집 밖 마당에서 요리하면 더욱 다양한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실제 나무와 풀, 햇살과 바람, 눈, 비를 모두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으니까요. 또 미니어처 요리가 지닌 귀여움에 맛깔스러움도 더하면 재밌는 콘텐츠가 될 것 같더라고요.”

집 마당에 미니어처 사이즈로 만든 너와집. 아궁이에 불을 땔 수 있다./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세트장이 대단합니다. 너와집에 아궁이, 화덕, 원두막까지. 만드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세트장은 틈날 때마다 만들었는데 1년 정도 걸렸어요. 각 소품들은 한 번에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했어요. 너와집도 다섯 채 정도 실패한 뒤 완성했어요. 처음에는 벽을 종이로 했다가 튼튼한 벽으로 바꿨고, 지붕도 원래는 초가지붕이었다가 너와 지붕으로 변경했어요. 집에서도 뭔가 사람의 온기가 느껴졌으면 좋겠다 싶어서 온돌을 꼭 넣고 싶었어요. 아궁이에 불을 때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는 모습이 상상만 해도 참 좋았거든요. 실제 불을 때면 방바닥이 따끈따끈해요.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고 만드는데 집중하니 시간도 잘 가고 재밌었어요.” 

미니어처 요리에 쓰이는 작은 사이즈의 식재료들을 손질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미니어처 요리에 쓰이는 작은 채소 등 재료나 도구는 어떻게 구하나요.

“채소는 마당에 있는 텃밭에서 키워 아주 작을 때 따서 써요. 구하기 어렵진 않아요. 수박은 작은 것은 속이 빨갛지 않아서 자르는 모습까지만 보여드리고 잘린 모습은 큰 수박을 활용했어요. 계란은 메추리알을 이용해요. 소품은 만들기도 하지만 미니어처 샵에서 사기도 해요. 막걸리 주전자는 원래는 입구가 막혀 있는데 영상에선 구멍을 뚫어 사용했어요. ”

-돌구이 삼겹살 영상은 조회 수가 340만회가 나왔어요. 여름 반찬과 미역 오이냉국, 소고기뭇국과 계란말이 영상도 각각 100만회를 넘었어요.

“유튜브에서 삼겹살을 주제로 한 영상은 조회 수가 높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영상에 비해 조회수가 높게 나올 거라 예상하긴 했지만 300만회까지 갈 줄은 몰랐어요. 7월 말쯤 갑자기 노출수가 올라가 구독자 분도 엄청 늘었던 고마운 영상이에요. 여름 반찬의 경우 지극히 평범한 일상 반찬인데 자극적인 것에 지쳐서 그런지 많이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제 영상에서 조회 수가 높은 영상을 보면 예전에 많이들 드셨던 평범한 음식들인 것 같아요.”

미니어처 가마솥과 무쇠팬에 쪄내고 부쳐낸 호박잎과 계란말이./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요리 소재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다양한 방법으로 선정해요. 소고기뭇국에 계란말이로 아침 밥상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보고 선택하기도 하고, 주위에서 추천하거나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즉흥적으로 생각해 만들기도 해요. 강된장 영상은 텃밭에 조그맣게 난 호박 잎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어요.”

미니어처 화덕에서 구운 빵과 그 빵으로 만든 햄버거./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가장 만들기 힘들었던 요리가 있을까요.

“햄버거를 만드는 영상을 제작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빵을 직접 만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스트를 넣어도 반죽이 부풀어 오르지 않아 이틀을 고민했는데 알고 보니 집 온도가 너무 낮아 발효가 안 된 거더라고요. 조그만 화덕 안에서 빵이 부풀어 오르는 모습도 찍는 데 이틀이나 걸렸어요. 장작불로 온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전통 디저트인 ‘개성 주악’를 만들 때도 기름 온도가 관건이었는데 작은 무쇠솥으로 온도를 맞추려고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어요. 라면도 면발을 만드는데 고생 좀 했고요. 오히려 궁중 비빔밥인 골동반이나 김장이 손이 많이 가서 그렇지 해봤던 요리들이라 쉽더라고요.”

-가장 즐거웠던 촬영은 어떤 요리를 할 때였을까요. 

“돌구이 삼겹살 때가 특히 재미있었어요. 돌판에 삼겹살 익는 소리와 냄새, 장작불 타는 연기가 무척 좋더라고요. 정말 캠핑하는 느낌이었어요. 촬영을 도와주는 남동생이 카메라 액정을 보며 감탄할 때가 있는데 돌구이 때는 특히 좋아했어요.” 

왼쪽부터 미니 사이즈 치즈에 반죽을 돌돌 말아 핫도그를 만드는 모습과 짜장을 볶는 모습./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실제 요리 솜씨가 있으신 편인가요. 완성된 요리는 어떻게 하나요.

 “음식을 작게 만드니 신기하고 솜씨가 있다고 느끼시는 것 같지만 전문적인 요리 솜씨가 있진 않아요. 주로 먹는 음식들을 하다 보니 감으로 하기도 하고, 처음 해보는 요리는 검색도 많이 해요. 또 요리할 때는 중요한 부분이나 재미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요. 가령 짜장면은 일반 식용유가 아닌 돼지기름으로 볶으면 더 맛있다든지 핫도그는 햄에 발효된 반죽을 돌돌 마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재밌겠다든지, 요리 과정을 살펴보고 먹음직스럽게 연출하려고 노력해요. 완성한 요리는 남동생이 먹는데 맛있다고 해요. 특히 돌구이 삼겹살이 집에서 구워 먹는 삼겹살 보다 더 맛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미니어처 조리도구로 만든 경양식 돈가스./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댓글 가운데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을까요.

“초기 구독자님들 댓글이 기억에 남아요. 왜 더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는지 안타까워하며 홍보와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2주간 정성 들여 만들었는데 조회 수가 안 나와서 힘 빠질 때 댓글 보면서 다시 열심히 만들곤 했어요.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외롭게 컸는데 제 밥상에 위로받으셨다고 하신 분, 불면증이 있는데 제 영상을 보고 잠이 잘 왔다는 분들도 기억에 남아요. 제 요리가 엄마가 또는 할머니가 해 주신 밥상 같아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영상이 편안해서 보고 있으면 잠이 잘 오나 봐요. 옛날을 추억하는 댓글들도 재밌어요. 경양식 돈가스편(밥으로 하시겠습니까 빵으로 하시겠습니까)에서는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워하시기도 하고, 김장편에서는 어릴 적 김장 풍경을 꺼내 놓으시기도 하고요. 덕분에 저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즐겁더라고요.”

-유튜브를 하기 위해 준비하신 게 있다면요.

“편집은 유튜브를 통해서 한 달 정도 배웠어요. 아직도 능숙하지는 못해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 정해져 있어요. 영상을 만들면서 새롭게 필요한 기능은 유튜브로 알아가는 편이에요. 컴퓨터와 카메라도 새로 구입했어요.”

 -영상 한 편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소품 제작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2주일 정도가 필요해요. 하루 안에 영상을 다 못 찍을 때도 있고, 특히 편집은 제가 속도가 느려서 5일에서 1주일 정도 걸려요.”

왼쪽부터 남동생이 만든 미니어처 오븐과 그 오븐에 머랭쿠키를 굽는 모습./ 유튜브 채널 ‘미니 포레스트’ 화면 캡처

-가족들이 많이 돕고 있다고 들었어요. 

“남동생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지지해 줬는데 남편은 처음에는 ‘나이 50에 무슨 소꿉놀이냐’고 이해를 잘 못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뭐가 필요하다고 하면 군말 없이 무쇠 팬이라든지 소품을 만들어주며 응원해 줘요. 딸도 재료 손질 같은 것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구독자 10만 기념으로 유튜브에서 실버 버튼을 받았을 때 모두 기뻐했어요. 학창 시절에 상장 받는 것처럼 기분이 좋더라고요.”

 -유튜브 수입이 궁금해요.

“시작하고 6개월간은 아예 수입이 없었고 그 뒤로는 들쭉날쭉해요. 얼마 정도라도 말씀드리기가 애매하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은요. 

“당분간은 영상 만드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해보고 싶은 요리가 많아요. 영상을 만들다가 다양한 소품들이 쌓이면 나중에는 소품 숍도 운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미니 포레스트 채널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영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글 jobsN 고유선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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