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게 아닌데…’ 실수가 만든 초대박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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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는 소식이 12월3일 전해졌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날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공급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했다. 이어 ”개별 백신 개발사들과의 협상을 조만간 마무리하면 다음 주께 전체 계약 현황과 확보 물량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개발 뒤에는 연구진의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참가자 2만3000명 중 코로나19 감염자 131명을 상대로 투여 방식을 달리해 시험을 진행했다. 일부에게는 1회 접종 때 정량의 절반만 투여했고, 한 달 후 2회 때 정량을 투여했다.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모두 정량을 주입했다. 그 결과 1회 접종 때 절반만 투여했던 참가자들에게서 약 90%의 백신 효능이 나타났다. 두 차례 모두 정량을 투여한 이들에게서는 백신 효능이 62%로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 연구원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아스트라제네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생산 시설./아스트라제네카

그런데 1회 접종 때 백신을 절반만 투입한 건 개발진의 의도가 아닌 실수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연구개발 책임자인 메니 팡갈로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환자에게 정량의 절반을 투입한 건 단순히 우연”이라고 했다. 당초 환자에게 투약해야 할 정량의 절반을 실수로 투여했는데, 오히려 백신의 효능이 높아지는 의외의 결과를 발견한 거다. 팡갈로스는 이런 결과에 대해 연구가 더 필요하다면서도 “낮은 항원 수준이 전반적인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의도하지 않은 실수나 우연으로 인해 혁신적인 발명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뜻하지 않게 우연히 탄생해 사람들의 일상을 윤택하게 한 제품들에 대해 알아봤다.

◇우연히 탄생한 의약품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처럼 우연히 탄생한 의약품들이 있다. 먼저 아스피린이다. 해열·진통제로 쓰이면서 가정상비약으로 자리 잡은 아스피린은 원래 먹는 살균제로 개발한 의약품이다. 아스피린의 역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인이 남긴 의학 문서인 ‘에버스 파피루스’를 보면 당시 이집트인들은 다치거나 병들었을 때 버드나무를 이용해 치료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도 버드나무 껍질을 진통제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19세기 이후 과학자들은 버드나무 껍질에 있는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이 약효를 낸다는 점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이를 먹는 살균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작용이 심했다. 살리실산은 구역질하게 하거나 위점막을 자극해 위장 장애를 일으켰다. 

살균제로 개발한 살리실산의 부작용을 줄이려는 과정에서 뜻밖의 진통 효과를 발견했고, 약제화에 성공해 지금의 아스피린이 탄생했다./클립아트코리아

1897년 독일 제약사 바이엘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은 살리실산의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나섰다. 살리실산에 식초의 원료인 아세트산을 합성했다. 이 아세트산 합성체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해열과 관절염의 통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새로 발견했다. 또 약효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위장장애를 일으키지 않는 데에 성공했다. 살균제로 개발한 살리실산의 부작용을 줄이려는 과정에서 뜻밖의 진통 효과를 발견한 거다. 아스피린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진통제로 1950년에는 가장 많이 팔린 약품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전세계 인류가 하루에 1억알을 복용하고 연간 600억알 이상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수로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접시를 치우지 않고 휴가를 간 알렉산더 플레밍. 다녀온 후 푸른색 곰팡이인 ‘페니실리움 노타툼’이 페트리 접시 위에 자라있는 걸 발견했다./유튜브 YTN사이언스, EBSDocumentary 캡처

최초의 항생제로 인류의 구한 약으로 평가받는 페니실린도 우연히 탄생했다. 영국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1929년 영국 세인트메리병원에서 곰팡이를 배양해 멸균능력이 있는 물질을 분리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플레밍의 연구실 바로 아래층에는 곰팡이로 알레르기 백신을 만드는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이 실험실에서 사용한 곰팡이 중 하나가 우연히 위층으로 날아왔다. 마침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접시를 치우지 않고 배양기 밖에 둔 채 휴가를 간 상태였다. 

휴가에서 돌아온 플레밍은 푸른색 곰팡이인 ‘페니실리움 노타툼’이 페트리 접시 위에 자라있는 걸 알았다. 또 곰팡이 주변에만 포도상구균이 깨끗하게 녹아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곰팡이가 있는 부분에만 세균 증식이 억제돼있던 거다. 플레밍은 푸른곰팡이가 포도상구균을 제거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 곰팡이를 항생제로 이용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플레밍은 추가 연구를 해 푸른곰팡이로부터 페니실린을 분리해냈다. 이후 페니실린이 포도상구균 외에도 연쇄상구균, 뇌막염균, 임질균 등 여러 종류의 세균에 항균 효과가 있다는 걸 찾아냈다. 플레밍이 실수로 뚜껑을 닫지 않고 휴가에 가면서 우연히 페니실린을 발견할 수 있었던 셈이다. 플레밍은 이 연구 결과를 ‘영국 실험병리학회지’에 발표했다.

◇실수로 만들어진 제품과 먹거리도 있어

공부할 때나 일할 때 자주 쓰는 포스트잇은 미국 제조업체인 3M사의 전혀 예상치 못한 발명품이었다. 미국 3M의 연구원 스펜서 실버 박사는 기존의 접착제보다 훨씬 강력한 성능의 접착제를 개발 중이다. 그런데 연구 과정에서 실수로 접착력이 약한 접착제를 개발했다. 접착제를 붙인 종이는 쉽게 떨어졌다.

포스트잇의 개발자 아서 프라이./3M

개발 당시엔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번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야 하는 접착제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해서였다. 이후 같은 회사 테이프 사업부에 있던 아서 프라이가 이를 상품화했다. 당시 프라이는 매주 일요일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찬송가 페이지를 쉽게 찾기 위해 종이를 끼워 넣었는데 종이가 자꾸 빠져 불편함을 느꼈다. 이때 스펜서 실버가 개발한 접착제를 떠올렸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종이에 붙여도 말끔하게 떼어낼 수 있는 지금의 ‘포스트잇’을 만들었다. 당시엔 쓸데없는 제품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미국 AP통신이 정한 20세기 10대 히트 상품에 들기도 했다.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음료수인 코카콜라도 사소한 실수로 탄생했다. 코카콜라는 미국인 약사 존 펨버튼이 개발한 건강음료였다. 1886년 존 펨버튼은 설탕과 캐러멜을 주원료로 여러 가지 약제를 조합하는 게 취미였다. 이왕이면 맛과 약효가 있는 음료를 개발하고 싶었고, 자양강장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카나무 추출물과 콜라나무 열매의 향, 알코올을 섞어 ‘프렌치 와인 코카’라는 시럽을 만들었다.

코카콜라 CF 광고./유튜브 영상 캡처

그러나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마시지 못하는 걸 보고 알코올 대신 물을 섞으려고 했다. 그런데 실수로 탄산수를 섞었다. 오히려 물을 섞었을 때보다 맛이 좋았고,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펨버튼은 이 약의 이름을 ‘코카콜라’로 바꾸고 자신의 약국에서 한 잔에 5센트씩 팔았다. 1888년 코카콜라를 즐겨 마시던 아서 캔들러가 펨버튼에게 2300달러를 주고 코카콜라 사업권을 사들였다. 

코카콜라 제조법이 적힌 문서가 보관돼 있는 금고./코카콜라

이후 캔들러는 시럽을 개선해 오늘날의 코카콜라를 만들었고, 1892년 프랭크 로빈슨과 함께 ‘코카콜라 컴퍼니’를 세웠다. 코카콜라를 처음 만든 건 존 펨버튼이지만 지금의 코카콜라 브랜드를 만든 건 아서 캔들러다. 존 펨버튼이 만든 코카콜라는 하루에 고작 9잔 정도 팔렸지만 캔들러는 코카콜라컴퍼니를 세운 지 3년 만에 미국 모든 지역에서 코카콜라를 판매하는 성과를 이뤘다. 현재 코카콜라는 하루 평균 19억잔, 1초로 환산하면 초당 2만1990잔이 팔리는 음료로 자리매김했다. 코카콜라 제조법은 철저하게 비밀로 유지하고 있다. 1886년부터 134년 동안 단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 코카콜라 제조법이 적힌 문서는 한 장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뉴욕 보증은행 금고에 있다가 1925년 애틀랜타 선트러스트 은행 금고로 옮겨져 86년 동안 보관했다. 현재는 코카콜라 박물관에 있다. 

글 CCBB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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