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2.9 지방대 출신이 30살에 연봉 6천5백 가능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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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하는 일이 있어요. 바로 결제입니다. 결제가 없으면 커머스도, 플랫픔도 없어요.”

현금 없는 사회가 오고 있다. 스마트폰 간편결제가 대중화하면서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 사람이 늘었다. 스타벅스는 이미 2년 전인 2018년 4월 현금 대신 신용카드·스타벅스 카드·모바일 페이 등으로 결제를 권하는 ‘현금 없는 매장’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은 최근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고 쑤저우(苏州)시에서 디지털 위안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현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결제 혁명’ 시대다.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은 수년 전부터 새로운 결제 방식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네이버·토스 등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수많은 기업이 결제 혁신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2019년 10월 문을 연 핀테크 스타트업 올링크(alink)도 그중 하나다. 올링크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근거리 무선통신) 태그 기술을 활용한 정보 전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삼성카드와 삼성전자에서 결제 서비스 기획을 맡은 김경동(39) 대표가 창업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NFC 태그 기술로 전 세계 인프라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다.

김경동 올링크 대표. /jobsN

◇지방대, 학점 2.9···병역특례서 결제 서비스와 인연

김 대표는 지방대를 나왔다. 학창 시절 토익 점수는 형편없었고, 학점도 3점이 채 안 됐다. 공부보다 다른 일에 더 관심이 많았다. 2001년 대학교에 다닐 때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아바타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 도전했다. 지금의 가상현실(VR) 쇼핑처럼 명동이나 뉴욕 등 패션으로 유명한 거리를 온라인에서 재현한 쇼핑몰을 만들고 싶었다. 친구에게 600만원을 개발비로 주고 시스템 구축을 의뢰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 지지부진했다. 결국 직접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원래는 컴맹이었는데, 사업을 하니까 절박해지더라고요. 그때 서버·클라이언트·포토샵 등을 배워 웬만한 컴퓨터 작업은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키웠습니다.”

첫 사업은 1년 만에 실패로 끝났지만, 몸으로 익힌 컴퓨터 지식은 남았다. 2005년 대학 졸업 후 병역특례로 전자결제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버패스(현 갤럭시아머니트리)에서 근무했다. 결제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면서 이 분야의 전망에 확신을 가졌다. “이때 결제 서비스를 파고들기로 결심했어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하는 일 중 하나가 결제입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망하지 않는 이상 돈의 흐름을 서비스하는 회사는 끝까지 살아남을 거로 봤어요. 그래서 전자결제 회사에 뼈를 묻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 김 대표. /올링크 제공

◇삼성카드→삼성전자 전보···삼성페이 개발 참여

김 대표는 병역특례가 끝난 후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했다. 곧장 대리 직함을 달았지만, 첫 직장과의 인연은 오래 가지 않았다. 회사가 업종이 다른 대기업에 인수되면서 상사와 마찰이 생겼다. 돈보다는 즐겁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져 퇴사를 고민했다. 그러던 중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왔다. 금융회사에서 대리급 직원을 뽑는데, 관심이 있느냐는 제안이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는 29살 때 삼성카드로 이직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런칭하고 삼성그룹 미래사업TF에서도 활동했다. 30살 때 그의 계약 연봉은 6500만원이었다.

2012년 애플에서 전자지갑 패스북(Passbook)을 선보였다. 상품권·영화표·항공권 등을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앱이었다. 시간과 장소를 인식해 화면에 티켓을 자동으로 띄우는 당시에는 혁신적인 서비스였다. 그러자 삼성에서도 새로운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해 김 대표는 전보 발령을 받고 삼성카드에서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로 옮기면서 월급은 오히려 줄었어요. 하지만 결제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에 더 흥미를 느꼈습니다.”

터치 스티커형 NFC 태그에 휴대폰을 갖다 대면 결제 정보가 전달된다. /올링크 제공

김경동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3년간 삼성페이 런칭을 맡았다. 201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출시 3년 8개월 만에 누적 결제액 40조원, 가입자 수 1400만명을 돌파했다. 김 대표는 그 이후 삼성페이 베트남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 결제 분야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달아 맡으면서 회사에서 승승장구했다. 32살에 과장으로 승진했다. 차장을 단 것은 35살 때였다. 그의 목표는 39살에 부장을 다는 것이었다. “기존의 결제 방식을 뒤엎을 아이디어와 기술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회사와 저의 눈높이가 달랐습니다. 창업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결국 2019년 9월 사직서를 내고 그해 10월 올링크를 설립했습니다.”

◇결제 너머 출입·배송에도 활용···“120개국에 특허 출원할 것”

올링크는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결제 정보를 명함처럼 생긴 터치 스티커형 NFC 태그를 통해 전달하는 서비스를 한다. 간편결제를 하려면 상점에서 도입한 바코드 리더기를 쓰거나 소비자가 계산기가 되어 QR 코드를 찍어야 한다. 하지만 매장마다 설치한 인프라가 달라 고객은 매번 결제 방식을 바꿔야 한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리더기 설치비가 고민이다. 김 대표는 “NFC 태그는 바코드 리더기나 QR코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경동 대표가 꼽는 올링크의 장점 중 하나는 저렴한 단가다. 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도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바코드 리더기 중 저렴한 게 4만원이에요. 우리는 그 돈으로 100곳에 인프라를 설치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결제 가능한 가맹점이 300만곳인데, 4만원 짜리 바코드 리더기를 도입하면 1200억원이 들어갑니다. 우리는 12억원으로 전국에 인프라를 깔 수 있는 셈이죠.” 올링크는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미래에셋페이’를 내놨다. 지난 11월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2020년 초 시장에 선보인다. 내년부터는 애플페이를 쓸 수 없는 국내 아이폰 사용자도 미래에셋페이를 통해 간편결제를 할 수 있다.

올링크 제공

-바코드나 QR이 아닌 NFC여야 하는 이유가 있나.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이 저렴하고, 터치 스티커형 제품이라 전원이나 유선 케이블이 없어 어디에서나 쓸 수 있어요. 소비자 편의성을 봐도 NFC가 우위입니다. QR을 찍으려면 스마트폰을 꺼내야 하는데, 앞으로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이런 일을 대체할 거예요. 스마트폰은 주머니나 가방으로 들어갈 겁니다. 손을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가능하니 NFC가 훨씬 편합니다. 보안도 마찬가지예요. QR코드는 복사가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캡처해 남에게 보내면 그대로 쓸 수 있죠. 다른 사람의 QR코드를 몰래 찍어 범죄에 쓰는 ‘QR 소매치기’까지 등장했습니다. 블루투스도 정보 전달 과정에서 정보를 빼돌릴 수 있어요. 머지않은 미래에 NFC가 QR이나 블루투스를 대체할 거예요.”

-앞으로 계획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출입 확인, 차 문 열기, 택배  수령 등 일상생활에 두루 쓰일 수 있어요. 자율주행차를 타는 시대가 오면 NFC 기술이 빛을 볼 거라고 봅니다. 이 기술로 낸 특허를 120개국에 등록하는 게 목표예요. 터무니없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지만, 삼성페이도 첫날 거래 실적이 1000건 미만이었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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