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세대, 대한민국 상위 0.1% 직업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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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주요 대기업의 임원인사는 세대교체가 도드라진다. 주요 그룹에 1970년대생 젊은 임원이 등장하면서 임원의 새로운 주류가 형성됐다. 2020년 국내 주요 기업의 전체 임원 수는 6871명으로 작년 6932명보다 61명 감소했지만, 70년대생의 임원 비중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1970~80년대생 임원 비중은 2년 전만 해도 14% 정도였으나 올해 들어 28%를 차지했다. 2년 사이 2배나 늘어난 수치다.

최근 3년간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변동 현황. / 자료 유니코써치 ‘2020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조사 결과를 10월27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의 각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등기임원(사외이사 제외)과 미등기임원(비상근 제외)을 대상으로 했다.

◇X세대 인가? ‘난 알아요’ 서태지 세대

1995년 쇼!뮤직탱크 무대에서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 을 부르고 있다. /Mnet ‘퀴즈와 음악사이’ 캡처

90년대에 대학을 나온 ‘서태지 세대’가 회사를 이끄는 주류가 됐다. 서태지 세대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서태지는 X세대의 아이콘으로 여겨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태지가 나온 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대학 재학생까지의 연령층이던 1969∼80년생을 ‘서태지 세대’로 본다.

출생 연도별 임원 수 추이를 보면 586세대가 물러나고 ‘서태지 세대’가 주류가 됨을 알 수 있다. / 자료 유니코써치 ‘2020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2020년 100대 기업 임원 6871명 중 1969년생은 2019년 560명에서 2020년 642명으로 80명 정도 늘었다. 1970년대생 임원은 작년 445명에서 올해 519명으로 증가했다. 1971년생도 1년 사이 324명에서 424명으로 많아졌다.

작년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기존 임원의 주축이었던 586세대(1960년대 출생) 임원 비율은 감소한 반면 197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임원은 눈에 띄게 늘었다. 1960년대 초반 출생 임원은 작년보다 6.1%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1970년대 초반 출생 임원과 1970년대 후반 출생 임원은 각각 5.4%포인트, 1.2%포인트 증가했다. 1970~80년대생 임원은 2018년만 해도 14.2%였는데 올해는 27.8%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대자동차, LG 등 대기업 총수도 젊어져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좌), 구광모 LG그룹 회장(우). /조선DB

재계 총수들의 나이도 40대~50대 초반으로 많이 젊어졌다. 실제로 10월에 취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970년생,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978년생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사장(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중간),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우). /조선DB

고려아연 최윤범(1975년생) 사장, 한진그룹 조원태(1976년생) 회장 등도 있다. 한화솔루션 김동관 대표이사는 1983년생으로 100대 기업 등기임원 중 최연소다.

대기업의 1970년대생 임원 발탁은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10월 단행된 한화그룹 인사에서는 김은희(1978년생) 한화역사 대표이사를 포함해 1970년대생 대표가 3명 발탁됐다. 3월 제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서도 신규 선임된 119명의 임원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80% 이상이 1970년 이후 출생인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그룹은 신임 임원 총 50명 가운데 45명(90%)이 이에 해당한다. KT는 12월 조직개편에서 “새 임원 20명 중 절반인 10명이 1970년대생으로, 이번 인사를 통해 KT 전체 임원의 28.7%가 40대”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2021년 1월1일자 임원 인사를 발표하며 “신규 임원 가운데 1970년 이후 출생자 비중을 작년 57%에서 올해 72%로 늘었다. 1980년생 상무도 나왔다”고 밝혔다.

◇1970년대생 두각, 자유·도전·변화를 꿈꾸는 4050대 임원

서태지를 통해 ‘서태지 세대’는 자유와 도전을 배웠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임원의 주류가 된 1970년대생은 1990년도에 대학을 다녔다. 1990년대 당시 서태지는 하나의 신드롬이었다. 공업 고등학교 1년 중퇴 학력이 전부인 서태지는 음악을 통해 자유·도전·변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당시 젊은이들은 서태지를 통해서 자신들의 욕구와 비전을 표출할 수 있었다.

1997년 새로운 디지털 기기인 이동식 발신전용전화 ‘시티폰’이 등장했다. /사진 tvN ‘응답하라1994’ 캡처

서태지 세대는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표되는 대중문화와 PC통신에 열광했던 세대다. 기존 임원과 달리 대학 때부터 삐삐·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서태지 세대 임원’의 등장은 기업 문화를 바꾸고 있다.

2020년 주요 대기업 임원인사는 기존의 보수적이며 연공서열에 치중해온 기업 문화에서 벗어나 성과주의에 입각해 이뤄졌다. 연령과 연차에 상관없이 좋은 실적을 낸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한 것이 이번 조직 개편의 공통된 특징이다.

. /자료 유니코써치 ‘2021년 임원 인사 키워드’

헤드헌팅업체 유니코써치는 11월25일 2021년 인사 특징을 ‘S7’이란 키워드로 요약해 발표했다. 조사업체는 “1970년대생 두각(Seventy), 임원 수 감축(Short), 오너가 3∼4세의 경영 진출과 세대교체(Shift)” 같은 트렌드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내년 인사에서는 임원 직급·체계 단순화(Simple) 움직임 강화, 여성 사장과 외국인 임원 등 깜짝 발탁(Surprise), 시대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S자형(S-type) 인재 선호, IT 전문가 등 외부인재 영입 증가(Scout) 등 트렌드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 CCBB 이실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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