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짜리 호텔 짜장면이 7900원으로, 왜?

75

코로나에 내국인 고객 잡는 호텔
풀코스 요리 드라이브스루로

코로나19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졌다. 한국관광통계를 보면 외국인 관광객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95%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6만5040명으로 작년 9월보다 95.9% 줄었다. 국가별 관광객으로 보면 9월 한국에 온 일본 관광객은 794명으로 99.7% 줄었다. 거의 100%인 셈이다. 중국 관광객은 1만5307명으로 97.2%, 베트남 관광객은 1447명으로 96.7% 줄었다. 미국 관광객은 1만2426명으로 96.3%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가 간 왕래가 눈에 띄게 줄자 외국인 고객을 상대로 매출을 올리던 관광업, 숙박업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국내 대표 호텔 역시 매출이 많이 감소하고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호텔신라 3·4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2조346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다. 영업적자는 1501억원이었다. 호텔롯데도 올해 3·4분기 매출액 2조81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한 셈이다. 누적 영업적자는 4632억원이었다. 이에 호텔 업계는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을 방법을 찾고 있다.

조선호텔 홈페이지, 쓱닷컴 캡처

호텔 풀코스 집에서 즐긴다

지금까지 고급 호텔은 음식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을 금했다. 격조 있는 서비스를 지향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호텔들도 두 손 두 발을 들게 만들었다. 고객이 고급 호텔 요리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메이필드호텔’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남산호텔’은 지난 4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메이필드호텔 내 베이커리와 한식당에서 배달 세트 및 도시락을 출시해 강서구 방화동, 마곡동 등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배달을 시작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남산호텔은 인근 지역에서 메뉴 2개 이상 주문 시 무료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은 물론 차에 탄 채로 음식 주문·결제해서 받아 갈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도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해당 서비스를 선보였고 고객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호텔의 베이커리와 일식당에서 내놓은 드라이브스루 세트는 출시 초기보다 매출이 20% 올랐다. 좋은 반응에 힘 입어 연말을 위한 상품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단품이 아닌 호텔에서 제공하는 풀코스로 구성돼있다. 스타터, 수프, 해산물, 스테이크, 디저트, 안주류 등 6코스가 담겼다.

신세계 조선호텔은 손질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묶어서 파는 ‘밀키트(Meal kit)’를 출시했다. 호텔 내 고급 중식당 호경전 대표 메뉴 두 가지 유니짜장과 삼선짬뽕을 가정간편식으로 만들어 8월 쓱닷컴에서 판매했다. 판매를 시작한 지 약 100일 만에 10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아 이마트에서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해당 음식은 호텔에서 먹을 경우 3만원 안팎이다. 밀키트로 구성한 제품의 가격은 2인 기준으로 짜장은 7900원, 짬뽕은 1만2900원으로 더욱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콘래드 서울 홈페이지 캡처

체크인 6시간 앞당겨 대실도 가능

호텔은 음식 외에도 입실 시간을 앞당긴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데이유즈(Dayuse)’다. 이름 그대로 낮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입실 시간은 오전 9시, 퇴실 시간은 오후 6~7시다. 기존 호텔 입실시간(오후 3시)에서 6시간 앞당긴 셈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용도로 객실 예약을 문의하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콘래드 서울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전에는 당일 투숙객이 많았다. 올해는 재택근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냐고 문의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밝혔다. 콘래드 서울은 재택근무용으로 객실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다자간 전화회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많은 호텔이 재택근무족을 위한 상품을 내놓았다. 글래드 호텔은 월요일부터 목요일만 이용할 수 있는 주중 한정인 ‘호텔로 출근해’를 출시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딱 근무시간에만 대실 하는 것이다. 근무하면서 즐길 수 있는 커피와 간식을 함께 제공한다. 레스케이프 호텔에서는 ‘워케이션(Work+Vacation)’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상품 역시 근무시간에 맞춰 오전 8시에 입실해 당일 저녁 8시에 퇴실한다. 이름에 맞게 조식, 피트니스 시설, 식음료 할인권 등을 포함하고 있어 일을 하는 동시에 휴식 시간도 보낼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호텔 서비스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지금까지 호텔에서는 ‘고급 이미지’에 맞는 상품을 선보였지만 코로나19로 많이 바뀌었다. 호텔에서만 맛볼 수 있던 음식을 배달과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집으로 가져오고 기존에는 없었던 대실 상품도 생겼다. 앞으로도 변하는 상황에 맞춰 새로운 전략 및 상품이 생길 것이다. 지금은 고객에게 상황에 맞는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글 CCBB 하늘

img-jobsn

회신을 남겨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