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로 이름 날렸던 이 사람, 연매출 100억 CEO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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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콘텐츠로 시작, 커머스·MCN 진출
콘텐츠 유통·제작 스타트업 ‘패스트뷰’
기업·팀원과 상생 바탕으로 고성장
3년 차에 25억원 규모 첫 투자 유치 성공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익숙한 외교관의 아들이었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아버지를 따라 미국·스웨덴·프랑스 등 해외에서 20년 넘게 생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세계 매출 1위였던 모바일 게임 스타트업 슈퍼셀에서 함께 일하기도 했다. 잘 나가는 주변 동기들과 함께 평생 해외에서 승승장구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콘텐츠’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패스트뷰 오하영(37) 대표의 이야기다.

오 대표는 일찍이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엿봤다. 2011년 프라하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소프트 콘텐츠 열풍이 부는 것을 목격했다. 딱딱한 기사 형태가 아니라 흥미로운 사건들을 엮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낸 콘텐츠였다. 또한, 단순 광고 수익이 아닌 아마존 중심의 콘텐츠 커머스 트렌드도 눈여겨 보았다.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이 트렌드를 국내로 가져오기로 결심했다.

패스트뷰 오하영 대표./패스트뷰

시작은 4평짜리 공유오피스였다. 화장실에 한 번 가려면 모두가 의자를 당겨야 하는 사무실에서 4명이 하루 2개씩, 8개의 콘텐츠를 만들어 올렸다. 현재는 직원 60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고, 연매출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대출·투자 없이 오롯이 회사의 힘으로, 콘텐츠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다. 

◇재미·공감 등 콘텐츠 본질에 집중해

오 대표가 처음부터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당시 국내 소프트 콘텐츠 시장은 작은 규모였다. 시장 분석을 마친 후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나자 파워블로거로 거듭났다. 

“지금은 유튜버나 인스타그램 스타가 인플루언서로 통하지만, 당시만 해도 블로그의 힘이 막강했습니다. 콘텐츠를 올리면서 파워블로거가 됐고, 월 100만원으로 시작해 월 1억원을 벌기 시작했어요. 더 늦기 전에 콘텐츠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고, 2018년 패스트뷰를 창업했습니다.”

-패스트뷰가 만드는 콘텐츠는 어떤 콘텐츠인가. 다른 콘텐츠와 구별되는 특별한 점이 있나.

“한마디로 대중이 ‘원하는’ 콘텐츠입니다. 콘텐츠 사업가에게 콘텐츠는 일종의 상품이에요. 읽고자 하는 수요가 있어야 하죠. 제가 원하는 것, 쓰고 싶은 것보다는 대중이 보고 싶은 것, 궁금해하고 공감할 만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그게 콘텐츠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한국어에 서툴렀기 때문에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없었어요. 콘텐츠를 만들 때도 화려한 문장을 쓰거나 기교를 부릴 수 없었죠. 이 때문에 다른 장치는 모두 걷어내고 재미와 공감 등 콘텐츠의 본질에만 집중했습니다. 덕분에 제가 만든 콘텐츠를 많은 분이 읽어주셨던 것 같아요. 서툰 한국어가 오히려 약이 된 셈이죠. 현재도 에디터들에게 기교보다 콘텐츠 본질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패스트뷰 사무실 모습./패스트뷰

◇유통 채널 다양화로 콘텐츠 수익 극대화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콘텐츠로 돈을 버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어떻게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있었나.

“창업 후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입니다. ‘단순 콘텐츠로 어떻게 돈을 버냐’는 것이었죠. 콘텐츠는 상품과 달리 재고가 쌓이지 않고, 누군가 소비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 강점이 있습니다. 또한 수익을 벌어들이면 온전히 영업이익이 되는 구조에요. 이 점을 이용하면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유통 채널을 다양화해 네트워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네이버 포스트에 올린 콘텐츠를 다음·유튜브·페이스북·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도 올릴 수 있죠. 이렇게 유통 채널 다양화로 각각의 채널에서 네트워크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콘텐츠 유통 채널을 확보해 안정적인 네트워크 수익을 구축한 후에는 이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했다. 콘텐츠 커머스다. 일반 쇼핑몰에서 단순히 제품 판매만을 한다면, 패스트뷰는 자신들의 강점인 소프트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계했다. 쉽게 말하면, 제품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콘텐츠 소비가 제품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콘텐츠 커머스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자체 상품도 개발하기 시작했다./패스트뷰

-콘텐츠 커머스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설명한다면.

“길을 가다가 간판·매장을 보고 관심이 생겨서 가게에 들어가는 것처럼 콘텐츠를 보고 관심이 생겨서 물건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제품이나 물건 구매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죠. 그게 바로 콘텐츠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제대로 이해시킬 수 있고, 제품 구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죠.” 

오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콘텐츠 커머스를 시작한 이후 커머스 매출만 월 9억원을 돌파했다. 단순 광고 수익이 아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또 하나의 수익 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최근에는 DSC인베스트먼트, 스파크랩스벤처스, 데이블로부터 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은 통합 커머스 플랫폼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다.

◇콘텐츠 커머스·유통 등 다양한 B2B 사업도 진행

-자사 채널로 콘텐츠 커머스의 성공 가능성을 본 후에는 B2B 사업을 시작했다고.

“온라인 커뮤니티처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커머스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B2B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용자는 많지만, 제품 판매를 전혀 하지 않았던 사이트에서 제품 판매까지 할 수 있도록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콘텐츠 트래픽을 제품 판매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죠. 콘텐츠에 커머스 광고를 붙이는 것부터 자체 온라인 쇼핑몰 운영 대행까지 커머스 관련한 부분은 저희가 다 도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제휴사는 손쉽게 커머스 수익을 올릴 수 있죠.

하지만 사회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꺼리는 분위기가 있어 저희가 B2B 사업을 제안해도 망설이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곳도 많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해보고 별로면 안 해도 된다’, ‘망설이는 시간에 3개월만 해보고 성공하면 같이 가자’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제휴사와 저희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패스트뷰

이외에 콘텐츠 유통 MCN 사업도 시작했다. 유튜버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텍스트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 다양한 채널에 유통하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유튜브 영상은 유튜브 안에서만 유통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상 콘텐츠를 사진이 포함된 텍스트 콘텐츠로 바꾸면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이 훨씬 더 많아지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추가 영상 제작이나 투자 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확보하고,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17명의 인기 유튜버들과 협업하고 있고, 내년에는 100여개 유튜브 채널을 추가로 영입하는 게 목표에요. 앞으로도 크리에이터분들이나 콘텐츠 업체가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상생하는 사업 모델을 추구할 계획입니다.”

◇능력 위주로 평가하는 젊은 조직

패스트뷰가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젊은 조직’이다. 

“직원 평균 나이가 29살인데, MZ세대 답게 두려움이 없고 도전적입니다. 안정을 추구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건 제 몫이니까 직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도전해줬으면 좋겠어요. 직원들이 그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콘텐츠를 만들어준 덕분에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나이·경험보다는 능력 위주로 평가하고, 채용하고 있다. 또 본인의 능력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이끌어 가며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덕분에 20대 중반의 나이에 벌써 파트장·팀장의 자리까지 오른 직원도 있다. 

콘텐츠 제작 전 회의하는 모습./패스트뷰

복지 제도에도 힘쓰고 있다. 직원 역량 개발을 위해 성인교육 스타트업인 패스트캠퍼스와 제휴해 온라인 강의도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해까지는 분기별로 직원 해외여행도 지원했다.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시상금 제도로 바꾸었다. 매달 동료 평가를 바탕으로 직무·직책·팀에 관계없이 전체 인원의 10%를 우수 직원으로 선정해 시상금을 주고 있다. 

“현재 정규직 직원을 채용 중이고, 이번에 투자를 유치한 만큼, 내년까지 30명가량을 추가 채용할 계획입니다. 직원들에게 불확실한 장기적인 비전보다는 확실한 성과와 그에 맞는 보상을 약속하고 있어요. 성과도 내면서 회사와 함께 성장할 많은 분이 관심 갖고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패스트뷰와 함께 콘텐츠 비즈니스의 대표 주자로 거듭나고 싶은 분들을 항상 기다리겠습니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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