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김유정이 앱으로 ‘운세’보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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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가상의 이야기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게는 실제로 있을 수도 있지만 가상으로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 요즘 드라마엔 다양한 앱(어플)이 나온다. 어플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있을 수도 있고 사실은 없을 수도 있다. 각종 드라마 속 어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찾아봤다. 

◇수지·남주혁이 만든 시각장애인 어플 

“눈이 좋아질 수 없다면 그 눈을 우리 기술로 대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스타트업’에는 시각장애인용 어플이 등장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전방의 물체나 글자를 인식할 수 있게 돕는 시각장애인용 가이드 앱 ‘눈길’이다. 이미지 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스피커를 결합해 전방에 보이는 상황을 말로 전달하는 인공지능 ‘안내견’ 기술이다. 사실 눈길이란 앱은 없다. 드라마 속 허구인 셈이다.

드라마 ‘스타트업’에 등장한 시각장애인용 어플 ‘눈길’. /tvN 스타트업 캡처

하지만 실제로 ‘눈길’과 비슷한 앱을 만든 스타트업이 있다. 시각장애인 보조 앱 ‘설리번 플러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투아트’다. 조수원 대표는 개발팀 직원의 친구가 뇌종양 수술 후 갑자기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이 되자 그들을 돕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투아트는 LG유플러스와 제휴해 2019년 4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설리번 플러스를 출시했다. 헬렌 켈러의 스승 설리번 선생님처럼 시각장애인의 눈과 손이 되어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어플은 ‘눈길’처럼 앞에 있는 문자는 물론, 사람의 얼굴이나 표정, 다양한 이미지 등을 인식해 스피커로 알려준다. 또 색상 인식 모드로 옷을 찾거나 버스나 지하철을 탔을 때 빈자리가 있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회사는 현재 설리번을 140개 국가에서 11개의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설리번은 270만개 이상의 이미지를 인식해 스피커를 통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말해준다.

‘설리번+’ 어플 실행 화면. /구글플레이 캡처

◇좋아하는 사람 알려주는 어플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어플이 넷플리스 드라마에 나왔다. 2019년 8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에 등장한 ‘좋알람’ 어플이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은 오디션, 하이힐을 신은 소녀, 예쁜남자 등으로 유명한 만화가 천계영 작가가 2014년부터 다음 카카오를 통해 연재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과 드라마에 등장한 좋알람.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캡처, 넷플릭스 캡처

뷰포트가 만화 속 상상 같은 이 어플을 2019년 8월 드라마 방영과 함께 출시했다. 말하자면 드라마와 앱을 동시에 만들었다. 드라마를 연출한 이나정 PD와 천계영 작가가 좋아하면 울리는의 공식 앱 ‘러브알람’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나정 PD는 한 인터뷰에서 “좋알람 어플이 기계적이거나 가짜 같지 않았으면 했다”며 “좋알람이 울릴 때의 소리가 기억에 남으면서도 설렐 수 있도록 사운드 디자이너와 고민했다”고 작업 과정을 소개했다. 천계영 작가는 어플 디자인을 맡았다. 드라마 주인공이었던 배우 김소현은 “실제로 좋알람 애플리케이션이 나와 있는 걸 보니 정말 신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왼) 좋아하면 울리는 공식앱 ‘LoveAlarm’, (오) 모방 어플 ‘좋아요알람’. /구글플레이 캡처

‘좋알람’은 공식 앱 출시 전에 모방 어플이 나오기도 했다. 웹툰이 인기를 끌자 한 업체가 2015년 4월 ‘좋알람’과 같은 기능을 가진 어플을 내놨다. 어플 이름은 ‘좋아요알람’. 해당 업체는 자사의 어플을 ‘좋아하면 울리는’에 등장하는 ‘좋알람’과 같은 것이라 소개하며 작가 이름과 웹툰 링크, 심지어 작품 이미지까지 홍보에 무단으로 사용했다. 천계영 작가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웹툰을 이용한 서비스와 마케팅을 중단하고 독자들이 혼동할 수 있으니 명칭을 변경할 것을 요청했지만 업체는 오히려 라이선스를 달라고 요구했다”며 “어플 명칭을 변경하지 않고 상품까지 출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유정이 편의점에 앉아서 보던 오늘의 운세 어플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에는 주인공인 배우 김유정이 ‘앱도사’ 어플을 통해 오늘의 운세를 보는 장면이 종종 등장했다. 앱도사는 사주를 분석해 주면서 그날의 하루 운세를 알려주는 운세 어플이다. 일방적인 텍스트를 제공하는 기존 운세 어플들과는 달리 사용자에 맞춤화한 운세 정보와 감각 있는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해당 어플을 찾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드라마에서 가상으로 제작한 것이며 실제 출시된 어플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김유정이 어플을 통해 운세를 보는 장면. /SBS 편의점 샛별이 캡처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한 회사가 앱도사와 비슷한 형태의 어플을 출시하기도 했다. 개발사 ‘퓨처다임’이 만든 1:1 모바일 점술 상담 플랫폼 ‘출장도사’다. 점집에 찾아갈 필요 없이 신점, 사주, 타로 전문가와 직접 영상·음성 통화할 수 있다. ‘앱도사’처럼 오늘의 운세를 알려주기도 한다. 출장도사는 베타서비스(정식 서비스 전 공개하는 미리 보기 형식의 서비스) 오픈 5개월 만에 ‘국내 1위 온라인 신점 플랫폼’ 타이틀을 확보했다. 드라마 덕도 봤지만 코로나 사태로 대면 접촉을 피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인기몰이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출장 도사 어플. /구글플레이 캡처

   ◇현빈이 낀 AR 콘택트렌즈도 실제로 착용 가능해 

어플은 아니지만 드라마에 등장한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는 경우도 있다.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는 콘택트렌즈처럼 눈동자에 스마트 렌즈를 착용하면 가상 증강현실(A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 AR 렌즈’가 등장했다. 스마트 렌즈는 눈에 착용하는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센서를 넣어 게임 등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게 한 웨어러블 기기다. 방영 당시에는 가능하다는 의견과 특허 기술만 있을 뿐 실제로는 구현이 불가능한 기술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드라마처럼 스마트 렌즈로만 AR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렌즈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동작이나 주변 환경 등을 인식할 카메라 센서와 게임 서버에 접속할 컴퓨터가 있어야 한다.

드라마에 등장한 스마트렌즈.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캡처

 

모조 렌즈와 렌즈 착용 후 시야. /씨넷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하지만 이제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스마트렌즈를 이용한 AR 게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의 스타트업 ‘모조 비전(Mojo Vision)’이 콘택트렌즈 형태의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를 지난 2월 공개했다. 눈에 착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보여주는 ‘모조 렌즈(Mojo Lens)’다. 배우라면 대본을 외울 필요 없이 프롬프터처럼 눈앞에 대사가 뜨고 수술하는 의사의 경우 수술 부위를 미세현미경처럼 확대해서 볼 수 있다. 모조 비전은 이 제품을 소방관, 경찰 등 실시간 시각 데이터가 필요한 고객에게 팔 계획이다.  

글 CCBB 잔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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