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담긴 ‘이것’으로 대기업 다닐 때보다 더 벌죠”

88

컬러테라피스트 김영정씨

‘힐링’이 사회의 키워드로 부각되며 정서적으로 관리하고 치유하는 심리 치료와 관련된 직업도 늘고 있다. 사회가 고령화되고 개인주의화될수록 심리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 세일즈 전문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영정씨는 지난 2007년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컬러테라피(Color therapy)’를 처음 알게 됐다. 컬러테라피는 본인이 선택하는 색깔을 바탕으로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는 컬러를 이용한 심리치료에 대해 공부하면서 최근 ‘마음을 치유하는 컬러테라피’ 책을 내기도 했다. 세일즈 전문강사임에도 요즘은 컬러테라피에 대한 강의 요청이 전체 강의의 70%가 넘는다. 그래서 그는 직업을 컬러테라피스트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그를 만나 컬러테라피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컬러테라피스트 김영정씨

– 본인의 직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제 직업은 전문 강사이자 컬러테라피스트예요. 프리랜서로 기업이나 관공서에 세일즈와 서비스 교육을 하는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13년째 컬러테라피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요. 기업에서 컬러테라피를 강연하고 고객들의 심리 상담도 하고 있죠. 요즘은 컬러테라피에 대한 강의가 70%가 넘을 정도로 컬러테라피스트로 많이 찾아주세요.” 

– 대기업에서 전문 강사로 시작했다고. 

“첫 직장이 LG전자였어요. 본사 인재육성그룹에 소속돼서 LG전자 연수원에서 전국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세일즈 교육을 했어요. 대학교 때 취업 특강에서 대기업 교육팀에서 와서 강연을 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나도 저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육 파트를 지망했죠. 기업에서 6년간 있다가 지금은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해요. 교육 에이전시를 통해서 소개받으면 기업에서 강의해 주고 있어요. 다행히 기업들의 평가가 좋아서 강의 요청이 많이 들어와요. 대기업에서 일할 때보다 수입이 많아졌습니다.”

김영정씨 제공

– 컬러테라피는 어떻게 알게 됐는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2007년도에 처음 알게 됐어요. 당시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서 공허한 마음에 힘들어하던 시기였는데, 컬러테라피스트였던 친언니가 책을 한 권 소개해 줬어요. 컬러테라피에 대한 책이었죠. 책을 읽으니 마음이 차분히 정리되기 시작했어요. 호기심이 생겨서 바로 이너가이드 센터에 배우러 다녔어요.” 

– 컬러테라피가 무엇인가. 

“1980년대에 영국에서 시작된 컬러 치료 시스템이에요. 남아공의 멜리시 졸리라는 사람이 만들었죠. 영국이 일조량이 적고 비가 자주 내려서 우울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활성화됐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컬러테라피는 선택한 컬러를 통해 그 사람에게 작용하는 색깔이 무엇이고, 그게 현재 어떻게 그에게 나타나는지를 보고, 그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에요.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컬러라는 도구를 통해 내 마음속의 문제들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컬러테라피 강연 중인 김영정씨./김영정씨 제공

– 색깔로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단 말인가. 

“59개의 컬러 병이 있는데 그중에 3개를 선택해요. 첫 번째 선택하는 색깔로 그 사람 본연의 모습과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요. 색깔을 보고 조용한 걸 좋아하는지 액티브 한 걸 좋아하는지 등을 아는 거죠. 두 번째 색깔로 그 사람의 현재 심리상태와 고민을 알 수 있어요. 세 번째 색깔은 그 사람이 추구하는 지향점을 의미해요. 컬러를 통해 그 사람의 심리를 100% 파악할 수 있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여태껏 상담해온 임상 자료를 살펴보면 정확도는 굉장히 높다고 생각해요. 컬러가 갖고 있는 키워드를 통해 대화하고 풀어가는 것이 컬러테라피스트의 역할입니다.” 

– 컬러테라피스트로서 어떤 일을 하는가. 

“3년 전부터 ‘힐링’이 유행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기업에서 강의 요청이 많이 들어와요. 컬러테라피를 10년 전부터 기업 강의에 조금씩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직장 생활 속에서 말하지 못했던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어요. 처음 본 사람인데도 컬러 세 개만 뽑으면 이야기가 시작되니까, 빠른 시간에 흥미를 느끼면서 마음속 이야기를 술술 하기도 해요.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의 요청이 있을 때는 개별 상담을 해주기도 해요. 마음을 짚어주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김영정씨 제공

– 상담 중 기억에 남는 케이스를 소개해 달라. 

“상담을 하다 보면 위험한 심리상태에 있는 사람을 마주할 때가 있어요. 한 남성분은 상담 중에 선택한 컬러가 아주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중에 고맙다는 말을 했어요. 사실 여기를 찾아온 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온 것이었다고, 다시 한번 시작해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셨죠. 경주의 한 기업 연수원에서 강의를 마치고 밤늦게 쉬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어요. 낮에 강의를 들었던 분이었는데, 수업을 듣고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남편의 성향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해요. 연수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남편을 꼭 안아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뿌듯해서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기업에서 강연 중,/김영정씨 제공

– 얼마 전 책을 냈다고. 

“컬러테라피를 하면서 상담 결과에 대해 나만의 데이터를 만들고 정리해 왔어요. 오래전부터 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동안 강의를 위해 출장을 다니느라 시간이 없었죠.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강의가 줄어들어서 남는 시간에 나의 컬러테라피에 대해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9개의 컬러로 나눠서, 컬러마다 에세이 형식으로 경험했을법한 사람들의 스토리로 써 내려갔습니다. 수업 때 다 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넣었어요. ‘마음을 치유하는 컬러테라피’라는 책이에요. 책을 읽고 블로그에 후기를 남겨주신 분들이 많아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취미가 무엇인가.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추는 걸 좋아해요. 탱고에 빠져서 탱고를 배운 적도 있고, 하와이를 갔다 와서 훌라에 빠진 적도 있어요. 결국 한국에서 훌라를 배워서 자격증을 따기도 했습니다.”

김영정씨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예민하고 까칠하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듣고 자랐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 자신이 예민하다고 생각돼서 힘들어한 적도 있고요.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만난 것이 컬러였어요. 컬러를 통해 저를 천천히 살펴보게 됐죠. 저를 살피는 수준이 되니까 남들도 보게 되더라고요. 제가 컬러를 통해 편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듯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컬러테라피를 알리고 전파하고 싶어요. 컬러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가 되고 싶습니다.” 

글·사진 CCBB 친절한 오기자

 

img-jobsn

img-jobsn

회신을 남겨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