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중국 것” 한복, 쌈 이어 손흥민까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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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 “한국 문화는 다 중국 것”
아리랑, 부채춤에 이어 쌈 문화 등 다 중국 문화
손흥민은 손오공의 후손, 중국 국가대표로 뽑자고도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자사의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의 한국판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11월5일 공지했다. 한국에 출시한 지 일주일만이다. 페이퍼게임즈가 갑작스럽게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유는 한복 논란 때문이다. 

중국의 페이퍼게임즈가 자사 게임 ‘샤이닝니키’의 한국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리면서 한복이 자국의 문화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페이퍼게임즈, 페이퍼게임즈 공지 캡처

업체는 한국 출시를 기념하면서 게임 내 의상에 한복 아이템을 추가했고, ‘한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중국 이용자는 “한복은 중국 민족인 조선족의 전통 의상”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페이퍼게임즈는 웨이보와 한국 공식 카페에 “‘하나의 중국’ 기업으로서 페이퍼게임즈와 조국의 입장은 늘 일치한다.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 중국 기업의 책임과 사명을 다할 것이다”라면서 중국 네티즌 편을 들었다. 또 한복 아이템을 파기, 회수하고 환불하겠다고 했다.

해당 공지를 본 국내 이용자는 반발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페이퍼게임즈는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해야 한다”면서 샤이닝니키의 한국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중앙위원회에서 쓴 글 하나를 공유했다. 해당 글에는 “한국 왕실의 의상은 명나라 황제가 수여 했다. 한국은 자체적인 복장 체계가 없었고 한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한복은 명나라 의상을 따라 개선한 것”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한복이 왜 거기서 나와….‘한복 동북공정’ 논란

이처럼 최근 중국 내 ‘한복 빼앗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족의 전통복장인 한푸를 복원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른바 ‘한푸 부흥 운동’이다. 이에 ‘한복 동북공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동북공정이란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역사·문화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다. 고구려, 발해 등 중국 국경 안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한 시도다. 

중국 사극에 등장하는 시녀가 입은 한복(우)./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한복./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중국의 일부 누리꾼은 조선 시대 한복의 원조가 명나라 한푸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한, 당, 송, 명나라 등 한족이 통일했던 여러 왕조의 복식을 모두 한푸라는 범주 안에 넣어 자신의 전통 복식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에 고려 양식을 반영한 명나라 복식뿐 아니라 우리 고유의 한복까지 한푸라고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확산하는 애국주의와 맞물려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요즘 들어 중국에서 만드는 각종 콘텐츠에 한복을 중국 문화인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방영한 명나라 배경 드라마 ‘성화 14년’에는 주인공이 갓과 망건을 쓰고 나와 논란이 일었다. 중국의 사극 드라마 ‘소주차만행’, ‘삼생삼세십리도화’에는 출연자가 한복을 입은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또 유독 시녀 역할을 하는 배우만 한복을 입고 등장해 ‘한복을 중국의 하위문화로 보이게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중국 출연자들이 한복을 입고 김장하는 모습도 나왔다.

또 8월30일 열린 ‘2020 미스홍콩 선발대회’에서도 한복을 입은 백댄서들이 등장했다. 각 미스홍콩 후보들이 공연했고, 이들 뒤에선 한복처럼 보이는 치마저고리를 입은 백댄서가 춤을 췄다. 밸리댄스, 리듬체조, 하프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지만 내용과 상관없이 모든 여성 백댄서가 한복을 입고 나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반도가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다면서 한복의 원조가 한푸라고 주장하는 중국 유튜버들./Shiyin 유튜브 캡처, TV조선 방송 캡처
‘2020 미스홍콩 선발대회’에서 한복을 입은 백댄서들이 등장했다./유튜브 채널 ‘TVB’ 캡처

트위터,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는 아예 대놓고 한복이 중국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1월5일 중국 웨이보에는 46만7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 비디오 블로거가 ‘한복은 한국에서 시작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게시 하루 만에 조회 수 730만회를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영상 속 인물은 한복을 가리키면서 “중국 명대의 관복과 완전히 같다”고 주장했다. 또 태조 이성계가 입은 곤룡포와 명 태조 주원장의 복식, 조선 시대와 명 대의 관복 등을 비교하면서 “한복이 한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도 말했다.

국내에서 진행중인 한복 챌린지 운동./트위터 캡처

‘한복 동북공정’ 논란이 일자 한국 네티즌들은 트위터에 한복 챌린지 운동을 하고 있다. ‘한복 챌린지’, ‘Korea_hanbok_challenge’와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 한복 사진이나 그림을 올리면서 ‘한복은 한국 전통 의상’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이에 중국 네티즌은 ‘한국인들이 중국 전통의상을 빼앗고 있다’ ‘한국은 원래 고유 한복이 없었다. 명나라 복식 개량한 거다’ ‘한국은 조선 시대 때 중국 명나라 속국이었으니 한복은 중국 거다’ 등의 댓글을 달면서 맞서고 있다.

◇아리랑, 부채춤이 중국의 문화?

중국 예능프로그램 저취시가무의 한 장면. 심사위원은 아리랑에 맞춰 부채춤을 춘 무대를 본 후 “이게 바로 중국의 스트릿댄스”라고 했다./저취시가무 캡처

중국의 이러한 억지 주장은 한복뿐이 아니다. 아리랑, 부채춤도 교묘하게 중국 문화인 것처럼 보이게 꾸미고 있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의 댄스 예능 프로그램 ‘저취시가무3’에는 최근 출연자들이 ‘민족 춤’을 주제로 경연을 펼치는 모습이 담겼다. 한 참가자는 한복처럼 보이는 의상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부채춤을 췄다. 무대를 본 심사위원은 “이게 바로 중국의 스트릿댄스”라고 말했다. 중국의 민족 춤 대결에서 한복과 아리랑, 부채춤을 사용했다는 점과 심사위원의 발언이 한국 네티즌들을 분노하게 했다.

9월엔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랩 오브 차이나’에서 한 조선족 참가자가 아리랑이 조선족 민요라면서 공연했다. 아리랑 노래에 ‘조국의 56개 민족’, ‘장백산(백두산의 중국 명칭)’ 등의 가사가 담긴 랩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이 문화 콘텐츠를 이용해 ‘동북공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식문화와 사람까지 우기는 중국

전서소가 제작자가 쌈을 한 입에 못 먹고 베어 먹는 모습./전서소가 유튜브 캡처

중국이 하다 하다 우리의 식문화와 사람까지 빼앗으려고 시도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유명 유튜버의 영상에 ‘상추쌈’이 등장한 이후 논란이 커졌다. 구독자 수 646만명을 보유한 중국의 유튜브 채널 ‘전서소가’에는 11월10일 ‘고목 호두, 백 년에 거쳐 머금어진 과실의 향’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호두를 빻아 기름을 만드는 내용으로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영상이었다. 그러나 식사 장면이 문제였다. 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아편(본명 둥메이화)이 철판에 구운 고기를 마늘, 고추와 함께 쌈을 싸서 먹는 모습이 나왔다. 영상에서는 쌈이 한국 전통 음식이라는 점을 설명하지 않았다. 또 쌈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듯 쌈을 한 번에 먹지 않고 ‘호’ 하고 불더니 작게 한 입 베어 먹었다.

중국 원난성 서쪽의 바오산시에 사는 아편은 주로 토속적인 원난성 현지 음식을 다뤄왔다. 또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채소를 날 것 그대로 먹지 않는다. 불에 익히지 않은 채소는 위생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생채소를 먹은 후엔 꼭 구충제를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뜬금없이 등장한 상추쌈 장면이 논란인 이유다.

해당 영상을 본 한 네티즌은 “매번 볶거나 튀기거나 보존 음식 같은 것만 만들다가 갑자기 삼겹살이랑 소고기를 썰어서 상추쌈에 마늘 고추를 올려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쌈도 가져가려고 그러는 것 같아서 별로다. 구독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영상에는 “중국이 언제부터 쌈을 싸 먹었냐” “다른 지역 음식은 설명 잘만 해주더니 한국 쌈은 왜 설명도 안 하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쌈 문화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푸성귀에 밥과 양념장을 얹어 싸서 먹는 쌈을 우리의 독특한 음식문화로 소개하고 있다. 상추쌈 문화는 고려 시대에도 널리 퍼져 있었다. 고려말 궁녀나 시녀로 원나라에 끌려간 우리나라 여성들은 궁중 뜰에 상추를 심어 밥을 싸 먹으면서 실향의 슬픔을 달랬다고 한다. 이를 먹어본 몽고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는 고사도 전해진다.

다양한 쌈을 즐겨 먹다 보니 쌈 문화가 발달했다. 숙종 때의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우리 민족은 채소 중에서 잎사귀가 조금 크다 싶으면 모조리 쌈으로 싸 먹는다”고 했다. 또 원나라 시인 양윤부는 ‘난경잡영’에서 고려의 상추를 소재로 시를 쓰기도 했다. “마고(표고버섯)의 향기보다 향긋한 고려의 상추”라는 내용이다. 

손흥민이 중국인이라는 황당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조선DB, 웨이보 캡처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도 일부 중국인의 황당한 억지 주장에 휘말렸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에 올라온 손흥민 관련 기사에는 그가 중국인이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손흥민의 가계도를 분석하니 그가 순수 중국인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를 중국 국가대표팀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댓글은 다른 네티즌의 추천을 많이 받은 베스트 댓글로 올라섰다. 이 밖에도 ‘손흥민은 중국 손오공의 후손이다’ ‘중국계 한국인이다’ 등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에 한국 네티즌은 “하다 하다 손북공정이냐” “점점 중화사상(자기 민족이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상) 정도가 심해진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글 CCBB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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