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돈대로, 쿠폰은 쿠폰대로 날렸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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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할인 전 미리 가격 인상한 다이슨
할인받아도 최저가와 비슷한 수준
현실적으로 ‘꼼수’ 가격 인상 막기 어려워

“다이슨 에어랩 제품을 사고 싶어서 11월1일 빅스마일데이만 기다린 1인 입니다. 다이슨 본사 직영으로 파는 물건이 빅스마일데이 20% 쿠폰 적용되니까 급 가격 인상해서 꼼수로 판매하는 게 말이 됩니까?”

다이슨 에어랩 광고(왼쪽)와 가격 꼼수 할인 논란 글./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고가의 청소기와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유명한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마켓·옥션·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대규모 할인행사를 앞두고 판매가를 미리 올렸기 때문이다. 가격을 미리 올린 후 할인 판매해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도, 많이 할인하는 것처럼 홍보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꼼수’ 할인에 나선 것이다.

◇“돈은 돈대로, 쿠폰은 쿠폰대로 날렸다”

이베이코리아는 11월 1일 연중 최대 규모 할인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시작했다. 앞서 이베이코리아가 행사 기간 내 자체 멤버십인 스마일 클럽 회원들에게 20% 할인 쿠폰을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행사를 앞두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가의 인기 제품을 싸게 살 기회라며 제품의 최종 가격을 예상하는 글이 자주 올라왔다.

다이슨의 헤어드라이어인 에어랩도 그중 하나였다. 2018년 출시된 에어랩은 성능이 좋아 인기가 많았지만, 그만큼 제품 가격이 높았다. 네티즌들은 각종 할인행사가 열릴 때마다 저렴한 가격에 에어랩을 구매한 후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가격이 저렴한 사이트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빅스마일데이에 앞서 행사가를 예측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왔다. 대부분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가격인 53만9000원에서 20%를 할인한 43만1200원이 행사 가격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일 G마켓에 올라 온 에어랩의 정가는 60만6000원. 공식 홈페이지에 적힌 가격보다도 7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할인행사에 맞춰 에어랩을 사기 위해 방문한 소비자들은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스마일 클럽 회원에게 지급되는 20% 할인쿠폰과 다이슨 코리아가 자체 발급한 쿠폰을 동시 적용하면 최종 가격은 45만4800원으로 낮아지지만, 당초 예상했던 43만원보다는 약 2만원 높은 가격이다. 각종 할인 쿠폰을 적용했음에도 네이버 쇼핑 최저가인 46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G마켓에서 60만6000원에 판매했던 다이슨 에어랩(왼쪽)과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같은 제품의 가격./온라인 커뮤니티, 다이슨 홈페이지 캡처

심지어 스마일 클럽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회원은 각종 쿠폰을 동시 적용해도 최종 가격이 53만9000원에 달했다. 할인 혜택을 적용해도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제품 정가와 똑같은 가격으로, 최저가보다 7만원 가량 비싼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제품을 구매했던 A씨는 “돈은 돈대로 내고, 쿠폰은 쿠폰대로 날렸다. 바로 주문 취소를 했는데 ‘배송 준비 중’이라고 나와 제품을 받고 반품해야 할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쿠폰 적용한 가격 표시해 가격 낮춘 것처럼 ‘꼼수’

다이슨의 성의 없는 대응이 소비자들의 더 화를 키웠다. 세일에 맞춰 가격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자 가격 꼼수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가격이 왜 공식 홈페이지보다 비싸냐’, ‘빅스마일데이 때문에 정가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 거냐’는 질문이 주를 이었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이다’, ‘가격 사기 아니냐’고 비판하는 문의 글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판매자는 “빅스마일 20% 쿠폰과 중복쿠폰 혜택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똑같은 내용의 답변만 남겼다. 가격 인상 이유를 묻는 데 ‘할인 쿠폰을 받으면 저렴해진다’는 결이 다른 답변만 내놓은 것이다.

소비자들의 문의에 ‘할인 쿠폰을 받으면 저렴해진다’는 결이 다른 답변만 내놓은 다이슨 코리아./G마켓 캡처

비판이 거세지자 다이슨은 G마켓 제품 판매가를 60만6000원에서 54만9000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이 역시 꼼수였다. 애초 60만6000원은 어떤 할인 혜택도 적용하지 않은 가격이었는데, 조정된 가격인 54만9000원은 이베이코리아가 제공하는 추가할인인 5만7000원이 적용된 가격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전 가격과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항의 많이 들어가니까 저렇게 가격 내린 것처럼 바꿔놓은 게 더 열받는다”, “꼼수도 적당히 해라”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비판이 일자 가격을 54만9000원으로 표시했지만(가운데), G마켓 추가 할인이 적용된 가격이었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에 대해 다이슨 본사 고객센터가 내놓은 해명은 “판매 경로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사 고객센터와 통화한 후기 글이 올라왔다. 글을 보면, 처음에는 상담원이 “공식 홈페이지 판매 물건 내용만 안다. 모르겠다”고 안내했다. 이후 G마켓 담당자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자 “판매 경로에 따라 유통이 달라져서 가격이 다를 수 있다”고 응대했다.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어서 담당자 연결을 요청해도, 같은 대답만 반복했을 뿐이었다.

◇원칙적으로 가격 책정 권한은 판매자에 있어

다이슨뿐만이 아니다. G마켓에서 판매 중이던 브룩스 운동화는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판매 가격이 5만9260원이었다. 당시 제품 판매자인 신세계백화점에서 주는 할인 쿠폰과 G마켓 쿠폰을 동시에 적용하면 구매 가격은 4만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11월 1일 할인행사가 시작하자 해당 제품 판매 가격이 6만8000원으로 올랐다. 멤버십 회원에게 주는 할인 혜택인 20% 할인 쿠폰을 적용해도 5만4400원을 내야 운동화를 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세일을 하면서 오히려 가격이 오른 셈이다.

10월까지만 해도 5만9260원에 팔리던 운동화도 할인행사가 시작하자 6만8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G마켓 캡처

이외에도 최근 한 노트북 판매자는 할인 행사 직전까지 79만9000원에 판매하던 제품 가격을 행사가 시작하자 93만5000원으로 올렸다. 논란이 불거지자 현재는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처럼 일부 판매자들이 지속적으로 할인행사에 소비자들의 눈을 속이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미리 제품 정가를 올리거나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놓고, 일방적으로 구매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할인행사 때마다 “역대급 할인이라길래 쿠폰을 써가면서 구매했는데 최저가보다 비싸다”, “속았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픈마켓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당하게 가격을 높인 판매자들을 적발하면 메인 노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11번가는 십일절 페스티벌 기간 주력 상품을 대상으로 직전 3주간 평균가보다 가격을 높여 할인하는 상품을 자동으로 추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할인 행사 기간 가격을 수정할 수 없도록 하고, 행사 직전 일정 기간의 최저가 이상으로는 가격을 높이지 못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위메프에는 프로모션 행사가 적용되는 상품은 행사 전 가격과 같거나 낮은 판매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약관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백만건의 상품이 쏟아지기 때문에 가격 변동을 모두 모니터링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원칙적으로 가격 책정 권한은 판매자에게 있다.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한 업체를 적발하더라도 노출 제한 외에 다른 조치를 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높은 할인율에 현혹되지 않고, 최저가 검색 등으로 가격 비교를 해보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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