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모델은 부업, 제 본업은 바로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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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외장관리전문가 마은혜
외장 관리 6년 차…모델 활동도
“고객 마음 먼저 이해하면 진상 없어”

2019년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2019 오토살롱위크’가 열렸다. 오토살롱위크는 국내 자동차 튜닝 및 애프터마켓 전시회다. 튜닝카는 물론 애프터마켓 부품, 카케어 용품 등을 전시하는 모터쇼다. 차량 보호 필름 등을 생산하는 브랜드 홍보를 위해 나선 한 모델이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주인공은 마은혜(29) 실장이다. 2018년, 2019년 오토살롱위크 모델로 참가한 이 사람의 본업은 ‘차량 외장관리사’다.

차량 외장관리사는 자동차 보호필름 부착, 광택 및 코팅 작업 등을 한다. 마은혜 실장은 PPF 작업, 광택 등을 맡고 있다. 또 전체적인 작업 일정 관리, 영업도 함께 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있는 한 종합차량관리숍에서 차량 외장관리사 6년 차인 마은혜 실장을 만났다.

마은혜 실장 / 본인 제공

◇기술 멋있어서 시작한 외장관리사

마은혜 실장이 차량 외장관리 기술을 처음 접한 건 24살 때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히 외장관리사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일하던 곳에 차량 외장관리 업체 사장님께서 손님으로 오셨어요. 제가 싹싹하게 일하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같이 일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셨죠. 마침 차를 좋아하기도 해서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사장님 가게에 가서 차량 외장관리 작업을 처음 봤습니다. 여자가 차를 다루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여성이 갖는 기술이 이미용이 대부분이어서 더 새롭게 다가왔어요. 그렇게 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배운 건 광택 작업이었다. 당시만해도 도장면, 스크래치 등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때였지만 사장님이 몸으로 부딪치면서 배우라고 광택부터 알려줬다. 현장에서 배우면서 따로 공부도 많이 했다. 관련 서적도 읽고 유튜브에서 외국인이 올린 작업 영상을 많이 보면서 따라하기도 했다. 마 실장은 “책보다는 영상이 도움이 됐고, 영상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작업 중인 마은혜 실장 / 본인 제공

◇”사고 트라우마로 광택기 소리만 들어도 무서웠죠”

배운 지 1년 정도 되던 때 일을 그만둘까 고민한 사건이 생겼다. 자동차 광택 작업을 하다가 광택기에 머리카락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렇게 일을 6개월 정도 쉬어야 했다. 차량용 광택기는 1분에 3000~5000번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면서 그때 생기는 마찰력으로 표면 스크래치를 제거하면서 광을 내는 기계다. 

“싱글 광택기로 작업을 하던 중에 머리카락이 기계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정말 다행인 건 머리카락이 들어가고 과부하로 기계가 멈췄어요. 만약 기계가 멈추지 않았더라면 목과 얼굴까지 다쳐서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도 치료는 계속 받아야 했죠.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때는 싱글 광택기 트라우마가 생겨서 소리만 들어도 무서웠어요. 사고가 나니까 부모님께서도 일하는 걸 반대하셨습니다. 저 역시 일을 그만두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마은혜 실장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관두려고 결정했지만 미련이 계속 남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도 후회가 남지 않을 때까지만 해보자 싶어서 결국 치료를 마치고 복귀했다. 현장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광택기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복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많은 기술을 배우면서 일도 하고 싶어 다른 가게로 이직을 했다.

(왼쪽부터)PPF 작업 전과 후. 시공을 받고 난 고객에게 받은 감사 인사. 마은혜 실장은 시공을 받은 고객이 행복해 할 때 가장 보란을 느낀다고 한다. / 본인 제공

◇PPF 작업 배워, 시공은 신나게 

이직한 곳에서는 PPF(Paint Protection Film) 작업을 전문적으로 배웠다. PPF는 말 그대로 ‘차량 도장을 보호해주는 필름’이다. 투명한 필름으로 차량 외장에 붙여 외부 충격으로부터 도장면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필름을 붙인 차는 운전 중 돌이 튀거나 작은 충돌로 스크래치가 생겼을 경우 필름에만 손상이 생기고 차체 도장면은 멀쩡한 것이다. 핸드폰으로 치면 액정 보호 필름인 셈이다. 현재 마 실장이 현재 주로 담당하고 있는 작업이다.

“PPF 작업은 우선 물과 알코올에 적신 필름을 원하는 부위에 텐션을 주면서 붙입니다. 이후 완벽히 압착되게 열처리까지 해줍니다. 3개월 정도만 배워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완성도가 다릅니다. 자동차는 평면이 아닌 많은 곡면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안 붙인 듯 붙이기가 쉽지 않죠.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잘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닌 셈입니다. 꼼꼼해야 하고 어느 정도 숙련도가 필요해요. 또 섬세한 작업이라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벤츠 E클래스 기준 전체 작업이 4일 정도 소요됩니다.”

모든 차종을 시공하지만 그중에서도 렉서스와 벤츠 작업이 많다고 한다. 마은혜 실장은 다양한 차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차량 외장관리사의 장점으로 꼽는다. 지금까지 작업한 차 중 가장 고가는 메르세데스 벤츠 AMG GT 63이라고 한다. 국내 출고가가 약 2억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마 실장은 작업은 차 가격과 상관없다고 말한다. 그는 “가격이 어떻든 작업하는 마음가짐은 같아요. 다만 처음 보는 차가 들어오면 구경도 하고 더 신나게 작업합니다”라고 말했다.

2019오토살롱위크에 모델로 참가한 마은혜 실장. / 본인 제공

◇”고객 마음 먼저 이해하면 진상 없어”

2018년과 2019년에는 ‘오토살롱’ 모델로도 활동했다. 2018년 PPF 등을 생산하는 브랜드 ‘아마테라스’ 관계자에게 모델 참가 제안을 받았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어렸을 때 차는 물론이고 레이싱 모델에 대한 동경심도 있었어요. 준비하는 동안 살도 빼고 포즈 연습도 했습니다. 기존 모델분들에게 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나름 열심히 준비했는데 엄청 긴장 했습니다. 청심환까지 먹었죠. 온종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어요. 2019년에도 떨리기는 마찬가지였어요. 부족한 점이 보여 처음보다 연습을 더 많이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기도 해요. 그러나 저에게는 항상 본업이 먼저입니다.”

마은혜 실장은 새로운 도전을 해도 작업과 고객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차량 외장 관리사는 다양한 차종을 다루는 만큼 다양한 고객을 만나기도 하는 서비스직이기도 하다. 진상도 많을 것 같다는 질문에 마 실장은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다”고 한다.

“PPF작업을 맡기시는 분들은 대부분 꼼꼼하십니다. 저희는 고객들의 그런 니즈를 채워줘야 하는 사람입니다. 시공비가 비싸기도 하고 새 차 작업을 맡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 차주 입장에서는 작업에 대해 세심하게 살필 수 밖에 없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마음을 이해하니 진상 고객이 없더군요. 이런 마인드를 갖게 된 건 지금 대표님을 만나고부터입니다. 사고로 다쳐 힘든 시기에 위로도 많이 해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습니다. “

이런 마은혜 실장의 목표는 지금하고 있는 일을 끝까지 하는 것이다. “아직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 없을 만큼 제가 하는 일이 좋습니다. 체력이 되는 날까지 끝까지 하고 싶어요.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차량 외장 관리업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겁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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