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최근 공채 응시자들 집으로 보낸 물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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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으로 치르는, 삼성의 대규모 공채시험 GSAT
온라인 시험 효율적…기업 온라인 채용 점차 늘어날 것

삼성그룹 응시자들은 10월31일부터 이틀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을 본다. 삼성은 응시인원을 밝히지 않지만, 2019년 하반기엔 5~6만명이 이 시험을 봤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응시생 숫자도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본다. 삼성은 시험 2주 전 우편으로 이 많은 응시자들 집에 네모난 파란 상자를 보냈다. 이른바 시험 키트다. 이 네모난 파란 상자엔 뭐가 들어 있을까.

삼성이 각 응시자들에게 보낸 응시자 키트 상자. 온라인으로 GSAT를 치르는 데 필요한 도구들이 들어있다./CCBBlab

◇ 신분증 가림판, 휴대전화 거치대, 문제풀이 용지 등 들어 있어

먼저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가림판이 하나씩 들어있다. 신분증을 가림판 사이에 끼워 넣을 수 있는 구조다. 가림판에 신분증을 끼우면 신분증에 있는 응시자의 사진·이름·생년월일만 보인다.

신분증 가림판. 신분증을 끼우면 주소·주민번호 뒷자리 등 개인정보를 가려준다./CCBBlab

휴대전화를 올려 놓을 수 있는 카메라 거치대도 들어 있다. 휴대폰 카메라에 사용자가 시험을 보는 모습을 담을 때 이용하는 것이다.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카메라를 통해 시험관이 보기 편하도록 하라는 이야기다.

휴대전화 거치대. 휴대폰 화면에 응시자가 담기도록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CCBBlab

수리논리와 추리 영역 문제풀이 용지가 들어있다. 2019년까지 언어논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 사고 4영역 시험을 봤지만, 올해부터는 영역이 2개로 줄었다. 문제풀이 용지는 시험 직전 감독관 확인 전까지 개봉할 수 없다. 시험 문제를 모니터로 보고 답을 여기에 적어야 한다.

수리논리·추리 영역 문제풀이 용지. 모니터를 통해 문제를 읽고 이 종이에 푼다. 시험 전까지 개봉할 수 없다./CCBBlab

응시자 유의사항 안내서도 보인다. 시험 진행 시 응시자가 주의해야 할 점을 적어 놓았다. 시험 전 준비와 응시 당일 행동지침이 나와 있다.

시험 진행시 응시자가 주의해야 할 유의사항 안내서. 시험 전 해당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CCBBlab

오프라인 입사시험 시대에는 필기구를 가지고 정해진 시험장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원하는 장소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과 달리 미리 준비해야 할 일이 생겼다. 먼저 PC에 삼성직무적성검사 프로그램, 휴대전화에 삼성 직무적성검사 감독프로그램을 설치한다. 시험시간 1시간 전에 감독프로그램에 접속해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휴대전화 카메라에 모니터·응시자 옆얼굴·양손이 모두 보이도록 휴대전화를 거치한다.

쉽게 말해 옆에 감독관을 앉히는 작업을 스스로 해야 한다. 휴대전화에 알림이 오지 않게 설정한다. 노트북은 응시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실행하면 그 외 모든 프로그램이 자동 종료된다. 책상에는 개인 PC·필기구·문제풀이 용지·휴대전화 거치대만 올려놓는다. 삼성은 24일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깔고 거치대에 휴대전화를 올려놓고 영상을 찍는 예행연습을 하도록 했다. 이른바 온라인 예비소집이다.

또 응시 장소에 타인이 출입하면 부정행위로 간주한다. 조용한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또 문제를 메모·유출하는 것도 부정행위로 본다. 부정행위 판정을 받으면 시험 결과를 무효처리하고 향후 5년간 응시할 수 없다.

시험을 치르는 도중에도 과거와 다른 뭔가를 해야 한다. 각 영역 시험 전·영역 간 휴식(5분)·시험 후에 카메라로 응시환경을 비춰야 한다. 확인 대상은 PC, 모니터 양쪽 단자, 모니터 전면, 책상 위·아래, 양쪽 귀·손목, 시험 장소 전경(자리에서 일어나 한 바퀴 회전하며 촬영)이다.

GSAT 응시자 시험 환경 예시. 휴대전화 화면(왼쪽), 응시자 후면(가운데), 응시자 전면(오른쪽) 모습이다. 시험 전 미리 이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CCBBlab

시험 도중 문제가 생기면 감독관과 직접 대화해 해결한다. 통화나 쪽지로 대화할 수 있다. 문제 상황으로 중단된 시간만큼 응시시간이 늘어난다. 약 7~10명을 한 팀으로 묶어 감독관을 한 명씩 배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

과거 시험을 마치면 문제 풀이 용지를 시험관에게 냈다. 하지만 이제는 앞·뒷면을 카메라로 촬영해 제출한다.

올해 5월 있었던 삼성그룹 상반기 신입 공채 GSAT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온라인 채용시험이었다. 그러다 보니 익숙지 않은 시험 방식으로 인한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가장 많은 지원자가 호소한 건, 체감 난도 상승과 시간부족이었다. 종이 대신 모니터를 보고 문제를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보안상 모니터를 만질 수 없어서 더 불편했다. 이외에도 스크롤을 내리다가 마킹 실수를 하거나, 자동차 경적·공사 소음·개 짖는 소리 등 다른 지원자로 인한 소음이 들려서 시험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10월 31일부터 이틀간 있을 삼성 하반기 GSAT를 준비한다면, 미리 시험 환경에 맞춰 연습해두는 게 유리하다. 모니터를 통해 온라인 모의고사 풀기, 시끄러운 곳에서 문제 풀기 등이다.

하지만 몇몇 불편함이 있더라도 비대면 시험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온라인 시험이 사회적 비용 축소, 응시자 편의 등 장점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상반기처럼 이번 시험도 큰 문제가 없다면, 코로나19 국면 이후에도 온라인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방 및 해외거주자의 응시가 쉬워졌다는 점도 온라인 시험의 이점이다. 기업과 지원자 모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필기 시험이나 면접 전형을 온라인으로 시행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보안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온라인 시험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SBS 뉴스 캡처

다른 대기업들도 이미 비대면 시험을 진행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포스코는 10월 24일 오프라인 인적성검사(PAT)를 실시했지만, 나머지 계열사는 온라인 AI 역량검사로 대체했다.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인 롯데그룹도 온라인 인성검사와 오프라인 직무적합검사를 병행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시행한다.

글 CCBB 이안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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