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폭행·불매 운동 딛고 ‘업계 최초’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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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 1234개, 가맹점당 매출 6억
오너 리스크로 주춤했지만 결국 상장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주식시장 직상장을 앞둔 기업이 있다. 바로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다. 직상장은 말 그대로 직접 상장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상장 했다. 태창파로스(쪼끼쪼끼), MP그룹(미스터피자),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 등이 이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그러나 태창파로스는 상장 폐지됐고 MP그룹은 거래 정지되는 등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렇기에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은 의미가 남다르다.

교촌에프앤비는 2020년 9월 상장 예비심사 통과 후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11월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하고 11월12일 상장 예정이다. 총 580만주를 발행한다. 공모 희망가는 1만600~1만2300원이다. 10월 28~29일 기관 대상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교촌 치킨이 상장에 실패했던 기업과 달리 업계 최초로 상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교촌치킨 광고. / 교촌 공식 홈페이지 캡처

꾸준한 성장, 3년 연속 매출 3000억 이상

교촌에프앤비는 2018년부터 상장을 준비해왔다. 그전부터 유지해온 업계 1위 수식어와 이를 뒷받침하는 꾸준한 성장이 상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교촌 치킨은 2014년부터 매출 기준 국내 치킨업계 1위를 유지해왔다. 또 국내 치킨 업계에서 유일하게 3년 연속 매출 3000억원 이상 달성한 기업이기도 하다. 매출은 2017년 3255억원, 2018년 3391억원, 2019년 3801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7년 196억원에서 2019년 394억원으로 늘었다. 약 2배 성장을 이룬 셈이다. 2019년에는 가맹점당 연평균 매출 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BBQ(4억원), BHC(3억2800만원), 네네치킨(2억1000만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배달이 뜻밖의 호황을 누리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매출은 4000억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수익성을 갖췄다고 평가받기에 충분한 셈이다.

교촌에프앤비의 높은 인지도 역시 영향을 미쳤다. 1991년 ‘교촌통닭’으로 시작한 교촌치킨은 내년이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다. 교촌치킨은 과거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으로 양분화한 치킨 업계에 간장소스를 바탕으로 한 치킨을 출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또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법한 ‘허니 오리지널’, ‘허니 콤보’ 등 허니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인지도를 높여갔다. 2020년 10월 현재 전국에 1234개의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당시 논란이었던 CCTV 영상. / chosunbiz 유튜브 캡처

‘갑질’ 오너 리스크로 IPO 주춤

그러나 상장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교촌에프앤비는 2018년 3월부터 상장을 추진해왔다. 그해 교촌에프앤비 오너 일가 중 한 명이 직원에게 폭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발목이 잡혔다. 권원강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당시 신사업본부장(상무)의 폭행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2015년 대구 수성구의 한 교촌치킨 매장에서 직원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바닥에 꽂는 등 갑질과 폭행을 저지르는 권 상무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 사건으로 권 상무는 당시 퇴사했다. 그러나 퇴직 10개월 만에 복직한 것이 알려져 더욱 논란이 일었다. 또 피해 직원에 보복성 인사가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공분을 샀고 이는 교촌치킨 불매운동으로까지 퍼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권원강 회장은 2019년 3월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교촌에프앤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소진세 회장을 영입했다. 또 비에이치앤바이오, 케이앤피푸드 등 계열사를 교촌에프앤비 100% 자회사로 둬 지배구조도 투명하게 개선했다.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 역시 기업 심사 기준이기 때문에 상장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기업 이미지도 악화하고 불매 운동으로 가맹점 매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현실이 돼 상장예비심사가 계속 미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주변 우려와 걱정을 딛고 결국 심사에 통과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BBQ 신제품 광고 영상(좌),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우). / BBQ공식 유튜브, 더본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교촌 상장 반기는 업계, 뒤이을 주자는?

업계에서도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 프랜차이즈 학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촌의 상장을 “프랜차이즈 기업도 다른 종류의 기업과 같이 정보공개도 되고 수익성이나 미래성을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있게 된 계기”라고 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도 같은 시각으로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을 지켜보고 있다. 동종 업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교촌에프앤비에 이어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이 상장을 위해 줄을 설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는 ‘BBQ’ 운영사 ‘제네시스 BBQ’다. 제네시스BBQ는 BHC가 계열사로 있던 2012년 BHC 코스닥 직상장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성장 지속성 부재와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대표적인 이유였다. 이후 원인 분석은 물론 상장 요건을 갖추기 위해 준비를 계속 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교촌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상장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백종원의 외식 브랜드 ‘더본코리아’도 다음 주자로 거론된다. 더본코리아는 2018년부터 상장을 준비해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작년과 비슷한 실적을 낸다면 상장에 무리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기업 최초의 직상장 회사가 주는 의미는 분명하다. 선례가 생기는 만큼 앞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에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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